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무 다연장로켓 . 사진=한화디펜스 제공
천무 다연장로켓 . 사진=한화디펜스 제공
한화디펜스가 폴란드와 다연장로켓(MLRS)인 ‘천무’ 공급을 위한 기본계약(Framework Contract)을 체결했다. 천무가 유럽지역으로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폴란드는 한국의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를 도입했다.

한화디펜스는 10월 1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천무 다연장로켓 발사대 288대와 유도탄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Framework Contrac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계약식에는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성일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의 세바스찬 추와크 회장 등이 참석했다.

기본계약은 수출 대상 장비와 규모를 합의하는 포괄적인 협약의 성격이다. 한화디펜스는 이번 기본계약을 통해 천무 체계에 대한 전체적인 공급 물량과 기간 등을 합의했다. 향후 신속한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계약 이행 사항이 담긴 실행 계약(Executive contract)을 체결하기로 했다.

앞서 폴란드 현지 매체들은 계약식을 앞두고 이번 계약 규모가 60억 달러(약 8조5000억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폴란드 천무 기본 계약식에서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오른쪽)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폴란드 국방부 제공
폴란드 천무 기본 계약식에서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오른쪽)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폴란드 국방부 제공
폴란드 국방부는 천무를 신속하게 도입해 국경에 배치하고, 폴란드 차체를 활용한 현지화 개발을 계획 중이다. 폴란드형 천무 체계는 239mm 유도 미사일과 300km급 장사거리 유도 미사일을 탑재하게 된다. 발사대는 폴란드 사격 통제 시스템과 통합하고, 폴란드 옐츠 트럭을 플랫폼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지휘 차량, 구난 차량, 정비 지원 차량 등에 대해서도 별도의 협약을 추진한다. 한화디펜스는 최대한 빠른 기간 내 폴란드에 천무 체계를 납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지 국영방산업체 PGZ와 컨소시엄 등을 통해 현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무기체계 개발, 제3국 공동 진출 등 방산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부환 한화디펜스 해외사업본부장은 “한국의 자주국방에 천무가 있듯이, 이번 계약을 통해 폴란드 천무가 폴란드 국경을 지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한화디펜스는 폴란드에 단순히 무기체계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미래형 천무, 탄약 및 미사일 공동 생산 등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무는 차세대 군단급 다연장로켓 체계로 2009년 개발에 착수해 2013년 개발 완료된 무기체계다. 한화는 230mm급 다연장로켓 천무를 업체 주도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국내 무기체계 개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천무는 기존 군에서 운용되던 다른 지상 화력 무기체계보다 월등한 사거리와 정밀도를 갖고 있다. 특히 표적의 성질과 형태에 따라 230mm급 유도탄과 130mm 로켓포탄 등 다양한 탄종의 운용이 가능하다.

천무는 발사대와 탄약 운반차로 구성된다. 동일 차량을 사용해 정비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차륜형으로 높은 기동성을 갖췄다. 생존성을 보장하기 위해 적의 화생방 및 소총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방호력도 갖추고 있다.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는 “천무 계약 체결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신 국방부, 방위사업청, 국과연, 기품원 등 정부 관계자들과 한화의 방산사업 역량을 믿고 폴란드 국방의 중요한 역할을 맡겨 준 폴란드 정부와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천무도 최대한 신속하게 공급해 폴란드 전력 증강에 기여하고 방산 분야 외에도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모색해 한화와 폴란드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하게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