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백악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8월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백악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민주주의 중요성을 강화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장관도 한국 민주주의 회복성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며 이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현지시간) “한국 민주주의는 견고하고 회복력이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 계속해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speak out publicly) 한국의 상대방과 비공개적으로도 대화해 그(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 참석해 한국 계엄 사태에 대한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계엄에 대해“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상의를 하지 않았다”며 “세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TV를 통해 발표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계엄선포가 “우리의 깊은 우려를 야기했다”며 “대통령이 국회 헌법 절차에 따라 계엄령을 해제했고 지금 일어난 일에 대응한 일련의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한국의 민주 제도가 적절히 작동하는 것이며, 미국을 포함한 모든 곳에 경종을 울린 다소 극적인 발표 이후에도 이런 절차가 작동하는 것을 목도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한 백악관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같은 날 "한국의 민주주의 발현과 민주적 회복성(resilience)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사례"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 계엄 사태 관련, 지난 3월 서울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결과적으로 실수였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해제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모든 정치적 의견 불일치가 평화롭고 법치에 따라 해소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전 세계에서 우리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이자 동맹"이라며 한국 내 상황을 계속해서 면밀히 주시하겠다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9분 긴급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4일 오전 1시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되자 오전 4시 27분 계엄 해제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6개 야당은 4일 합동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