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ESS 후발주자 SK온 2027~2031년 5년치 9GWh 물량 수주
중국산 셀 대체 수요 확대, 미국 탈중국 규제가 공급망 재편 촉발
2일 DS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계약이 단순한 대형 수주보다 미국 ESS 시장의 공급망 재편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SK온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파우치 셀 9GWh를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계약 규모를 약 1조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SK온은 별도 계약을 통해 추가 9GWh를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해 향후 전체 물량이 18GWh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DS투자증권은 거래 상대방의 규모보다 수주가 이뤄진 배경에 주목했다. 상대 기업인 네오볼타는 직전 회계연도 매출이 843만 달러에 그친 신생 배터리 팩 조립사다.
계약 물량에 비해 사업 규모가 작아 자금 조달과 운전자본 부담도 변수로 꼽힌다. 그러나 중국산 셀을 사용하던 미국 ESS 공급망에서 한국산 셀을 찾기 시작했다는 점은 국내 배터리 업계에 중요한 변화라는 분석이다.
특히 SK온은 북미 ESS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받는다. 직전 확정 ESS 수주도 1GWh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5년치 물량을 확보했다는 것은 기존 공급망만으로는 미국 시장의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규제 강화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액공제와 관세뿐 아니라 국가 안보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산 배터리와 소재를 활용한 ESS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투자세액공제(ITC)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등 각종 지원 제도에서도 비중국산 공급망 요건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세액공제 요건을 실제 공급망 구조로 입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아 중국산 셀을 사용한 사업자는 규제 충족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북미 ESS 시장에서 생산능력 자체보다 규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적격 생산능력(CAPA)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산 공급망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산 배터리와 소재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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