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외식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미쉐린이 늘어나는 평가 대상 식당을 기존 인력으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미쉐린 스타 식당에서는 수년 동안 평가원이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증언도 나왔다.
미쉐린 가이드의 외형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전 세계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식당은 2021년 7월 최소 1만5723곳에서 올해 8월 1만9652곳으로 약 25% 늘었다. 별을 받은 식당뿐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빕 구르망’과 추천 식당인 ‘미쉐린 셀렉티드’ 등이 모두 포함된 수치다.
한국 시장에서의 확장세도 뚜렷하다. 서울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은 2021년 32곳에서 올해 42곳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2024년 평가 지역에 새롭게 포함된 부산(4곳)까지 더하면 국내 미쉐린 스타 식당은 총 46곳에 달한다.
문제는 이처럼 급증하는 관리 대상을 평가할 평가원 규모가 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미쉐린 평가원은 신분을 숨긴 채 일반 손님으로 위장해 재료의 품질, 조리 기술, 맛의 조화, 요리의 개성과 일관성 등을 종합 평가한다.
미쉐린 측에 따르면 평가원 1명이 1년에 소화하는 익명 식사는 250~300회에 이른다. 한 전직 미쉐린 평가원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2만 개에 달하는 식당을 주기적으로 정밀 평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구조"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미쉐린 특유의 '비밀주의'가 오히려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평가원의 신분을 숨기는 것은 공정한 평가를 위한 필수 요소지만 전체 인력 규모와 방문 주기, 등급 결정 절차까지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운영되면서 외부 검증이 불가능한 '깜깜이 평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미쉐린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미쉐린 관계자는 "현재 30개국 출신의 다양한 전문가들로 평가원단을 구성하고 있으며 평가 지역 확대에 발맞춰 인력을 지속해서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익명의 관계자들이 제기한 주장이나 추측에 대해서는 별도로 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외식업계가 평가의 엄정성에 민감한 이유는 별 하나의 무게감 때문이다. 미쉐린 스타의 획득이나 상실은 식당의 예약률과 매출, 셰프의 명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평가 인력이 제때 확충되지 않아 평가의 일관성이 흔들린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 외식업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결국 외형 확장 속에서 평가 체계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오랜 시간 쌓아온 권위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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