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이헌 작가·패션 칼럼니스트·스타일리스트] 다들 걱정해도, 다들 뭐라 해도, 꿋꿋하게 지켜 온 아버지의 유기농법이 브랜딩 전문가인 아들을 만나서 꽃을 피웠다. 숱한 어려움을 견디며 유기농 노하우를 확립한 아버지의 업을 잇기로 마음먹은 아들 농부 원승현. 유기농 농부의 길을 걷기 위해 지은 이름이 '그래도팜(Nevertheless Farm)'. 아버지를 이은 그곳의 대표이자 브랜드 파머(brand farmer)로서 그가 일궈 가는 유기농 장인의 길을 조명한다.

[Artisan] 대한장인(大韓匠人) 12. 브랜딩을 만난 유기농법, 땅을 살리다, 유기농 장인 원승현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겸손을 먼저 배우다
아뿔사! 본 칼럼의 주제이자 키워드인 ‘대한장인’을 대화의 화두로 꺼낸 것이 실수였다. 어렵사리 얻은 그의 번호로 본 칼럼의 12번째 주인공으로 초빙하고 싶다는 필자의 제안이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던 것이다. 취재 대상들로부터 열렬한 환영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환대를 받으며 진행됐던 그간의 인터뷰와 취재를 이쯤에서 그만두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절체절명의 절망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허나 그의 거절 이유는 인터뷰를 해 볼 만큼 해 봤기 때문이거나, 팬덤이 형성된 맛있는 토마토로 돈 맛을 보았기 때문도 아니었다. 그가 인터뷰 제안에 손사래를 친 이유는 그의 책 <토마토 밭에서 꿈을 짓다>를 자세히 읽어 본 후에야 알게 됐다.

"아버지도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으신 지 수십 년인 데다가, 소비자들이 줄 서서 사 가는 농산물을 생산하고 계신데, 이제 장인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농사에 장인이 어디 있냐?"
"왜요? 보니까 '농업기술 명인', '농업 마이스터', '유기농 명인'이다 해서 인정받는 분들이 많던데요?"
"1년에 잘해 봐야 두세 번 짓고, 평생 해 봐야 백 번도 연습하기 힘든 게 농사야. 하다못해 방망이를 깎아도 만 번은 연습하고 나서야 장인 소리를 들어도 들을 텐데 백 번도 농사를 안 지어 보고 그런 소리를 듣는 건 가당치도 않지."
- <토마토 밭에서 꿈을 짓다> 中 -

길고 긴 설명을 통해서 어렵사리 취재를 허락 받았지만 그의 책에서 이 내용을 읽으면서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렸는지 모른다. 아버지와 이런 대화를 나눈 이가 자신을 장인이라 칭하는 인터뷰에 순순히 응할 리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장인'이라는 단어에 반응한 그의 태도, 그리고 그의 책 행간에서 전해오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통해서 머지않은 미래에 원승현은 그야말로 ‘대한장인’이라는 타이틀이 걸맞은 인재가 되리라는 확신을 얻게 됐다.

