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의 경제개혁 추진에 대한 공과의 평가가 사람마다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중의 하나는 경제개혁의주체세력이 과연 누구였는가라는 점에 대해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논쟁을 통해 대두되고 있는 주장들을 살펴보면 그것들은 대체로 김대중 정부의 경제개혁 추진 성과에 대한 불만을에둘러서 표현하는 형식을 빌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경제개혁주체세력에 관한 최근의 논쟁을 한 꺼풀 벗기게 되면 김대중 정부의 개혁 조치에 대한 핵심 내용을 읽을 수 있다. 경제개혁 주체세력에 관한 논쟁은 다음의 3가지로 크게 요약된다.첫째, 김대중 정부가 신자유주의 노선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이는 개혁주체 세력이 시장 신봉론자에 의해 장악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제기를 하는사람들은 최근의 경제 개혁이 시장 원리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정의 혹은 경제적 공평성을 간과하고 있다는점을 문제 삼고 있다.둘째, 경제개혁에 있어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고 있는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들은 김대중 정부의 개혁주체세력이 심지어 중도좌파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고 있다. 이들에 의한 비난의 화살은 시장 원리를 무시한 경제개혁 조치는 경제효율성을 떨어뜨리게 되는 결과만을 초래한다는 점에겨냥되어 있다.셋째, 최근의 경제개혁 조치는 결국 IMF 독재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사람들은 국내에서 추진되고있는 구조개혁이 실상 IMF 권고사항을 그대로 추수하는데 지나지않는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대외신인도를 회복하는 대가로 경제개혁의 주도권을 해외로 넘겨준 것에 대하여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그런데 약간만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 이러한 논쟁이 개혁의 방향을 둘러싸고 이루어지는 것이기보다는 개혁의 속도에 한정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발견된다. 그 동안 경제성장과정에서 줄곧협조 관계를 유지한 정부와 재계가 이제 와서 새삼 경제개혁의방향에 대해서 엇갈린 시선을 한 곳으로 수습할 필요성을 느낀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개혁 주도권의 행방과 관련하여 개혁 추진의속도에 관한 것일 수밖에 없다. 대외개방압력과 관련된 부분에있어서도 마찬가지로 IMF 위기 이전에도 이미 지속적으로 세계화의 전략은 추진되어 왔다는 점이 지적되어야 한다.그러나 개혁에 있어 정작 중요한 것은 속도라기 보다는 오히려방향이다. 나침반의 바늘이 쉴새없이 정북 혹은 정남의 방향을찾아 미묘한 떨림을 계속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의 모색을 위한긴장감을 표징하는 것이다. IMF 위기 이후 한국 경제가 새로운전환점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논쟁이 정작 필요한 부분은 그동안 해 오던 방식을 수용한 채 그 추진 속도를 조정하는 것이아니라 오히려 과거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며, 앞으로 우리가나아가야 할 미래상의 커다란 밑그림에 대한 치열한 고뇌이다.그동안 우리 경제가 달성한 압축 성장은 한때 기적이라고 평가받은 적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속도감에 스스로 도취되어 자충에빠지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현시점에서 한국 경제를 위해 필요한것은 이전의 압축성장 과정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혁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압축성장 방식을 모방하여 다시 속도에 집착한 압축개혁을 추진한다면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문제를 확대재생산할 뿐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