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면역·합성치사항암제 등 다양한 차세대 항암물질 알릴 것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이 오는 4월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미국 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자사가 개발 중인 항암제 신약 3개의 파이프라인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또 후보물질들에 대한 전임상 결과 등을 총 4건의 포스터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에 발표하는 항암제 후보물질들은 표적항암제 ‘DWP216’, 면역항암제 ‘DWP217’, 합성치사항암제 ‘DWP223’으로, 3종 모두 글로벌 무대에서 최초로 공개되며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에 도전한다.

DWP216은 TEAD1 단백질만을 정밀하게 겨냥해 NF2 변이 암종을 타깃하는 표적항암제다. 종양 억제 유전자 NF2에 변이가 생기면 암 관련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는 TEAD의 활성이 증가하는데, DWP216은 이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효과를 낸다.
특히 NF2 변이 암종에 특화된 표적치료제가 전무한 상황에서 DWP216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모든 유형의 TEAD(1~4)를 억제하는 기존 억제제와 달리 TEAD1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신장 손상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발표에서는 이 같은 선택성 검증 결과와 우수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가지는 물질에 대한 결과가 공개된다. 무엇보다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함으로써 뇌암 및 뇌 전이암까지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WP217은 면역을 억제하는 효소인 아르기나아제(Arginase)를 억제해 면역 억제 환경을 개선하는 기전의 면역항암제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PD-1 표적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가 암을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도하는데, 이 같은 방식은 종양미세환경(TME)이라고 불리는 암세포 주변의 복잡한 생물학적 환경이 이러한 면역 작용을 방해해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DWP217은 면역세포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아르기나아제의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욱 강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한다. 동물 실험에서는 기존의 아르기나아제 억제제보다 강한 효과를 보였다.

DWP223은 BRCA 돌연변이 암에서 생존 수단이 되는 DNA 복구 경로를 차단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기전의 항암제다. 기존 항암제(PARP 억제제)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내성이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새로운 계열의 정밀 타깃 치료제다.

DNA 손상된 일부 암세포는 Polθ(Pol Theta)라는 단백질이 관여하는 대체 경로를 통해 생존하는데, DWP223은 이 Polθ를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마지막 생존 수단을 끊는 방식으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DWP223은 동물 실험에서 낮은 용량으로도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기존 항암제(PARP 억제제)와 병용할 경우 50% 이상의 종양 축소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이번 AACR 발표는 대웅의 신약 개발 경험과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퍼스트인클래스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자가면역과 섬유증 분야에 이어 항암 분야에서도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