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파워금융인30-KB금융지주]
약력: 1961년생. 서울대 국사학과. 1989년 국민은행 입행. 2008년 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 2015년 KB금융지주 부사장. 2016년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2023년 KB금융지주 회장(현). 사진=KB금융지주
약력: 1961년생. 서울대 국사학과. 1989년 국민은행 입행. 2008년 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 2015년 KB금융지주 부사장. 2016년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2023년 KB금융지주 회장(현). 사진=KB금융지주
KB금융지주가 지난해 업계 최초 순이익 5조원 벽을 뚫었다. 2년 연속 리딩금융(순이익 기준) 자리를 지킨 것이다. 올해 1분기도 호실적이 점쳐지면서 ‘리딩금융=KB’라는 공식이 다시 성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가는 2024년 한 해 동안 60%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 초 17위였던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33조4000억원을 넘어서며 10위에 안착했다.

KB금융의 매서운 질주 뒤에는 “앞으로 10년, 남들보다 반걸음 빠르게 혁신하자”는 양종희 회장의 리더십이 있다.

양 회장은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사해 종합기획부, 재무기획부, 서초역지점장 등 핵심 부서를 두루 경험하며 은행 경영의 기본기를 탄탄히 다졌다. KB금융지주 설립 후에는 이사회 사무국장, 경영관리부장, 전략담당 상무, 부사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았다. 일반적으로 은행 내에서 전략, 재무, 인사 등 조직을 거쳐 행장에 오르는 것이 관례지만 양 회장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금융지주라는 더 큰 조직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그룹의 리더로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2023년 11월 그룹 회장직에 오른 양 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균형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 비은행 순이익 비중이 40%까지 늘었다.

기업가치 제고에도 적극적이다. KB금융은 2024년 말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51% 중 13%를 초과하는 자본 약 1조7600억원을 2025년 연간 현금배당 총액과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투자자 소통 측면에서도 가시적인 변화를 보였다. KB금융은 지난해 실적발표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주주들의 질문을 받았다. 사전 접수된 개인주주 질문에 경영진이 직접 답변하는 시간을 추가한 것이다. 시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하려는 양 회장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양 회장은 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은행권 맞춤형 소상공인 금융지원 계획에 적극 동참하는 등 사회적 가치를 밸류업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최신 기술들을 빠르게 도입해 확실한 성공사례를 만드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디지털금융 시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플랫폼·AI·데이터 전 영역의 컨트롤타워인 ‘디지털혁신부’를 신설해 디지털 및 AI 영역을 강화했다. 차별화된 AI역량을 확보하고 생성형 AI를 비즈니스에 본격적으로 접목하기 위해 금융 AI센터를 1·2센터로 확대하는 한편 전문성과 오랜 현장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영입했다.

올해 4월에는 그룹 사업 전반에 걸친 AI전환을 본격화한다. 그룹의 핵심인 국민은행이 AI 거버넌스를 수립할 계획이다. 주요 계열사들의 효과적인 생성형 AI 비즈니스 서비스 개발을 위해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도 공개할 예정이다.

양 회장은 테크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혁신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빅테크, 플랫폼 기업은 더 이상 우리의 경쟁자가 아니라 새로운 길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라며 공동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박명규 기자
그래픽=박명규 기자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