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제 176호 (2020년 01월)

“12·16 부동산대책에 지방 투자로 눈 돌려”

기사입력 2019.12.27 오후 01:46

interview 김형일 나눔스쿨 대표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 “비규제 지역의 본격 상승장 온다.” 김형일 나눔스쿨 대표는 “12·16 부동산 안정화 방안(이하 12·16 부동산대책)으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됐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비규제 지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12·16 부동산대책에 지방 투자로 눈 돌려”

고가 주택을 겨냥한 12·16 부동산대책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던 주택 시장에 충격을 던진 가운데, 일각에선 발 빠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대책 직후 부동산 카페 등에선 “지방 거점도시로 돈이 쏟아지고 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온다. 김형일 나눔스쿨 대표(필명 나눔부자, 나눔도시재생협동조합 이사장)는 “대책 이후 서울이 주춤하는 사이 ‘풍선효과’로 비규제 지역 투자처가 뜰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타임머신을 타고 2015년 서울로 돌아갈 순 없지만, 지역을 옮기면 그때처럼 대세 상승이 시작되는 곳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2000년대 은행 등에서 채권추심 업무를 하다가 부동산 경매에 눈을 뜬 뒤 부동산중개업을 거쳐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업 투자에 나섰다. 1억 원의 종잣돈으로 4년여 만에 토지, 상가, 아파트 등의 부동산 40여 곳을 소유한 100억 대 자산가가 됐다. 재야의 고수로 통하는 김 대표는 네이버 카페 ‘나눔스쿨’ 등을 통해 토지, 상가, 아파트의 투자 경험을 강의하고 있다.


“2010년 부동산중개업을 할 무렵 부산 투자자들이 대구 주택을 많이 사는 것을 봤습니다. 당시엔 대구 경기가 좋지 않아 의아했는데 2011년 무렵부터 2년간 대구 집값이 뛰기 시작했어요. 이후 부산과 대구의 집값 상승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당시 침체기였던  서울 및 수도권으로 눈을 돌렸고, 서울은 2015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김 대표는 “주택 시장의 흐름은 지역별로 각기 다르다”며 2020년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2·16 부동산대책에 지방 투자로 눈 돌려”

고강도의 12·16 부동산대책이 나왔습니다. 집값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서울 부동산은 대책 이전에도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었습니다. 투자금의 규모가 큰 데다 중과세, 규제 등으로 전문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히려 적었습니다.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등을 담은 12·16 부동산대책으로 서울 등 고가 주택의 신규 진입은 제한될 것이고, 이는 지방 부동산 상승의 도화선이 될 겁니다. 서울 투자자들도 지방 ‘원정’ 투자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5년 서울’처럼 상승장이 시작되는 곳은 어디인가요.
“울산 대장주 아파트는 이미 몇 달 사이 1억~2억 원 올랐습니다. 그러면 ‘이미 늦은 게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저는 늦지 않았다고 봅니다. 이는 2016년에 서울 아파트를 매수해야 하나 묻는 것과 같습니다. 창원은 집값이 많이 빠져 있는 곳입니다. 전 고점에서 20%가량 밀렸죠. 조정이 컸던 곳이 회복 폭도 그만큼 큽니다. 창원과 울산은 그간 해당 지역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어서 집값이 하락하는 것으로 풀이됐어요. 물론 기업 경기의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 입주 물량이 많았던 부분이 더욱 컸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서울에선 과거 오랜 침체를 겪은 탓에 집값의 상승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적었어요. 그러다가 투자자들이 선(先)진입하고 가격이 올라가니까 실거주 수요들이 몰려들어 폭등장이 만들어진 겁니다. 거침없는 상승에 너도나도 달려갈 때는 오히려 리스크가 있는 시장입니다. 지금 대전이 그렇습니다. 3년 전 대전을 주목하라고 많이 얘기했었는데, 현재 대전은 많이 상승했습니다. 당시 대전 아파트 가격이 주춤했던 원인은 인근 세종의 새 아파트 물량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종의 주택 가격이 많이 오르니까 다시 대전 사람들이 대전으로 돌아오고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지면서 대전 상승장이 열린 겁니다. 그 ‘3년 전의 대전’이 지금 청주의 분위기와 유사합니다.”


