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7000억원 기록…올해 전략은 '문화 체험' 강화

뉴발란스. (사진=뉴발란스 홈페이지)
뉴발란스. (사진=뉴발란스 홈페이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가 사업 전략으로 '문화 체험'을 택했다. 뉴발란스를 신는 고객들이 특정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회사가 나서서 기회를 만드는 방식이다. 전시를 보여주거나, 마라톤 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대표적이다.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팬덤 소비' 시대에 맞춰 이색 콘텐츠를 선보이고, '뉴발란스 커뮤니티'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시 보여주고, 마라톤 대회 열고이랜드에서 전개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가 최근 고객들을 대상으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매장 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내놓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그 기준을 '매장 밖'으로 확대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매장에서 러닝화를 구매하기 전에 실제 러닝을 경험할 수 있는 '스포츠 체험형 매장'이 있다"라며 "올해 상반기 신제품을 내놓을 때 뉴발란스 강남점 1층에 그런 공간을 마련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아카이빙 전시 또는 sns 인증 이벤트 등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체험에 대한 개념을 확장하고 있다"라며 "이달 진행하는 마라톤 대회도 문화 콘텐츠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특정 제품을 궁금해하는 고객들이 직접 매장에 방문하면 실제로 착용 후 러닝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일부 점포에 설치해 운영한 게 뉴발란스의 대표적인 체험형 콘텐츠다. 단, 강남점 등 일부 점포에서 일정 기간만 운영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전략이 달라졌다.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전시를 진행하거나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등 매장 밖에서도 뉴발란스를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뉴발란스는 올해 마라톤대회를 연달아 개최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마라톤 문화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마라톤 해시태그 콘텐츠 수가 97만 개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 있는 콘텐츠가 됐다"라고 말했다.

러닝 문화가 대중화되는 만큼 자체 마라톤 대회를 열어 뉴발란스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4월에는 하남 미사경정공원에서 러닝 대회 '엘리트 레이스 20K'를 열었다. 총 1500명이 참가해 약 5KM 구간의 하남 미사경정공원 내부 도로를 사용해 총 4바퀴를 돌아 20KM를 완주하는 레이스다. 당시 전문 러너들 외에도 선착순으로 일반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2분 만에 1100명 선착순위 마감되는 등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오는 24일에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런유얼웨이(Run your way)' 마라톤대회도 진행한다. 모집인원은 선착순 8000명이다. 이번 행사도 관심이 커지면서 오픈 직후 바로 마감됐다. 뉴발란스는 올해 11월에도 마라톤 행사를 추가 개최할 예정이다.

스테디셀러 모델인 '574'의 팝업스토어를 열고, 전시를 진행한 것도 '문화 체험형 콘텐츠'에 속한다. 뉴발란스는 8월 말부터 지난 6일까지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574 아카이브 전시를 비롯해 기존의 클래식 모델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선보였다.

1988년 처음 탄생한 뉴발란스 574의 3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결정으로, 전시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올해까지 출시된 574 모델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미우미우X뉴발란스 574 콜라보' 제품, '574 발렌타인'에서 착안한 하트끈과 리본끈 등 다양한 제품을 공개했다. 커뮤니티 만들자…팬덤 키우는 뉴발란스뉴발란스는 '문화 체험' 전략을 앞세워 매출 규모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뉴발란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7000억원을 돌파했다. 2020년 매출 5000억원에서 이듬해 6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조원이다.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해야 한다. 뉴발란스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팬슈머(팬과 컨슈머의 합성어)' 확보가 필요하다. 뉴발란스의 전략은 '팬덤 소비' 시대에 맞춰 '커뮤니티'를 키우기 위한 결정이다. 팬덤(Fandom)은 공통적으로 특정 대상을 좋아하는 집단을 뜻한다. 좋아하는 브랜드 또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특징이 있어 문화적 영향력도 상당하다. 여기에 상품보다는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의 소비 특성도 반영됐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밀도 있는 취향 탐구를 통해 즐거움으로 불안 심리를 극복하고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타인과 연대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라며 "기업도 시장 변화에 발맞춰 취향별 맞춤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MZ세대들의 스포츠 지출이 늘어난 것도 뉴발란스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원하는 것을 구매할 때 높은 금액도 과감하게 지불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헬스 플레저' 관련 지출 금액이 높아지고 있다. 신한카드 이용 기준으로 지난해 △스포츠센터 △온라인PT △실내외골프장 △테니스장 등 다양한 운동 활동 지출이 2019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