이번 조사에서 국내기업들이 정보화의 방향성을 제대로 잡고 있음이 확인됐다. 정보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투자낭비를 초래했던 지난 모습과 달리 각 기업의 경영전략하에 체계적으로 정보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정보화전략수립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부문인 목표수준에서 85개기업이 1백점을 기준으로 평균 54.7, 정보시스템구축정보를나타내는 설비수준은 37.5, 정보화조직등 지원수준은 42.3, 시스템활용 정도를 나타내는 이용수준은 49.7인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에는 평균 점수가 30점대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발전을 이룬 셈이다. 여기에다 설문지가 지난해보다 더욱 복잡하고 난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보화수준이 지난해보다 훨씬 높아졌음을알수 있다.특히 정보화전략에 해당되는 목표수준의 점수가 54.7로설비(37.5)나 활용(49.7)부문보다 높게 나온 점에 주목할 필요가있다. 이런 현상은 상위 30대기업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설비수준 46.5, 지원수준 53.3, 서비스/이용수준이 63.3인데 비해정보화목표수준은 75.3점이나 된다. 전체평균과 상위 30대기업평균점수 사이의 격차도 정보화전략부문이 20.6으로 가장 크다.설문에 응한 기업들이 전략부문에서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것은 한국 기업들이 정보화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컴퓨터나 소프트웨어 등 정보시스템을 구비해 놓고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던 지난해 결과와는 판이한 모습이다.정보화수준의 점수별 분포를 봐도 국내기업들의 정보화 수준이 발전했음을 알수 있다. 지난해의 정보화수준 점수의 분포를 보면 중간 점수대인 40~60점대보다 훨씬 낮은 20점대에 많은 기업들이 몰려 있었다.그러나 올해는 50점대에 25.9%, 40점대와 60점대가 20%로 대부분의기업들이 40~60점대에 몰려 있다. 물론 지난해와 올해는 조사대상을 선정하는 방법이 다른 점도 변인으로 작용했겠지만 지난해와 올해 모두 자발적으로 설문에 응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상황은 일치한다.정보시스템활용도 역시 30대기업과 전체기업의 평균이 차이가 많은부문이다. 30대기업은 63.3인데 전체평균은 49.7로 점수차가13.6이다.반면 시스템구축부문은 전체평균 37.5, 30대기업평균 46.5로 점수차이가 9점밖에 나지 않는다. 이는 국내기업들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시스템도입을 통해 정보화구색은 갖추고 있다고 해석할수 있다.정보화를 추진하는 인력과 지원관리수준도 정보화우수기업과 그외기업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보화관련 인력수준은 비슷하지만 조직력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정보화가 잘된기업들은 정보화담당임원(CIO)의 위상이 높고 정보화평가후 보상체계를 잘 갖추고 있다.그러나 한국기업들의 정보화가 크게 진전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많은 해결과제를 안고 있다. 총론을 체크하는 분야에서는 점수가높게 나왔지만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답을 요구하는 항목에서는 전반적으로 점수가 낮게 나왔다.◆ 목표수준전략수립 '고점'.....실행은 '저점'정보전략계획(ISP:Information Stra-tegy Planning)은 건축의 설계도와도 같다. 설계도가 제대로 돼 있어야 좋은 건물이 나오듯 정보전략계획이 잘 돼야 정보화가 제대로 진행되고 성과도 나타난다.이와 관련 한국기업들은 설계도에 해당하는 정보전략계획수립에 어느정도 충실하다.설문응답 85개 기업중 76.5%에 해당하는 65개 기업이 정보전략계획을 수립한다고 답했다. 15.3%(13개사)는 계획중이라고 했고8.2%(7개사)만이 정보전략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보전략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정보시스템 구축에 자원을 투입하는 기업이 8.2%라는 수치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설계도 없이 집을짓는 비율은 0%가 돼야 하듯 정보전략계획없이 정보시스템에 투자하는 비율도 0%가 돼야 한다.정보화의 성패는 기업의 경영전략과 얼마나 잘 맞아 떨어지는가에있다해도 관언이 아니다. 생산기간을 단축하고 재고를 줄이는 것도결국은 경영전략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수단이다. 경영전략과정보화전략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30대기업 평균이 6.6, 전체평균이 4.9로 점수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정보화평가에 참여한 기업들은 「세계화」 「독자기술 및 핵심기술확보」 「생산성 및 품질혁신」 「구조개선」 「비용최소화」 「수익중심경영」 「고객개별화 마케팅」 「인재양성」 등을 경영전략으로 꼽았다. 이를 위한 정보화의 과제로 △글로벌네트워크와 개방형시스템을 구축 △모든 업무를 정보화해 데이터 공유 체계 구축△지식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협력업체의 업무 정보화 △정보시스템 통합 등을 들었다.