어쩌면 그냥 심으면 저절로 자라는 게 농작물인 줄만 아는 우리에게 그가 드러낸 겸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땅으로부터 얻어낸 소출은 고스란히 그만큼 땅으로부터 빼앗는 것임을 체득한 아버지의 교훈을 전해 들으면서 농업이야말로 대를 이어야 그 가치가 전승된다는 것을 알아차린 청년의 깨달음은 잘나가던 브랜드 전문가가 도시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버지로부터 배우기로 마음먹은 시발점이 됐다. 농작물에 브랜드를 입히고 땅을 되살려야 한다는 결심이 있는 한 대한민국의 농업도 유럽의 부농들이 누리는 우아함을 닮아 갈 수 있으리라. 이제 원승현과 그의 부모님의 쉽지 않던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양팔 가득 기토를 담은 포장박스를 안은 원승현의 만족한 미소가 그득하다. 2 토마토뿐 아니라 유기농으로 다른 작물도 생산 공급한다. 3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가능한 많이 익은 토마토를 공급한다. 3 아들이 디자인한 포장박스에 정성스레 토마토를 담는 원 대표의 어머니. 4 필자를 위해 준비한 토마토 요리. 5 껍질을 벗겨 얼린 토마토, 천연 아이스크림으로 유아에게 최고의 간식이다.
1 양팔 가득 기토를 담은 포장박스를 안은 원승현의 만족한 미소가 그득하다. 2 토마토뿐 아니라 유기농으로 다른 작물도 생산 공급한다. 3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가능한 많이 익은 토마토를 공급한다. 3 아들이 디자인한 포장박스에 정성스레 토마토를 담는 원 대표의 어머니. 4 필자를 위해 준비한 토마토 요리. 5 껍질을 벗겨 얼린 토마토, 천연 아이스크림으로 유아에게 최고의 간식이다.
유기농, 그 험난한 길의 시작
원승현의 아버지 원건희 씨가 유기농법에 관심을 갖던 시기는 아들이 태어나던 1980년대 초반쯤이라고 한다. 유달리 민감한 체질에 몸이 약했던 그의 아내는 고추밭에 농약을 치는 날이면 농약이 살포되는 곳 멀리서 농약 호스만 잡고 있어도 2, 3일을 앓아눕곤 했다. 농약의 강력한 독성을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평생을 업으로 할 농사, 하루 이틀 짓고 말 것도 아니니 농사짓는 사람부터 건강하게 살아야겠다며 그는 그 후로 농약 없는 농사법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유기농', '오르가닉'이라는 단어조차 생경하던 시절, 유기농법의 정의조차 내려져 있지 않던 그 시절 젊은 부부는 그렇게 농법을 연구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우직하게 농사에 전념했다.

원승현의 아버지가 발전시킨 농법은 간단히 말하면 유기질 퇴비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혹자는 유기농법을 자연 상태의 토지에 아무런 인위적인 영향을 가하지 않고 그저 심고 기다려 거두는 방식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물론 원시 농법에 근거한 그러한 방식을 유기농법이라고 말하는 데 반대할 이는 없겠으나, 어디까지나 농업은 생산성을 염두에 둬야 하는 그야말로 업(業) 즉, 비즈니스다. 유사 이래로 경작을 쉬어 본 적이 없는 한반도는 사실상 건강하고 풍성한 결실을 이뤄 낼 지력을 이미 오래전에 상실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농작물은 그저 땅 속에 뿌리를 내리고 적당히 내리는 비를 맞으면 쑥쑥 자라는 유기체가 아니다. 충분한 깊이까지 뿌리를 내리고 토지에 적절히 배어 있는 영양소를 빨아들이면서 복합적인 화학작용을 통해 가지를 뻗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땅속에 충분한 양의 영양소가 주기적으로 채워져야 한다. 그런데 건강한 원시의 자연에서나 그런 선순환 시스템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난다. 따라서 잦은 경작이 이뤄진 토지에는 적절한 영양소를 주기적으로 채워 줘야 새로운 작물이 싹을 틔우고 결실을 맺을 수가 있는 것이다.
1 양팔 가득 기토를 담은 포장박스를 안은 원승현의 만족한 미소가 그득하다. 2 토마토뿐 아니라 유기농으로 다른 작물도 생산 공급한다. 3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가능한 많이 익은 토마토를 공급한다. 3 아들이 디자인한 포장박스에 정성스레 토마토를 담는 원 대표의 어머니. 4 필자를 위해 준비한 토마토 요리. 5 껍질을 벗겨 얼린 토마토, 천연 아이스크림으로 유아에게 최고의 간식이다.
1 양팔 가득 기토를 담은 포장박스를 안은 원승현의 만족한 미소가 그득하다. 2 토마토뿐 아니라 유기농으로 다른 작물도 생산 공급한다. 3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가능한 많이 익은 토마토를 공급한다. 3 아들이 디자인한 포장박스에 정성스레 토마토를 담는 원 대표의 어머니. 4 필자를 위해 준비한 토마토 요리. 5 껍질을 벗겨 얼린 토마토, 천연 아이스크림으로 유아에게 최고의 간식이다.
농부의 일은 저절로 자라듯 보이는 작물이 잘 뿌리내리고 영양분을 마음껏 흡수할 수 있도록 토지에 양분을 공급하는 일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되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화학비료나 자연계의 천적 관계와 공생 관계를 해치는 살충제 등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로 적극적인 유기농법이다. 자생력을 갖춘 식물들이 자연의 시스템에 의존해 충분한 영양분을 빨아들이며 건강하게 생장하도록 인간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유기농법을 원승현의 아버지는 오랜 기간 동안 개발해 온 것이다.

