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1996년 기아자동차 상사에 근무하던 중 기아 인터트레이드 오스트리아 법인장으로 발령받아 오스트리아에 정착했다. 이후 IMF 외환위기가 닥치며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그는 오스트리아에 남기로 결정했다. 초기에는 한국산 사탕포장재 납품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차량 부품, 배터리, PVC 석유화학제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2004년부터는 한국 자동차를 우크라이나에 중계 무역으로 공급하면서 사업 기반을 넓혔다. 자금력이 약한 현지 대리점을 지원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해 신용장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그는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경쟁이 덜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전기자동차 및 수소버스 개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국내 전기차 제조업체와 협력하여 소형 전기차를 개발하고, 수소버스의 주요 부품을 유럽 현지에서 조립하여 유럽 전역에 판매하고 있다. 또한, 세르비아에 산업 및 의료 폐기물 처리 시설을 구축하고, 헝가리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필요한 유틸리티 공사를 진행하는 등 친환경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영산그룹의 빠른 성장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기회가 오면 빠르게 판단하고 투자하는 그의 경영 방식은 그룹이 전 세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영산그룹은 무역으로 시작해 자동차 부품 생산 및 조립 공장, 플랜트 분야까지 확장하며 현재 전 세계에 16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그의 사업 철학은 모국에 대한 자긍심과 애국심을 바탕으로 ‘모두로부터 존경받는 회사’를 목표로 삼았다.
박 회장은 이번 행사를 “주권을 잃었던 나라가 100여 년 만에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룩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유럽 진출”이라는 역사적 의미로 설명했다. 이 행사는 그의 제2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모국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국 상품을 세계에 선보이는 자리다.
영산그룹과 박종범 회장의 성공 비결은 진정성 있는 경영 철학과 빠른 판단력, 그리고 모국에 대한 자긍심에서 비롯된 열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시작한 그의 도전은 25년간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정신을 전파하며 성장해왔다. 그는 앞으로도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 한경매거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