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 총회서 신분당선 하부 통과·위치 재검토 결의
"침수 우려·공사 지연 불가피" vs "광역교통 필수 인프라" 팽팽
사업시행자·지자체, 편익 배분과 일정 조율 '시험대'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일대 / 한국경제신문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일대 / 한국경제신문
서울 강북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뉴타운에서 신분당선 용산 연장선상의 '보광역 신설'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교통 여건 개선이라는 대의에는 이견이 없으나, 역 출입구 위치와 구역 하부 관통에 따른 주거환경 영향, 공사 일정 충돌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를 두고 정비구역 조합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재정비사업조합은 최근 개최한 정기총회에서 전체 조합원 1103명 중 1010명의 참여 속에 보광역 설치 현안을 공식 논의하고, 구역 영향 검토 및 사업 일정 조율을 요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소음·침수 리스크" vs "전체 교통 개선"…위치 적정성 공방

조합 측이 제기하는 주된 쟁점은 안전성과 지형적 적합성이다. 신분당선 노선이 재개발 구역 지하를 통과하는 데 따른 진동·소음 리스크와 더불어, 현재 거론되는 장문로 사거리 일대가 상습 침수 취약지구라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약 250m 떨어진 기업은행 정류장 인근 등 대안 부지를 포함해 한남뉴타운 전역의 접근성을 고루 반영한 복수 노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통 인프라 설계 측면에서는 지형 구배(기울기), 철도 곡선 반경, 기술적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최적의 위치 선정이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업 추진 일정의 연계성도 뇌관이다. 수조 원대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재정비사업은 인허가 지연이나 공사 중복 등으로 일정이 수개월만 밀려도 조합원이 감당해야 할 사업비와 이주비 금융이자 부담이 급증한다. 민간투자사업자인 새서울철도와 재개발 조합 간 긴밀한 공정 협의가 사전에 담보되지 않으면 양측 사업 모두 표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핵심은 '공공 인프라의 편익과 리스크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로 모인다. 광역교통망 신설에 따른 지가 상승 등 수혜는 뉴타운 전역에 분산되는 반면, 공사 기간의 혼잡과 지하 관통에 따른 부담이 특정 구역에 집중된다면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비업계의 중론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용산구와 서울시, 국토교통부 등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중재를 주문하고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과 국가 철도망 사업이 맞물리는 복합 국면인 만큼, 사업시행자가 객관적인 기술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민 설명회를 진행하고 관할 지자체가 속도 조절과 행정 지원의 완충 지대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