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내 반려동물 장례 관련 기업은 4만3600곳에 달한다. 관련 시장 규모도 이미 100억위안(약 2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전문 업체를 통해 장례를 치르려는 수요가 늘면서 관련 산업의 외형도 빠르게 커지고 있는 셈이다.
장례 방식도 사람 못지않게 세분화되고 있다. 기본적인 화장과 유골 보관은 물론 별도의 추모 공간을 마련하거나 발자국과 털 등을 활용해 기념품을 제작해주는 상품도 등장했다. 일부 업체는 정장을 갖춰 입은 직원 4명이 관을 운구하고 리무진으로 이동하는 고급 맞춤형 장례까지 운영한다. 가격은 9880위안(약 200만원)에 달한다. 유골을 가공해 보석 형태의 기념품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는 1만8000위안(약 360만원) 수준이다.
이 같은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늘어난 반려동물 규모와 달라진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도시 지역에서 키우는 반려견과 반려묘는 각각 약 5300만마리와 7300만마리로 총 1억2600만마리에 달했다. 여기에 반려동물을 단순히 기르는 동물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사료와 의료·미용 등에 집중됐던 소비도 장례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의 성장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반려동물 장례업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감독 체계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 동물 사체 처리와 환경, 장례시설 등에 대한 관리 권한이 여러 기관에 분산돼 있는 데다 표준화된 서비스 기준도 없어 업체 관리와 소비자 보호에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관련 서비스가 장례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은 29.2%로 집계됐으며, 한 마리에 지출하는 월평균 양육비도 12만1000원에 달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장묘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장례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현행 제도상 동물장묘업은 장례식장과 화장·건조·수분해장·봉안시설 등 고정형 시설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에 정부는 오는 12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차량을 이용한 동물장묘업을 허용하고 자연장 시설도 장묘시설 범위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장례 차량이 반려인의 집을 직접 찾아 사체를 수습한 뒤 화장하고 유골함을 전달하는 ‘찾아가는 이동식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도 본격 도입된다. 주변에 장묘시설이 없어 장례에 어려움을 겪었던 반려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중국처럼 고급화된 장례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과정까지 별도의 서비스 영역으로 보는 움직임은 커지고 있다. 관련 제도가 정비되면서 장례 방식과 서비스 역시 한층 다양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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