정보전략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필수성공요인(CSF;Critical Sucess Factor)과 장애요인을 도출하는능력은 30대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사이의 차이가 컸다. 성공요인도출의 경우 30대기업의 평균은 8.5, 전체평균 5.1로 점수차가3.4나 됐고 장애요인의 경우 30대기업의 평균이 6.8, 전체평균이3.7로 점수차가 3.1이었다. 정보전략계획을 세우기는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우수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간에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알수 있다.성공요인과 장애요인을 도출한다고 답한 경우 재무회계 조직인사생산 마케팅 물류 등으로 나눠 구체적으로 기술하도록 해 설문지의판별력을 높였다.기업들이 꼽는 정보화전략수행의 장애요인을 재무 영업 물류 생산마케팅 등의 영역으로 구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재무/회계의 경우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미흡, 다양한 정보의 신속한 제공미흡, 과거 결재습관, 정보산출 비유연성, 코드체계 혼란 등을 들었고 △조직/인사의 경우 잦은 인사변경, 업무분야별로 요구하는 경력과 직원개개인의 경력의 불일치, 조직간 갈등, 제조생산성향상 편중, 연공서열식 기업문화, 평가기준미설정, 복잡한 조직구조, 데이터의적시성/일관성 부족을 들었다. △제조/생산분야의 경우 정보공유체계 미흡, 현장사원의 정보화마인드 부족, 외국제품 선호, 각종 제도/지침 미준수, 업무변화에 대한 적응부족 등이 거론됐고 △마케팅분야는 고객DB 부족, 고객정보 표준화 미비, 고객접점부서 권한미약, 협력사의 납기관리 미준수, 영업과 생산/기술부문간 장벽 등을 꼽았다. △물류분야에서는 협력업체 표준화 미비로 불규칙한 상품규격, 정보흐름 단절, 외부VAN업체의 망간 접속 어려움, 과거관행 등이 장애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정보화가 잘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사이에 차이가 큰 분야가평가다. 「정보전략을 인식하기 위한 교육 및 홍보활동후 이해수준에 대한 평가를 실시합니까」라는 질문에 무려 53개기업이 「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정보화사업 추진을 위한 비용대비 효과분석(투자분석)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1.8%(44개사)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그렇다고 모든 국내기업들이 효과분석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 효과분석을 한다고 답한 경우 구체적인 내용을 기술하게 돼있는데 10점만점을 받은 기업이 20%(17개사)였다. 30대기업의 평균점수는 5.9이고 전체평균은 4.3이다.투자에 대한 평가를 하는 이유는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정보화 전략을 세우면서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려면 자원할당의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국내기업들은 우선순위 설정이란 관점에서 보면 정보화투자를 잘못한다고 할수 있다. 자원할당의 우선순위를 묻는 문항에 만점을받은 기업은 1개사에 불과했다. 자원할당의 우선순위없이 투자한다는 기업도 34%(29개사)나 됐다. 이 문항 역시 「예」라고 답한 경우 우선순위를 기술하게 돼있는데 6~7점을 받은 기업이 각각 16개사와 14개사였다. 30대기업 평균은 6.3이고, 전체평균은 4.3이었다.현재의 기술기반과 필요한 기술기반에 대한 분석수준은 전반적으로높게 나타났다. 전체평균이 6.8이고 30대기업은 8.8이다. 만점을받은 기업도 43.5%(37개사)나 된다.분산처리, 네트워크의 개방화 등으로 보안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국내기업들의 보안정책수준은 지나치게 낮아 시급히 보강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정책을 수립하지 않은 기업이 29.4%(25개사)나된다. 보안정책을 수립한 기업도 내용이 빈약한 경우가 많다.1~2점대에 33%(28개사), 4~6점대가 28.2%(24개사)로 나타났다. 만점인 기업은 단 한군데도 없었고 7점 이상을 맞은 기업이 2개사에그쳤다. 전체평균이 2.3에 불과하고, 30대기업의 평균도 3.4에 그쳤다.대부분 정보화를 위한 프로젝트에서 관리표준을 설정해놓았지만 실제 실행단계에서는 점수가 낮게 나왔다. 70.6%에 해당하는 60개기업이 프로젝트 관리표준을 설정해놓았지만 프로젝트별로 각 실행단계를 명확하게 정의한 기업은 많지 않았다. 18.8%(16개사)는 아예실행단계를 구분하지 않았다. 실행단계를 구분한 기업들의 전반적인 수준도 떨어졌다. 58.2%(50개사)가 3~4점대에 머물렀고 7점 이상인 기업은 2.4%에 불과했다.프로젝트와 관련된 설문내용을 종합하면 국내기업들은 총론에는 강하지만 각론에서는 약하다고 할수 있다. 정보화전략를 세우는 단계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정보화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세부사항에서는 점수가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