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항체-약물 접합체(ADC) 제조시설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항체-약물 접합체(ADC) 제조시설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 사업 점검에 나섰다. 지난주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생산공장 방문에 이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한계 돌파'를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3조6946억원, 영업이익 1조1137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바이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혈액질환, 안과질환 치료제 등의 판매 허가를 획득해 창립 12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최대 실적에 기여했다.

이 회장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5공장 현장과 현재 본격 가동 중인 4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한 뒤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으로부터 기술 개발 로드맵, 중장기 사업전략 등을 보고받았다.

이 회장은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파른 성장은 선제적 투자 결단과 과감하고 지속적인 육성 노력이 만든 결실이다. 삼성은 2010년 바이오를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뒤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6년 상장 당시 3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연간 매출은 7년만에 약 12배 성장했다.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2022년 생산 능력은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건설 △ADC(항체-약물 접합체) 경쟁력 확보 △투자 펀드 운영 등을 통해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톱 20 제약업체 중 14개 기업을 고객사로 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하고 생산 능력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해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5공장의 생산 능력은 18만리터로, 2025년 4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올해는 ADC 개발에 본격 착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다른 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제거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2년 8조원 규모였던 ADC 시장은 2026년까지 17조원으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조성해 미래 기술에 선제 투자하고 국내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조성한 2400억원 규모의 펀드다.

유망한 바이오 기술 기업 지분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난치성 뇌 질환 분야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 에임드바이오에 지분 투자했으며,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앞서 이 회장은 1심 무죄 선고 직후인 6일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해 해외 사업장을 방문했다.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의 삼성SDI 배터리 생산 공장을 찾아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살펴봤다.

말레이시아의 삼성SDI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이 회장은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고 말했다. 이어 10일에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삼성전자와 말레이시아 유통기업 센헹이 2022년 함께 만든 매장을 찾아 갤럭시S24 등의 판매 현황을 살펴봤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