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9개월 맞은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시행사 AS 여전
수영장·게스트하우스 등 강남급 이상 시설 운영은 입대의 손에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내 3식 서비스 제공 시설 모습. 복층형에 통창 구조라 개방감이 높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내 3식 서비스 제공 시설 모습. 복층형에 통창 구조라 개방감이 높다.
8만7586개 청약 통장이 몰렸던 아파트. 최초의 리조트형 아파트. 이병헌이 광고한 아파트.
부동산 열풍이 한창이던 2020년 6월 분양 당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일명 ‘검로푸’의 화제성은 대단했다. 총 4805가구 규모에 대한민국 최고 배우 이병헌 등장한 광고가 대대적으로 배포돼 유명세를 탔다. 정부의 6.17대책을 간발의 차로 비켜 간 덕에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에 불과하다는 점까지 알려지면서, 결국 평균 27대1 청약경쟁률로 1순위 완전판매(전 타입 마감)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인 DK아시아는 ‘도시 속 리조트’를 지향한다며 아파트 자체의 상품성을 특히 강조했다. 핵심은 하루 세끼가 다 제공되는 일명 ‘3식 서비스’와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와 협업해 조성하는 조경 및 물놀이시설, 강남 최고급 단지나 호텔 부럽지 않은 수영장 등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었다.

주택시장에서 분양할 때 다르고 입주한 뒤 다른 사업자들은 많다. 입주할 때까지 그럴 듯 해 보이던 단지도 살아보면 여기저기 하자나 잡음이 들려오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입주 시기 언론에 공개된 검로푸의 모습은 광고와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입주가 시작된 지 9개월여가 지난 지금, 실제 운영 중인 검로푸 커뮤니티 시설은 여전히 DK아시아의 사후 서비스(AS)에 따라 말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풀무원이 커뮤니티 건물에서 제공하는 식음료 서비스 역시 만족스러웠다. 다만 아난티 리조트를 연상케 하는 실내 수영장과 고품격 게스트하우스를 비롯한 시설들은 주민들의 의견 수렴에 따라 사용 여부 등이 결정될 예정이다.
아직은 중식·석식 제공, 맛은 합격점
3식 서비스 주 메뉴 배식구와 밥, 국, 반찬 등을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뷔페 시설 모습.
3식 서비스 주 메뉴 배식구와 밥, 국, 반찬 등을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뷔페 시설 모습.
지난 2일 연휴를 낀 주말 방문한 검로푸 커뮤니티 시설은 “가끔 이용객이 몰리면 대기가 길다”던 입주민의 귀띔과 달리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다. 이날 체험한 중식 메뉴는 야끼도리덮밥에 콩나물국과 모듬어묵볶음, 매콤알감자조림 등이었다. 입주민 기준 밥값은 9000원으로 요즘 외식물가나 강남권 아파트 커뮤니티 조식 서비스에 비해 비싼 편은 아니었지만 맛이 관건이었다.

맛은 방문 전 입주민이 추천했던 대로 만족스러웠다. 일반적인 구내식당의 질보다 높았고 짜거나 조미료 맛이 나지 않으면서 덮밥 소스에서도 제법 감칠맛이 났다. 밥과 샐러드, 반찬, 디저트(요거트와 그래놀라)는 뷔페식으로 계속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비치돼 있었다. 장소 역시 통유리로 밖이 보이는 복층형으로 개방감이 좋았고 위층에는 커피 등 음료를 사 먹을 수 있는 카페가 있었다.
3식 서비스 중 중식 메뉴로 나온 야끼토리 덮밥과 콩나물국, 반찬 등 모습.
3식 서비스 중 중식 메뉴로 나온 야끼토리 덮밥과 콩나물국, 반찬 등 모습.
역시 풀무원이 운영하는 위층 카페는 기본적인 아메리카노가 2000원으로 가격이 매우 좋았다. 커피는 물론 아이스크림 등 다른 메뉴 맛도 시중 카페와 비교해 전혀 밀리지 않았다. 식당은 반찬거리가 없는 날 맞벌이 부부나 가족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기 좋아 보였다. 실제로 검로푸에는 신혼부부나 젊은 가족 단위 입주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 역시 집에 손님이 방문했을 때나 이웃 간 대화가 필요할 때 유용해 보였다.
훌륭한 시설…운영이 관건
모든 커뮤니티 시설이 완공된 가운데 현재 운영 중인 곳은 3식 서비스 식당과 카페, 피트니스클럽이 있었다. 실제 입주민이 운동복을 입고 이용 중인 피트니스 클럽을 방문하니 지난해 운동기구뿐인 같은 장소를 방문했을 때와 느낌이 전혀 달랐다. 운동기구는 5성급 호텔에 주로 구비된 테크노짐(Technogym)으로 채워졌다.

