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월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캠퍼스를 방문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제조시설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월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캠퍼스를 방문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제조시설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인공지능(AI) 가전 미래 경쟁력을 점검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오후 수원 디지털시티를 찾아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오찬을 한 뒤 약 1시간 30분에 걸쳐 가전제품의 핵심 부품과 미래 기술을 점검했다.

이 회장이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은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날 AI 기반 제품·기술 전시 공간을 둘러보고, 전략 제품별 핵심 기술 개발 로드맵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각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이건 우리의 독자 기술인가", "우리가 얼마나 앞서 있나", "이 기술을 개발하는 모멘텀이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제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진행 중인 제품 표준화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향후 적용 계획 등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사용 경험 혁신과 미래 기술 조기 확보 등을 통해 '초격차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AI 가전의 원년으로 삼고 'AI 가전=삼성' 공식을 공고히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100주년을 맞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4'에는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참가해 사용자 목소리나 위치를 인식해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이스 ID'를 처음 공개했다.

이와 함께 사용자 위치를 파악해 가까운 곳에 있는 가전의 스크린을 활성화하거나 로봇 청소기가 사용자가 있는 위치로 옮겨와서 음성 알람을 해주는 '앰비어트 센싱'도 최초로 선보였다. 해당 기능은 내년 출시되는 AI 가전에 적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월 9일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과 말레이시아 스름반 SDI 생산법인 2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월 9일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과 말레이시아 스름반 SDI 생산법인 2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앞서 이 회장은 지난 5월 열린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AI는 산업 혁신과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삶과 일하는 방식,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면서 "글로벌 사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안전하고 포용적이며 지속 가능한 AI 기술을 개발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조만간 다른 사업장을 찾는 등 사업장을 순차적으로 돌며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임직원을 격려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연휴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만큼 체코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등 체코 방문 준비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설 연휴에는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을 찾아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시장 반응을 살핀 바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