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업계 최초로 프리즈 서울 2023 참가
프리즈 본사 담당자 인터뷰…"신세계와 프리즈, 가는 길 같아"
VIP 고객들만 입장 가능한 라운지 운영…음료·다과 제공
현장은 세계 3대 아트페어 전시를 보기 위해 코엑스를 찾은 방문객들로 가득하다. 이 때문에 식음료 기업들의 부스는 항상 만석이다. 음료를 주문하면 앉아서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싸움까지 벌어진다.
그런데 유일하게 여유로운 곳이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운영하는 라운지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프리즈 서울에 참여해 약 100㎡(30평) 규모의 부스를 운영한다.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세계 라운지'다. 베이지 톤의 차분한 인테리어로 장식돼 언뜻 보기에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신세계는 나무·돌·가죽 등 자연에 대한 감동과 어울림을 중시하는 한국의 미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인기도 많았다. 지난 6일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라운지 입장을 안내하는 검은 양복 차림의 직원에게 다가가 "들어가고 싶다", "여기 뭐 하는 곳이냐" 등의 질문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한때 대기가 80팀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일부 방문객들은 무단으로 라운지에 들어갔다가 안내요원의 제지로 다시 나오는 해프닝까지 발생했다.
입장을 '허락'받은 이들은 극소수다. 대부분의 방문객은 아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사전 초청된 신세계백화점의 우수 고객에 한해서만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워크인(예약 없이 방문하는 방식) 고객들은 이용하고 싶어도 입장이 불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이 라운지를 운영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백화점 VIP들의 편의를 위한 결정이다. 라운지는 사전에 초청된 VIP만 입장이 가능하며, 이들에게는 다과와 음료가 무료 제공된다. VIP들은 프리즈 기간 내 최대 2회 입장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초부터 라운지 구성에 공을 들여왔다. 라운지에 들어간 가구는 한국 전통 가구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모두 까사미아에서 자체 제작한 제품이다. 라운지 중앙 테이블에는 디자이너 폴 뽀아레의 헤리티지를 계승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뽀아레'의 대표 상품이 어우러져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소개하고 있다. 라운지에 걸린 작품은 '한국의 미'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의 미의식을 계승하고, 국제적인 보편성을 획득한 작가를 엄선했다. 한국 현대미술의 1세대 화가인 정창섭, 전통 한지에 사진을 인화해 독자적 예술세계를 구축한 이정진 등 세계적 작가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가치'를 조명하는 데 주력했다. 이외에도 정상화 작가, 전광영 작가, 아니쉬 카푸어 작가, 필 심스 작가 등의 작품도 있다. 작품 설명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큐레이터도 상시 대기한다.
백화점이 프리즈 서울을 후원하는 것은 신세계가 처음이다. 프리즈 본사도 신세계의 참여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
에밀리 글레이즈브룩 프리즈 본사 커머셜 디렉터 겸 글로벌 영업 전략 담당자는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프리즈 서울 2023에서 신세계와의 파트너십을 진행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신세계는 한국의 문화예술을 지원해 온 오랜 역사를 가졌다. 신세계와 우리의 협업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과 재능있는 신진 작가들을 함께 선보이겠다는 공통된 의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이번 협업을 통해 일상에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예술과의 교류를 장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세계 라운지가 프리즈 서울 2023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그는 "신세계의 K-아트 라운지는 프리즈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정창섭, 이정진과 같은 한국의 거장 미술작가들과 교류할 기회를 제공한다"라며 "한국의 미를 재해석한 라운지에서는 차와 디저트 등 다과와 함께 예술 작품처럼 진열된 오브제도 감상하며 한국적인 모더니즘을 즐길 수 있다. 우리는 제2회 프리즈 서울의 성공이 파트너사들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차별화된 경험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에밀리 글레이즈브룩 디렉터는 "프리즈는 행사가 열리는 각 나라와 문화적인 유대감을 쌓는 데 의의를 둔다"라며 "서울은 세계적인 갤러리, 아티스트, 미술 관련기관 그리고 컬렉터들 있어 상징적인 도시 중 하나다. 프리즈를 아시아에서 첫선을 보이기에 완벽한 조건이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창의적인 에너지는 그간의 프리즈 역사와 신념을 함께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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