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영화의 첫발을 뗀 우리금융이 지속 성장하려면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수익원 다변화, 안정적인 수익 구조 구축, 경쟁력 있는 종합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해 비은행 부문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인수·합병(M&A) 추진도 모색하고 있다. 비은행 부문의 핵심인 증권·보험을 M&A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취임 이후 그룹의 수익성과 비용 관리 능력 등 견조한 기초 체력을 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한 9137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수익성·건전성·경영 효율성이 지속적으로 제고된 결과다. 이자 이익은 기업 대출 중심 성장에 기반해 꾸준한 개선세를 보였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2022년 12월 내실 있는 ESG 경영을 인정받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실시하는 글로벌 ESG 평가에서 2년 연속 AA 등급을 획득했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식에서 최근 금융권이 대내외로 냉혹한 시장 환경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으로 신뢰받는 우리금융, 빠르게 혁신하는 우리금융, 경쟁력 있는 우리금융, 국민들에게 힘이 되는 우리금융 등 4가지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새로운 기업 문화를 위한 혁신 의지도 강했다. 임 회장은 기업문화혁신TF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해 기업 문화 혁신 과제들을 발굴하고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과 전세 사기 피해 고객들을 지원하는 상생 금융 방안도 선도적으로 내놓았다.
최근 오디션처럼 진행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임 회장의 객관적인 인사 원칙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임 회장은 행장 선임을 위한 4단계 검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1단계 외부 전문가 심층 면접, 2단계 평판 조회, 3단계 업무 역량 평가를 통해 쇼트 리스트 2명을 추려냈고 4단계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은행장 후보를 확정하는 새로운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금융권의 최고경영자(CEO) 선정은 보통 한 달 이내에 빠르게 진행돼 왔지만 4단계를 거치느라 총 64일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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