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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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여파로 미국 내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맥도날드 방문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소득 감소와 소비 심리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68억 4,000만 달러(약 9조 4,7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도 11% 오른 3.19달러에 달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평균(매출액 67억 달러, EPS 3.15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체인 식당의 핵심 지표인 동일 점포 매출도 3.8% 증가하며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내 동일 점포 매출도 2.5% 올랐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가격 전략, 마케팅, 신규 메뉴 출시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의 주요 고객층인 저소득 소비자들의 방문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켐프친스키 CEO는 “2분기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매장 방문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며 “많은 미국인들이 여전히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산층 고객의 방문은 소폭 늘었고, 고소득층에선 크게 증가했다.

그는 저소득층의 실질 소득 감소와 부정적인 소비 심리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이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프로모션과 할인 행사가 매출에 도움이 됐지만, 매장 매출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저소득층 소비자에게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켐프친스키 CEO는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임금 상승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오용 불안과 관세 인상 등 부정적인 요소로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더 저렴한 메뉴로 바꾸거나, 집에서 식사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패스트푸드 소비를 줄이고 있다"며 "저소득층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의 신호"라고 진단했다. FT는 이어 “특히 저소득층의 이탈 속에서 패스트푸드 업계가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역시 “레스토랑들 업계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특히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블랙박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 전체 레스토랑의 고객 수는 1.8% 감소했으며,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