현장에 상주하는 DK아시아 관계자와 연락이 닿아 아직은 폐쇄된 미운영 시설도 다시 둘러볼 수 있었다. DK아시아 관계자는 “입주민들 편의를 고려해 시행사로서 3식 서비스 시설과 피트니스 운영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다른 커뮤니티 시설 대부분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 논의를 통해 운영 여부나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중식과 석식만 제공하는 3식 서비스도 이름 그대로 조식 서비스까지 시작할지 입대의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2단지 내 피트니스 센터.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2단지 내 피트니스 센터.
인상적인 곳은 수영장과 사우나, 그리고 지난해 행사에선 공개되지 않았던 게스트하우스였다. 시끌벅적한 언론행사 당시보다 분위기가 조용한 가운데 벽과 바닥, 조명을 찬찬히 둘러보니 고급자재를 썼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익히 알려진 수영장의 대형 샹들리에 외에도 사우나 탈의실 벽 조명 역시 샹들리에형으로 설치됐다. 일부 벽면에도 단지 인근 아라뱃길을 형상화한 물결모양 고급 석재가 쓰였다.

처음 방문한 게스트하우스는 침실 외에 부엌을 갖추고 있어 리조트 속 콘도를 연상케 했다. 대면형 주방을 갖춘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옆 호실과 연결을 통해 한 가족이 머물 수 있는 규모로 확장이 가능했다. 이 같은 시설을 유료로 운영할 경우 입대의 결정에 따라 아파트 관리 수익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내 마련된 1층 게스트하우스. 대면형 주방과 거실, 침실 구조이며 조경이 대나무로 식재돼 숙박객이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내 마련된 1층 게스트하우스. 대면형 주방과 거실, 침실 구조이며 조경이 대나무로 식재돼 숙박객이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분양 당시부터 일각에서 우려하던 관리비는 예상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DK아시아 관계자에 따르면 냉난방 사용 여부와 계절에 따라 편차가 있기는 했지만 전용면적 59㎡ 소형 타입의 경우 저렴할 때 15만원 선이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게시된 검로푸2단지 59㎡의 올해 1월 관리비는 타입에 따라 16만9852원~17만133원이었다.

아파트 현장을 방문하니 기대보다 시행사가 쏟는 관심과 노력이 컸다. DK아시아는 1단계 사업인 검로푸를 시작으로 현재 후분양하고 있는 ‘왕길역 로열파크씨티’를 비롯해 인천 서구 일대에 2만1313가구를 공급하는 2단계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검로푸는 대규모 도시개발사업 비전의 포트폴리오인 셈이다. DK아시아는 지자체 인허가를 받아 아라뱃길을 지나는 사업지 인근 백석대교 야간조명을 정비하기도 했다.

DK아시아 관계자는 “커뮤니티 시설이 전면 운영되지 않아 아쉽지만 타 단지보다 입대의 결성이 빠른 편이라 앞으로 입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많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1500가구 왕길역 로열파크씨티는 커뮤니티 규모에 비해 가구 수가 적은 편이라 검로푸보다 입주민 만족도는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