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발표
정부가 비상계엄 사태 후 내놓은 첫 경기진단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이전까지 등장했던 ‘경기 회복’과 같은 긍정적 표현은 사라지고, 대신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경제심리 위축’, ‘하방위험 증가’ 등 부정적 메시지가 등장했다.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증가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이나 '탄핵정국'과 같은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진 않았지만, 최근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연말 소비와 투자 심리를 짓누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7개월 만에 '내수 회복 조짐'이란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완만한 경기회복세'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마저도 이번 호에서 제외다.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불확실성 확대’로 수정되며 위험성이 더욱 강조됐다. 다만, 구체적인 하방위험과 그 영향은 추후 관련 지표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비상계엄 이전부터도 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은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2.2%로 8월 전망치(2.4%)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2.0%)보다 낮은 1.9%를 제시했고 내후년은 더 낮은 1.8%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내수 상황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지수인 ‘소매판매액지수’는 10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수출 역시 상승세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1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하며 1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증가율은 8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재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중심으로 관계기관 공조를 통해 대외신인도를 확고하게 유지하겠다"며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민생안정 지원방안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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