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노미는 로컬(Local)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지역 고유 특색이 반영된 제품을 소비하는 문화를 일컫는다.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MZ 세대 사이에서 지역 상품은 오히려 ‘힙’하게 인식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설문 조사 결과, 성인 남녀 81.6%가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으며 87.6%는 ‘향후에 로코노미 제품을 소비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색적이고(49.6%)’, ‘특별한 경험을 위해(39.2%)’ 구매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재미 요소를 중시하는 펀슈머(Fun+Consumer) 소비자가 늘면서 이러한 로코노미 트렌드가 제주까지 확산됐다. 제주의 상징인 돌하르방을 활용해 제주 이미지를 강화한 제품을 만들거나 제주 특산물을 식재료로 협업하는 로컬 마케팅이 한창이다.
미네랄 워터 브랜드 제주 한라수는 돌하르방 용기에 감귤색 뚜껑의 디자인으로 이미지를 차별화했다. 또 화산섬 제주의 현무암으로 자연 정화된 용암해수로 만들어 마그네슘, 칼슘, 아연 등 미네랄 성분을 다양하게 함유한 점을 강조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제주 구좌지역의 당근 농가로부터 당근 200여 톤을 매입했다. 회사 측은 지역의 전통시장 메뉴를 간편식 제품(HMR)으로 개발하는 프로그램인 ‘모두의 맛집’에서 당근케이크나 당근주스 등 디저트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고 단체 급식 재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로코노미 트렌드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외식 프랜차이즈다. 업체들은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시너지를 도모하며 차별화된 상품성을 내세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SPC 잠바주스는 최근 제주공항점 개점을 기념해 제주산 우도 땅콩과 마차 등을 활용해 지역에서만 한정 판매하는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투썸플레이스와 메가MGC커피 등도 우도 땅콩, 당근, 레몬 등을 활용한 메뉴로 인기를 끌었다.
유통업계가 지역색을 강조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지역 특산물을 메뉴로 활용하는 것은 상품의 가치에 중점을 두는 소비 성향에 발맞춰 브랜드에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하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경험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로코노미 트렌드는 소비자에게 지역의 특색을 강조하거나 차별화된 제품성으로 부각돼 기업과 지자체가 윈윈할 수 있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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