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권고 기준 정책 정합성 평가서 특위 의원들 평균 0.42점(-2~+2점 척도) 기록
전체 발언 중 53.7%가 기후 대응에 ‘원론적·역행’ 성향… 재생에너지 직접 언급은 4%에 그쳐
기후미디어허브는 글로벌 기후 싱크탱크 인플루언스맵(InfluenceMap)의 기술 지원 및 검수를 바탕으로, 지난 17개월간 기후특위 위원들의 의정 활동 충실도와 정책 성향을 평가한 국회 기후특위 종합 평가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다만 출석률·발언량·법안 발의 등 의원 간 비교가 필요한 정량평가는 재임 기간이 5개월 이하인 위원 6명을 제외한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번 평가는 기후특위 기간 내 위원들의 기후 관련 발언(국회 회의록 및 언론 보도 총 736건)을 분석해 파리협정 1.5°C 목표와의 정합성을 평가한 ‘질적 데이터’와 회의 출석률, 발언량, 법안 발의 건수를 계량화한 ‘양적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검증한 결과다.
특히 언론 보도를 통한 발언보다 실제 입법 논의가 이루어지는 회의록상 발언이 정책과 규제 형성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하에, 회의록 발언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후미디어허브가 이 방법론을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 맞게 적용하고 인플루언스맵의 최종 검토 및 검증을 거쳤다.
기후특위 위원 전체의 평균 점수는 0.42점(-2~+2점 척도)에 그쳤다. 이는 중립을 의미하는 0점을 겨우 웃도는 수준으로, 대다수 의원들이 1.5도 목표 달성을 표면적으로는 지지하지만, 구체적으로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법안)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체 발언 중에 +2점을 받은 발언은 9.1%(67건)에 불과했다.
반면, 원론적·중립적 입장을 취한 발언은 41.4%(305건), 기후 목표에 역행하거나 규제 완화를 요구한 발언은 12.3%(90건)로 집계되어, 국회 내 기후 논의가 소극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시사했다.
2035 NDC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특히 유상할당, 상쇄배출권 관련)에 대한 발언이 의원들 사이에서 전반적으로 많았고, 그외 원전 건설이나 석탄 발전소 폐지, 해상풍력법 관련한 발언도 많았다.
개별 위원 및 정당별 편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책 정합성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위원은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1.42점)이었으며, 더불어민주당 강득구(+1.00점)·이소영(+0.95점)의원 등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반면, 최하위 점수를 기록한 3인은 이헌승 의원(-0.51점), 김소희 의원(-0.43점), 조은희 의원(-0.43점)으로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었다.
정당별 평균 점수는 조국혁신당(+1.42점), 진보당(+1.21점), 더불어민주당(+0.76점) 등이 양수(+)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은 유일하게 음수(-0.26점)로 집계됐다. 또한, 가중치 산식을 적용하면, 전체 발언의 30.7%가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삼았으나 정책 기여도는 0.18점에 불과했으며, 주요 해법으로 꼽히는 ‘재생에너지’를 직접 언급한 발언은 전체의 4.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루언스맵의 정책 정합성 평가 방법론은 원래 기업의 기후 관련 정책 관여 활동(기후 로비)이 파리협정 1.5°C 목표 및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권고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측정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발언 성격에 따라 +2점(명확한 적극 지지)부터 0점(중립·원론적), -2점(목표 역행 및 규제 완화 요구)까지 5단계로 점수를 산정한다.
위원들이 발의한 기후·에너지 관련 법안 130건 중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된 법안은 한 건도 없었다. 또한 출석률 100%는 20명 중 2명(박지혜·위성곤)이며, 70% 미만도 3명(차지호 66.7%·이헌승 65.0%·서범수 60.0%)이 있었다. 회당 평균 3~4명의 의원은 아무런 발언 없이 ‘출석 도장’만 찍고 퇴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안 발의 실적의 63%가 위원장과 간사를 맡은 상위 6명에게 편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세진 인플루언스맵 한국 팀장은 “국회의원을 포함해 한국의 기후 정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IPCC에서 제시한 1.5도 경로와 일치하는 정책 도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번 결과는 1.5도 경로에 비춰볼 때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며, 앞으로 이러한 노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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