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당, 사료업계 인재양성소로 유명세...영화계는 '신씨네' 가 장악

오리콤, 하루에 카피 숙제 100개씩“하루 100개의 헤드라인 쓰기 숙제로 곤욕을 치렀습니다.”지난해 오리콤에 카피라이터로 입사한 신입사원의 ‘100일 일지’는 광고사관학교의 교육과정이란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랄랄라, 라거 주세요’ ‘하이마트로 가요~’ 등.광고에서 수많은 히트작을 남긴 오리콤은 196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광고회사다. 지난 35년간 한국광고의 역사를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오리콤은 오랜 역사 못지않게 많은 인재를 배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종원 BBDO동방 부사장을 비롯해 TWBA의 최창희 부사장과 김완중 상무, 휘닉스컴의 김갑식 매체국장과 우인식 SP 국장, 손정환 그레이프컴 상무 등이 모두 오리콤 출신이다. WPPMC의 김동욱 사장과 임병훈 부사장, 이명훈 상무도 역시 오리콤을 거쳤다. TTL광고로 두각을 나타낸 화이트의 박인춘, 조동원 대표도 한때는 오리콤 광고사관학교 ‘생도’였다.오리콤에서 배출한 인재는 광고계로만 뻗어나가지 않았다. 리서치회사 AC닐슨의 권오휴 사장, 두산베어스의 강건구 사장, ‘붉은악마’ 캠페인을 성공시킨 이시혁 SK텔레콤 마케팅팀장도 오리콤에서 한때 광고일을 했다. 학계에는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윤호섭 교수와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조병량 교수 등이 포진해 있다.오리콤은 인재개발의 일환으로 지난해 ‘브랜드매니지먼트전문회사’로서의 비전을 선포했다. 브랜드 교육과정인 ‘브랜드아카데미’를 개설했고 브랜드전문저널인 <오리콤 브랜드 저널 designtimesp=23111>을 창간해 브랜드 관련 전문지식을 확산하고 있다.7월부터는 전사원이 한자리에 모여 가볍게 맥주와 안주를 나누며 대화를 나누는 해피아워(Happy Hour)와 최고경영자와 전사원의 릴레이미팅인 타운미팅(Town Meeting)을 신설했다. 열린 문화를 만드는 동시에 서로간의 직무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산교육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이다.‘지 아이 투어’(G-eye Tour)라는 해외배낭여행제도도 올해부터 부활시켰다. 95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 제도는 입사 3년차 지원자 중에서 설발, 1년 안에 세계 어디나 15일 이내에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연수프로그램이다. 재충전과 함께 새로운 안목을 넓히자는 취지의 이 프로그램을 거친 직원은 총 116명. 광고인재를 육성하는 맏형 광고회사라는 평을 이어나가기 위해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한국얀센 : ‘신입사원은 전부 영업부터’제약회사 영업사원은 일반적으로 3D 직업으로 불린다. 과거 ‘약장사’처럼 뛰어난 말솜씨나 사교성은 물론 의사나 약사 못지않은 의학지식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면접을 거쳐 입사를 하게 되더라도 매일 새로운 제품 관련 지식을 습득해야 하고, 의사나 약사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직업으로 알려져 있다.한국얀센은 이런 ‘거친’ 제약업계에서도 ‘영업사원사관학교’로 불린다. 까다로운 신입사원채용을 거쳐 혹독한 연수과정을 거친 이 회사 영업사원들이 경쟁 제약회사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기 때문이다. 먼저 2시간에 걸친 면접시간으로 지원자들의 면면을 꼼꼼히 살핀다. 특히 팀장급 면접에서는 면접당사자들은 면접관의 개인 신상에 대한 발언도 여유롭게 넘겨야 한다.실제 이 회사의 면접을 본 김대환씨는 “영어인터뷰를 하다 갑자기 영어는 잘하는데 국어는 왜 그 모양이냐는 핀잔을 들었다”며 “실제 면접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홍봉표 인사팀장은 “지원자들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게 면접의 목적”이라며 “필기시험을 보지 않기 때문에 배우자를 고르듯 세심하게 면접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채용이 결정되더라도 4주일 정도 혹독한 연수과정이 기다린다. 연수는 ‘의학정보 전문인’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회사소개, 제품정보, 의약품 개발과정, 판매기술, 의사소통 기술 등 매일 시험을 치러 80점 이하가 되면 재시험을 봐야 한다.연수가 끝난 후에는 전원을 영업사원으로 배치한다. 현재 얀센에서 근무하는 350여명 가운데 영업사원만 23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영업사원 역할을 넘어 의사나 환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담당해 회사 내 핵심인재로 불린다. 