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방치된 빈집이 늘어나면서 큰 경제 손실이 생겼고 이에 일본 정부가 나서 빈집을 철거하거나 빈집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일본의 건물 해체 공사 중개업체 크라소네는 방치된 빈집이 10만 채 증가하면 일본 전체의 토지 가격이 하락하게 돼 약 1조 5,000억 엔(약 13조 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22년까지 8년간 시구정촌(기초지자체)이 해체한 주택은 595채에 달한다. 이 가운데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아 강제 철거한 건수는 415채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는 2015년부터 ‘빈집대책특별조치법’을 시행하고 있다. 쓰러질 위험이 있는 빈집을 강제 철거하거나 지자체가 소유자를 찾을 때 재산세 납부자 관련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때 소유자 불명의 빈집 철거 비용은 정부가 부담한다.
지바현 북동부의 가토리시는 2015년 이후 17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행정대집행을 시행한 지역이다. 이토 토모노리 가토리시 시장은 “빈집 때문에 경관을 해칠 수 있다”며 “가토리시를 찾는 방문객이 많아 긴급 조치로 철거를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주택 방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비거주 주택에 과세를 매기는 지방정부도 있다. 교토시는 2022년 빈집세 신설 조례를 만들어 2026년부터 빈집이나 별장 등 비거주 주택에 대해 빈집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 주택이 있는 토지의 고정자산세 인하 혜택이 오히려 빈집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자, 정부는 ‘붕괴 우려가 있는 빈집’과 ‘관리 부실 빈집’을 감면 혜택에서 제외했다.
한편 일본 총무성이 지난달 발표한 주택·토지 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일 기준 일본의 빈집 수는 900만 채다. 지난 5년간 51만 채가 늘어나며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총주택 수에서 빈집이 차지하는 비율도 0.2%P 증가한 13.8%로 역대 최고였다.
빈집 중 임대·매각용이나 별장 등을 제외한 장기간 부재로 사용 목적이 없는 '방치된 빈집'의 비율도 0.3%포인트 상승한 5.9%로 36만 채 증가한 385만 채가 됐다. 2003년부터 20년간 1.8배로 늘어났다.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전체 인구가 줄면서 빈집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빈집세 등 재정적 부담 증가에 일부 사람들은 부동산 상속까지 기피하는 상황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빈집 비중이 꾸준히 늘어 10년 안에 전체 주택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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