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도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 주식 시장이 강세를 보이며 MSCI 선진국 지수가 14% 상승하는 동안 신흥국 주식 시장은 3.5% 상승에 그쳤다.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 시장의 상관관계 역시 2000년대 이후로는 매우 높은 편으로 신흥국 주식 시장 편입에 따른 포트폴리오 효과도 크지 않다. 결론적으로 신흥국 주식 시장은 2011년 이후 선진국 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시에 선진국 주식 시장과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고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도 크지 않았다.
신흥국 지수 내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 데 비해 중국 주식 시장은 여타 신흥국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올해 중국 주식 시장이 부진했지만 중국 반도체·인공지능(AI)과 같은 테마주는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MSCI 신흥시장(EM) 대신 MSCI EM 중국 제외(ex-China)에 투자하는 동시에 테마 또는 개별 종목 투자 등 중국 주식 시장의 알파 추구 전략을 통해 MSCI EM을 아웃퍼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신흥국은 아시아 신흥국과 원자재 신흥국 그리고 중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각 유형별 신흥국 주가지수 모멘텀을 활용한 로테이션 전략을 구현해 봤다. 만약 각 신흥국가의 주가 움직임에 차별적인 특징이 있다면 모멘텀 전략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는 한국과 인도, 원자재 신흥국 중에서는 브라질 주식 시장을 선정해 한국·인도·브라질·중국 주가지수의 최근 12개월 주가수익률(PER)이 높은 상위 2개 지역에 투자하는 로테이션 전략은 MSCI 신흥국 지수 대비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2020년 이후 초과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주식 시장이 여타 신흥국과 차별화된 시점과 일치한다. 결론적으로 아시아 신흥국, 원자재 신흥국, 중국 등 3개 유형 신흥국 로테이션 전략은 효과적이고 해당 분류 역시 유효하다.
신흥국 주식 시장 내 개별 종목의 모멘텀을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들도 상장돼 있다. 신흥국 주식 시장에서 최근 PER이 우수한 종목을 선정해 투자하는 인베스코(Invesco)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신흥시장 모멘텀(Emerging Markets Momentum) ETF(EEMO)는 MSCI 신흥시장 지수(Emerging Markets Index) 대비 성과가 부진한 편으로 개별 종목 모멘텀 전략은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기준으로 국가별 비율은 인도·브라질·튀르키예 등이 높은 편이고 중국 비율은 벤치마크 대비 낮다.
신흥국 주식 시장은 선진국 대비 펀더멘털이 부실한 로 퀄리티 기업 비율이 높다. 이에 따라 신흥국 퀄리티 투자를 통해 벤치마크 대비 아웃퍼폼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신흥국 배당 ETF인 DEM은 대표적인 신흥국 퀄리티 ETF라고 할 수 있다. DGRE는 신흥국 주식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이 증가하는 동시에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다만 유동성은 아직 크지 않은 편이다. 이 밖에 국유 기업을 제외한 신흥국 기업에 투자하는 XSOE, 시가 총액이 아닌 펀더멘털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PXH 역시 퀄리티 노출도가 높은 ETF다. 이들 ETF는 2020년 이후 MSCI 신흥국 지수를 아웃퍼폼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023 상반기 글로벌 ETF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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