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민족 국가 문화가 다양성 저해
한국은 이슈 발생시 직접 개입 없는 관찰자 유형

국내 응답자 유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DE&I 개념이 익숙하다는 응답은 78%로 상당히 높다. 하지만 보고서는 한국은 다양성 이슈가 발생했을 때 강력하게 지지하거나 적극 개입하기보다는 관여하지 않는 관찰자 역할을 유지하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어떠한 이슈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답한 관찰자 유형은 한국에서 37%로 관찰자 유형으로 분류된 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인식하고 있는 가장 큰 다양성 문제는 무엇일까. 응답자들은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로 인종 차별(41%)을 꼽았다. 이어 장애인 차별(28%), LGBTQ 집단에 대한 차별(28%), 여성에 대한 성폭력, 괴롭힘(25%) 등이 꼽혔다.
세부적으로 살펴 보면 ‘다양한 사회적 배경의 개인에게 공평하고 동등한 개발 기회 부여(61%)’, ‘소수자에 대한 배려(55%)’ 등 공평, 평등에 대한 공감대는 높게 형성됐다. 하지만 ‘이민자 및 난민에 대한 지지(17%)’나 ‘동성혼에 대한 찬성(16%)’과 같은 구체적인 주제에는 다소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도 관찰할 수 있다. 이에 김효성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이사는 “국내 DE&I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아젠다를 둘러싼 갈등이 예상된다”며, “지속적인 대화와 공감대 형성을 통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뿐 아니라 아태지역 내에서도 DE&I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경제적 지위나 고용상태, 소득 등을 포함한 경제적인 형평성이 주된 개선사항으로 논의됐다. 린 앤 데이비스 플레시먼힐러드 아태지역 총괄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DE&I 가치에 대해 소통하고자 하는 기업은 먼저 지역별 이해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는 아태지역 브랜드 및 기업을 위한 DE&I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DE&I에 대한 소통 강화, 두 번째로 목표 수립 및 전략적 실행, 세 번째는 편안한 소통 환경 조성, 마지막으로는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구축이다.
마이클 리너먼 플레시먼힐러드 TGI 아태지역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적절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아태지역의 요구가 높음을 볼 수 있었다”며 “기업 내 DE&I 리더는 이러한 요구를 감안한 맞춤형 실행 계획을 세우고, 트레이닝,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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