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맞아 지속가능한 여행법 제안
순천만·김녕미로공원·예테보리 사례 소개
물 절약·지역 소비·문화 존중 중요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LG화학과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지속가능한 여행을 주제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콘텐츠를 공개했다. 특정 관광지를 ‘ESG 여행지’로 규정하기보다 여행자가 이동과 소비, 숙박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지속가능한 관광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LG화학은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운영하는 ESG 문화 유튜브 채널 ‘대담해’를 통해 지속가능한 국내외 여행 사례와 실천법을 소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콘텐츠에는 한양대 관광학부 김남조 교수와 신학승 교수가 출연해 순천만습지, 제주 김녕미로공원, 스웨덴 예테보리, 코스타리카 몬테베르데 등 국내외 사례를 중심으로 ESG 관광의 의미를 설명했다.

김남조 교수는 국내 대표 사례로 전남 순천의 순천만습지와 순천만국가정원을 꼽았다. 순천만은 과거 하구 모래 채취를 중단하고 생태계를 보전하려는 지역사회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생태관광지로 자리 잡은 곳이다. 습지에 설치된 긴 데크로드는 장애인과 노약자도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관광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관람객의 이동 동선을 제한해 생태계 훼손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김 교수는 “2023년 기준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에버랜드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방문객이 찾은 관광지”라며 “아름다운 자연환경만으로도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사회에 경제적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순천만습지와 순천만국가정원, 용산전망대, 와온해변 등을 함께 둘러보면 생태 보전과 지역 관광이 결합한 지속가능한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철에는 순천만 일대에서 흑두루미도 관찰할 수 있다.

제주 김녕미로공원도 지속가능한 관광 사례로 제시됐다. 김 교수는 오래된 것을 보존하며 본래의 가치를 지키는 것을 ‘진정성’,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신기성’이라고 설명했다. 김녕미로공원은 나무를 심어 만든 미로를 직접 걸으며 출구를 찾는 체험형 관광지다. 자연을 활용한 공간을 보존하면서도 방문객에게 놀이와 체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관광의 재미와 지속가능성을 함께 갖춘 사례로 소개됐다. 지역 주민 고용과 숙박·식당 이용 등 지역 소비를 유도하는 점도 지속가능한 관광 요소로 꼽혔다.

도심에서도 ESG 관광은 가능하다. 김 교수는 서울식물원과 같은 식물원이 식물자원 보전과 환경교육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도심 속 식물원은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생태와 환경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다. 향후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활용이 확대되면 도시형 지속가능 관광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해외 사례에서는 여행자의 이동 방식과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강조됐다. 신학승 교수는 “ESG 관광은 특정 국가나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 과정에서 환경, 사회, 거버넌스의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 측면에서는 스웨덴 예테보리와 코스타리카 몬테베르데가 소개됐다. 예테보리는 자전거와 도보 중심의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여행 중 탄소 배출을 줄이기 쉽다.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마켓을 이용하면 지역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코스타리카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생산과 생태보전 지역 운영을 통해 친환경 관광 정책을 실천하는 대표 국가로 꼽혔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지역사회 기반 관광이 주목됐다. 지역 주민이 직접 관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해 관광 수익이 지역사회로 환원되는 구조다. 신 교수는 산티아고 순례길도 가족이 운영하는 소규모 숙소나 에코 알베르게를 이용하고, 지역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소비하며, 생분해성 용품 사용과 쓰레기 되가져오기를 실천하면 ESG 여행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뉴질랜드 퀸스타운과 팔라우가 사례로 제시됐다. 뉴질랜드는 관광객이 환경과 문화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하는 ‘티아키 프로미스’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팔라우는 입국 시 환경보호를 약속하는 ‘팔라우 서약’을 시행해 책임 있는 여행 문화를 제도화했다.

신 교수는 지속가능한 관광 확산을 위해 개인의 선의뿐 아니라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숙박시설에서 물과 전기 등 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다르게 부과하는 방식이 관광객의 절약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환경 보호를 비용과 혜택으로 연결하는 ‘그린 캐피털리즘’ 접근이 ESG 관광 확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박찬욱 희망친구 기아대책 ESG나눔본부장은 “여행은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인 만큼 ESG 역시 거창한 실천보다 작은 행동의 변화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일상 속 ESG 실천 방법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과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2021년부터 교육사회공헌사업 ‘라이크그린’을 운영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ESG 문화 확산을 위한 유튜브 채널 ‘대담해’를 통해 환경, 과학, 사회 문제를 다룬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