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빼앗기는 등 대내외적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시작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반도체 사업 위기감이 커지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경영진이 미국 장기 출장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이날 첫 연가 투쟁에 나선다.
앞서 전삼노는 전국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 전원에게 이날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투쟁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000여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2% 규모다. 조합원 대부분이 반도체를 담당하는 반도체(DS)부문 소속이다. 투쟁에 참여하는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은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로 기존 휴가를 계획한 인원이 많아 파업 참여율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사업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단체행동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5월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사측과 전삼노는 5월 28일 교섭 결렬 이후 재교섭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업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전삼노가 조합원 숫자 부풀리기를 통해 '근로면제시간'을 조작해왔다는 내부 고발이 나오는 등 노노갈등 양상도 심화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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