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글로벌 부동산 자산 최대 800조원 손실”
AIGCC, 물리적 리스크 대응·솔루션 투자 확대 촉구
기후변화에 따른 물리적 리스크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실질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아시아기후변화투자자그룹(AIGCC)은 27일 서울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유엔글로벌콤팩트 지속가능금융 세미나에서 최근 “2050년까지 S&P 글로벌 리츠(REIT) 지수 기준 부동산 자산의 26~28%(최대 800조원)가 손실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발표에 나선 배희은 AIGCC 이사는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감축’ 전략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 자산 비중을 늘리는 ‘전환’ 전략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 솔루션 투자를 통한 기회 요인이 연간 300억 달러(41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기후적응 기술·인프라 투자가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AIGCC는 아시아 11개국 80여 개 기관투자자(운용자산 3경 8547조원)가 가입한 투자자 네트워크로 ESG 채권 및 기후 리스크 분석, 기업 관여(engagement) 활동 등을 통해 넷제로 달성을 유도하고 있다.
배 이사는 “최근 인프라·부동산 자산군에서 기후목표 설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이 관련 대응을 고민하는 초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AIGCC가 실시한 회원사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분야에서 탈탄소 목표를 설정한 비중은 32%, 기후솔루션 목표는 14%에 불과했다.
아시아에서는 국가별로 ESG 채권 전략도 부동산 탈탄소화에 있어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 사회적채권 비중이 높고 녹색채권 발행은 정체돼 있는 반면, 일본은 정부 주도 ‘GX(Green Transformation, 녹색 전환) 채권’으로 민간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은 녹색채권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투자를 강화하는 구조다.
배 이사는 “ESG 투자는 단순한 녹색채권을 넘어 시스템 전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저탄소 경제로의 구조적 이행에 따른 투자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AIGCC 회원사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분야는 에너지 저장, 재생에너지 발전·송전, 저탄소 교통, 녹색 인프라 등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AIGCC는 넷제로 투자 가이던스 ‘NZIF 2.0’을 기반으로, 주식·채권·부동산·사모펀드 등 전 자산군별 목표 설정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과도 협업 중이며 삼성전자·SK이노베이션·포스코 등 한국 기업에는 수탁자 책임 활동을 통해 탈탄소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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