입사 후 6개월이 되면 전원이 3박4일간의 리콜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때는 입사 후 경험을 이야기하고 경험해 보지 못한 영역을 배우게 된다. 입사 1년 후에는 역시 3박4일간의 리프레시 교육과정을 받아야 한다.이렇게 양성된 인재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영업사원에게는 해외연수 기회도 주어지고 있다. 중간관리자의 경우 필리핀에서 6주간의 단기 MBA과정을 밟는다. 또 업계 최고의 복지수준을 제공하고 있고, 인센티브도 파격적으로 올렸다. 지난해 700%에서 1,300%까지 지급했던 인센티브를 올해는 영업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500%에서 1,600%로 그 격차를 더 벌여놓았다.김도경 홍보팀장은 “국내 다국적 제약기업에 얀센 출신 인재들이 중간관리자부터 임원까지 다수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회사는 영업사원들에게 최대한 자긍심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신씨네 : 영화계 산파 역할 자청10명 남짓한 직원을 두고 있지만 업계 산파 노릇을 톡톡히 하는 회사가 있다. 1988년 설립된 신씨네가 그 주인공이다. 싸이더스의 차승재 대표를 비롯해 시네마서비스의 강우석 감독, 강제규 감독,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designtimesp=23144>을 만들었던 유인택 기획시대 대표, <반칙왕 designtimesp=23145> <눈물 designtimesp=23146>을 만든 영화사 봄의 오정완 대표 등 현재 국내 잘나가는 영화 인사들이 이곳을 거쳐갔다.총 직원수가 10여명밖에 되지 않는 ‘구멍가게’가 국내 영화계 사관학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외형보다 창조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신철 사장의 경영방침 덕분이다. 그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designtimesp=23149> <미스터맘마 designtimesp=23150> <결혼이야기 designtimesp=23151> 등을 기획하면서 국내 주먹구구식의 영화판에 기획부터 출시까지 현대적인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무겁고 진지한 내용도 부드럽고 재미있게 전달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기존 대중영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 또 <결혼이야기 designtimesp=23154> <미스터맘마 designtimesp=23155> 등을 만들 때는 충무로 최초로 삼성, 대우와 같은 대기업 자본을 끌어들여 영세했던 국내 영화산업을 외형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신씨네컴퓨터그래픽스, 신씨네아카데미 등의 자회사를 세워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전문인들을 배출시켰다. 신씨네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신범수씨는 “신대표의 창의적인 마인드가 기존 영화계에 식상해 있던 인재들을 끌어모았다”며 “앞으로도 외형보다 창의성과 유연성에 바탕을 둔 실속 있는 영화를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대한제당 : 사료업계 인재배출 창구 역할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한제당은 설탕 외에도 ‘무지개표 사료’로 유명하다. 대한제당의 사료사업본부는 지난 20여년간 사료업계의 인재를 배출하는 사관학교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최상윤 대한제당 사료사업본부장은 “무지개 사관학교로 불리는 사료사업본부의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은 동종업체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무지개 사관학교’의 신입사원 교육기간은 총 180일이다. 대한제당 그룹 전체교육을 한 달 받은 후 무지개사료 신입사원들은 6개월간의 교육과정을 밟는다. 축산이라는 분야의 특성을 익히며 가축과 고객에 대한 이론과 실습교육을 받는다. 일반영업사원은 6개월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각지역으로 배치돼 다시 3개월의 지역 실습교육을 거쳐야 한다. 그후 10개월에서 12개월의 추가 전문교육을 이수한 후 고유업무를 부여받게 된다.대한제당 ‘무지개 사관학교’ 출신자 중 경쟁업체인 퓨리나사료와 삼양사, 천하제일, 제일제당사료 등으로 옮겨간 사람은 50명 이상이다. 이들은 사료업계뿐만 아니라 전체 축산업 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