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이 49일째를 맞은 2022년 6월 20일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내 독에서 대우조선해양 직원이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이 49일째를 맞은 2022년 6월 20일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내 독에서 대우조선해양 직원이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화오션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조선하청지회)가 요구하는 단체교섭과 관련해 "한화오션은 법률상 협력사 노조와 단체교섭을 할 의무가 있는 사용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10일 한화오션은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하청 노동자와 직접 근로계약 관계가 있지 않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 대해서까지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화오션은 "협력사 노사 간 교섭에 관여하는 행위는 협력사의 경영권과 인사권에 대한 침해로 판단될 수 있어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며 "대법원은 이러한 행위에 대해 파견법상 불법파견의 징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협력사들의 독자적인 경영권 및 인사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협력사들과 조선하청지회 간 교섭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하청지회는 지난해 11월 경남 거제 한화오션에서 농성을 시작해 이달 7일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 앞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들은 2024년 단체교섭 타결을 촉구하며 상용직 고용 확대 및 처우 개선, 상여금 연 300% 지급, 블랙리스트(취업 방해)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조선하청지회가 제기한 블랙리스트 작성, 취업 방해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조선하청지회는 한화오션에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취하해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앞서 한화오션의 전신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22년 6월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임금 인상과 단체교섭 등을 요구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옥포조선소 1독을 점거하고 51일간 파업을 벌였다. 파업 여파로 대우조선해양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진수 작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도크를 점거한 파업 장기화로 대우조선해양 손실이 누적되고 직원들 생계마저 타격을 받기 시작하자 대우조선 임직원들이 "2만여명 대우조선해양 구성원의 생존권이 도크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협력업체 노조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며 '불법파업 중단 촉구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진수 중단 등으로 8000억원대 손실을 봤다며, 하청노조를 상대로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이와 관련 "기존 절차를 중단하는 경우 현 경영진의 배임 이슈 등 법적 문제 제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만 마련된다면 국회에서 주선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에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