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11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11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허니문 기간은 끝나고 이제 본게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임기 초 100일은 정책 추진력의 골든타임이며 첫 단추는 잘 끼워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정치경제적 관점에서 대통령 임기 초 100일은 국정 추진 기조와 리더십의 시험대이자 향후 임기 내 정책을 실행할 추진력을 축적하는 골든타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 기간은 증시에서도 정책 기대가 가장 크게 형성되는 시점이며 제시하는 정책 방향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모두에 강력한 신호로 작용한다.

대신증권은 “글로벌 증시 호조에 ‘코스피 5000’ 정책 기대가 상승 모멘텀으로 더해지며 코스피는 역사적 고점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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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30일 기자회견, 추경예산과 정부 예산안,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등을 통해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해왔다.

여기에 긴급 추경과 소비쿠폰으로 내수 진작을 시도했고 AI 성장전략과 K-붐업(콘텐츠, 뷰티, 바이오, 식품),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고속도로 구상 등을 통해 중장기적 성장의 틀을 제시했다.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정상화’를 키워드로 소액주주 권리 강화, 물적분할 규제, 불공정거래 근절을 통한 신뢰 회복을 강조해왔다.

대신증권은 “11일 열린 100일 정책 기자회견은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기보다는 기존 정책 기조를 재확인하는 성격이 강했다”며 “주식시장에서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인하(기준 50억→10억) 철회 여부가 시장의 핵심 관심사였으나 대통령은 원칙적 과세 필요성과 동시에 시장 심리를 고려해 대응하겠다는 수준으로 에둘러 정책 철회를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산업정책 역시 기존의 디테일을 정리한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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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에서는 박진영 위원장 기용을 통한 글로벌 교류 강화, 에너지에서는 “탈원전 회귀는 아니다”라는 실용적 믹스,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강화가 현실적 정책임을 반복했다.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한편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정책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대신증권은 “시장 기대 측면에서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이재명 행정부의 허니문 기간은 사실상 종료됐고 첫 취임 100일동안 정책 기대감이 시장을 밀어 올렸다면 앞으로는 실제 성과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기대감이 정점을 통과하며 차익실현 매물이 우세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놨다.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해서는 ▲개정된 세법과 상법의 적용이 실제 불공정 거래행위의 사법 집행 및 법률 실효성 ▲산업 정책에 이은 기업 실적의 가시성 ▲대미 협상(자동차 관세, 기술인력 비자 등) ▲북미 대화 등 외교 현안과 글로벌 환경 속에서 한국 경제가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