지방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양극화가 되면 서울 대 지방, 강남 대 강북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지방 안에서도 분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지역이라도 신축과 구축이 나뉘듯 말이죠. 지방의 비규제 지역에 투자하더라도 자금이 된다면 이들 지역의 대장주 아파트를 먼저 찾아보고, 투자액에 따라 2급지, 3급지, 재개발 순으로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서울 등 고가 주택 시장은 안정될까요.
“민간분양가상한제가 확대되면 ‘로또’ 아파트 열기가 다시 인근 신축 및 구축 시장도 뜨겁게 달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도심의 새 아파트를 원하는데, 이를 막아 놓고 규제로 수요를 줄이고자 하는 정책은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각종 규제에다 큰돈을 투자하면서 서울 아파트를 사는 것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지만, 실거주로 서울에 내 집 마련을 계획한다면 지금이라도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집값이 비싼데 왜 실거주 관점에서는 진입해도 되는 것일까요.
“과거 폭등기를 보면 서울 주택의 매매가 대비 전세 비율이 약 40%였어요. 현재는 60% 수준입니다. 현재 서울 집값이 높지만, 과거 상승기의 상승 폭에 견주면 적정한 수준이고 여기서 더 상승한다면 거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향후 5년 이내 서울 하락장이 시작되고, 다시 매매가와 전세가율이 좁혀지는 투자 기회가 온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하락장이 시작돼도 그 가격이 현재 가격보다 낮을 가능성은 적다고 봅니다.”


‘자고 나면 억’이라는 말처럼 집값 움직임이 최근 급속히 빨라졌는데요.
“부산이 조정지역에서 해제되면서 1~2주 만에 적게는 1억 원에서 2억~3억 원이 순식간에 올라가는 아파트들이 속출했습니다. 과거에는 상승하더라도 몇 개월 걸렸을 텐데, 최근에는 움직임이 너무 빨라졌습니다. 지난 몇 년간 서울 상승장이 기폭제가 되면서 1000만 명의 서울 사람들을 비롯한 수도권 인구가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부동산 카페와 밴드, 각종 교육 등으로 부동산 지식을 갖춘 투자자들도 빠르게 양성되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한 지역이 상승하는 과정에 투자 1진, 2진, 3진이 차례로 들어갔다면, 지금은 0.5진에 끝난다고 할까요. 그 속도가 가히 ‘5세대(5G)’ 수준으로 빨라지고 투자자 수도 크게 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도 ‘5G 시대’에 돌입하며 투자 전략도 달라졌을까요.
“선진입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종전에는 매매와 전세 가격이 좁혀지는 시기를 투자의 적기로 노렸다면 지금은 창원과 울산 등의 사례에서 보듯 매매와 전세 가격의 간극이 있더라도 미리 진입하고, 인근 지역의 공급 물량이 2년 후부터 줄어든다고 해도 기다리지 않고 먼저 투자해서 때를 기다리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본격 상승장이 오기 전부터 길목을 지키는 일종의 ‘기다리는 투자’ 흐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시야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투자자들이 늘어난 만큼 상대적으로 관심이 제한적인 땅이나 상가 등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현명하다고 봅니다.”


‘12·16 부동산 안정화 방안’ 주요 내용
 
9억 이상 LTV 낮추고 15억 이상 대출 제한
앞으로 고가 주택의 대출은 더욱 좁혀진다. 서울 등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담보인정비율(LTV)은 9억 원 이하에 대해선 현행 40%가 그대로 적용되지만 초과분은 20%다. 15억 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의 경우 주택 보유수와 관계없이 대출이 금지된다.
대출 요건도 엄격해졌다. 앞으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1주택자는 1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무주택자 또한 1년 안에 전입해야 한다. 고가 주택의 기준은 공시가격이 아닌 시가 9억 원으로 바뀐다. 전세대출 규제도 강화됐다.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을 보유하게 될 경우 대출이 회수된다.


종부세, 최고 3.2%→4%로 상향
종합부동산세율(종부세)은 현행 0.5~3.2%에서 0.6~4.0%로 인상된다. 일반세율은 최고 2.7%에서 3.0%로 0.3%포인트 오르고, 3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종전 최고 3.2%에서 4.0%로 상향한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경우 세 부담 상한선도 200%에서 300%로 올라 전년도에 냈던 보유세의 3배까지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
종부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도 현재 68% 수준이지만, 시세의 80% 수준까지 공시가격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요건도 까다로워졌다. 현행 세제는 1주택자의 경우 9억 원 초과분에 대해 보유 기간을 기준으로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한다. 그러나 2021년 양도분부터는 연 8%가 가산되는 공제율을 보유 기간(연 4%)과 거주 기간(연 4%)으로 구분해 계산한다.


분양가 상한제 전방위 확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도 대폭 확대됐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영등포·마포·성동·동작·양천·용산·중·광진·서대문구 등 13개 구 모든 동과 강서구(방화·공항·마곡·등촌·화곡), 노원구(상계·월계·중계·하계), 동대문구(이문·휘경·제기·용두·청량리·답십리·회기·전농), 성북구(성북·정릉·장위·돈암·길음·동소문동2~3가·보문동1가·안암동3가·동선동4가·삼성동1~3가), 은평구(불광·갈현·수색·신사·증산·대조·연촌) 일부 동을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수도권에선 경기 광명(광명·소하·철산·하안)과 하남(창우·신장·덕풍·풍산)·과천(별양·부림·원문·주암·중앙) 일부 동이 추가로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됐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6호(2020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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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12-2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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