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AI 경쟁에 불을 붙인 가운데,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늦은 출발로 우려를 샀다. 그러나 최 대표는 단순한 기술 추격이 아닌, 서비스에 녹아드는 AI 전략을 통해 ‘네이버만의 방식’을 구축하며 차별성을 증명했다.
네이버는 일찍부터 소버린(주권) AI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영어와 중국어가 아닌 언어를 기반으로 초거대 AI 모델 구축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활용해 클라우드 기반 AI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 경험까지 갖춘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네이버가 유일하다
최 대표는 네이버 전 사업 부문에 AI 도입 속도를 높이며, 역량을 집중했다. 최 대표는 연간 연구개발비로 전체 매출의 약 20%를 투자하며 외형 성장과 기술 혁신을 동시에 이뤘다. 최 대표 취임 후 네이버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연달아 기록하고 있고 검색, 커머스, 광고 사업의 고른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커머스는 최수연 대표 선임 이후 가장 눈에 띄는 성과가 드러난 사업이다. 커머스 부문 매출은 지난 2021년 1조 4751억에서 2022년 1조 8011억원, 2023년 2조 5466억원, 2024년 2조 9230억 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2023년 8월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 후, AI 검색서비스 ‘큐:’와 대화형 AI ‘클로바X’를 선보이는 한편, AI 기반 상품 추천 솔루션과 고객 응대 자동화 솔루션 등을 SME에게 제공하며 커머스 생태계를 확장시키는 등 내재화된 AI 역량을 통해 네이버 서비스의 두 축인 검색과 커머스를 고도화한 결과다.
네이버는 일찍부터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영어와 중국어가 아닌 언어를 기반으로 초거대 AI 모델 구축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활용해 클라우드 기반 AI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 경험까지 갖춘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네이버가 유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2024년 6월, 네이버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콘텐츠 사업의 확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2023년 초 인수한 북미 C2C 플랫폼 ‘포시마크’는 라이브커머스 기능 ‘포시쇼’, 이미지 검색 기반 ‘포시렌즈’ 등을 통해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5년, 최 대표는 ‘온서비스 AI’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네이버의 모든 기술과 서비스를 AI로 연결해 사용자 경험 전반을 재설계하는 것이 목표다. 검색 기반 통합 에이전트를 통해 콘텐츠 탐색은 물론 예약·구매·결제까지 네이버 안에서 이뤄지도록 돕는 ‘AI 비서형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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