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더비 경매, 9월 7일에 다이애나비 스웨터 공개 예정

다이애나비가 착용한 스웨터가 경매에 나온다. (사진=소더비 인스타그램 갈무리)
다이애나비가 착용한 스웨터가 경매에 나온다. (사진=소더비 인스타그램 갈무리)
얼마 전, 1856년 탄생해 166년간 사업을 이어온 영국 브랜드 '헌터'가 파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2019년부터 시작된 경영상 어려움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데요. 부채 규모만 해도 1억5000만 파운드(약 1900억원)라고 합니다.

헌터는 영국 왕실에 납품하며 유명세를 얻었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영국 왕실 보증서(Royal Warrant)를 부여받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환된 인물이 있습니다. 당대 아이콘, 최고의 패셔니스타였던 고(故)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입니다. 헌터는 다이애나비의 '패션 아이템'으로 알려지며 관심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구글에 '다이애나비'와 '헌터 부츠'를 동시에 검색하면 헌터부츠를 신고 있는 다이애나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게 약 일주일 전입니다. 그런데, 다시 다이애나비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의 '스웨터(털실로 만든 상의)'가 경매에 나온다는 소식인데요. 미국 방송매체 CNN에 따르면 다이애나비가 찰스 3세와 약혼한 해인 1981년 6월 폴로 경기에서 착용한 스웨터가 오는 8월 31일 개최되는 소더비 패션 아이콘 경매에 나옵니다.

이 스웨터는 영국 출신의 예술가들인 샐리 뮤어와 조안나 오즈번이 만든 니트 브랜드 '웜 앤 원더풀'에서 1979년 선보인 울 소재의 제품입니다. 전면 전체에 하얀 양이 가득한데, 중간에 딱 한 마리의 검은 양이 들어가 있어 '검은 양 스웨터'로도 불립니다.

'검은 양 스웨터'는 웜 앤 원더풀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던 계기가 됐죠. 다이애나비가 착용하기 전까지만 해도 작은 회사에 불과했거든요. 당시 뮤어와 오즈번도 다이애나비가 웜 앤 원더풀 제품을 착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신문 1면에서 이 스웨터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검은 양 스웨터'는 웜 앤 원더풀의 대표 상품이 됐고, 2020년부터 재생산에 들어가 현재까지도 판매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실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가격은 한화로 37만1000원이더라고요. 아쉽게도 전 사이즈 모두 품절이더라고요.

소더비 측은 "우리의 첫 경매에서 이 역사적인 스웨터를 제공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잘 보존된 이 의상에는 다이애나비의 우아함과 패션에 대한 안목이 담겨있다"고 밝혔습니다.

스웨터는 뉴욕패션위크가 시작되는 9월 7일에 맞춰 경매장에 전시된다고 합니다. 소더비에 따르면 이 스웨터의 가격은 최소 5만달러(약 6500만원)에서 최대 8만달러(약 1억원)까지 추산됩니다. 과연 이 스웨터가 얼마에 낙찰될지 궁금해지네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