"땅과 땅속 미생물, 그리고 작물의 관계를 알지 못하고 그저 유기농 인증을 위한 유기농업을 하는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유기농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무너진 생태계를 회복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주지 않는 것만으로는 농산물의 생산성이 점점 떨어질뿐더러 매력도 없기 때문입니다. 유기농업 또한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고, 소비자에게 유익하고 사회에도 도움이 돼야 합니다." 원승현은 이렇게 말하면서 자연농법을 지향하면서 상업농으로서 취해야 할 효율성을 고려한 현재 아버지로부터 전수 받아 수행 중인 미생물 퇴비 농법의 장점을 역설했다.

미생물을 활용해 땅을 회복시키고, 회복된 땅은 생산성을 올려 주는 선순환 구조를 반복하기 위해 수확을 마무리 한 후 토지를 갈아엎어 영양분을 공급할 다른 작물을 일부러 심어 둔다. 지금이야 이 유기농의 가치를 원승현도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만 부모님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주변의 멸시와 혀 차는 소리나 들을 수밖에 없던 시절 그는 유기농업이 소중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회상한다. "한국에서 1980년대에 유기농을 한다는 것은 가까운 가족들이나 친구들조차 무시하는 이른바 바보나 하는 농사였습니다. 어린 시절엔 풍족하지 못한 집안이 원망스러웠고 성인이 돼선 유기농법에 집착하는 부모님의 대우받지 못하는 삶이 그저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달라지고 있었고, 고집스럽게 자연의 순환을 적용하는 방법은 재평가 받게 됐다. 시대가 바뀌고 그의 부모가 지켜 온 가치가 빛나기 시작한 것이다.
1 원승현의 아버지와 어머니, 건강한 미소가 서로 닮았다. 2 탐스럽게 핀 토마토 꽃. 3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가능한 많이 익은 토마토를 공급한다. 4 직접 고안해 개조했다는 토마토 수확용 수레로 토마토를 옮기는 원승현의 아버지 원건희 씨. 5 자신의 토마토에 대한 자부심을 부드럽게 설명하는 원승현의 아버지, 교수님 같은 지적 카리스마가 묻어난다.
1 원승현의 아버지와 어머니, 건강한 미소가 서로 닮았다. 2 탐스럽게 핀 토마토 꽃. 3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가능한 많이 익은 토마토를 공급한다. 4 직접 고안해 개조했다는 토마토 수확용 수레로 토마토를 옮기는 원승현의 아버지 원건희 씨. 5 자신의 토마토에 대한 자부심을 부드럽게 설명하는 원승현의 아버지, 교수님 같은 지적 카리스마가 묻어난다.
'그래도팜', 브랜드 파머의 길
그렇게 부모님이 일궈 온 유기농의 가치를 인식하면서 원승현은 안타깝게만 여겨오던 두 분이 걸어 온 길이 이제는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귀한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러면서 업으로 해 오던 수많은 브랜딩과 마케팅 작업에 앞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부모님이 지켜 온 유기농업의 가치를 제대로 브랜딩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그렇게 태어나 자란 강원도 영월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아버지의 농원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고 유기농으로 튼튼하게 키운 작물에 브랜딩을 시작한다. 범상치 않은 농원의 이름, '그래도팜'은 어떤 연유로 지어진 것일까. 흔히 브랜드 작명에는 기업의 가치와 지향점이 담긴다. 대표자의 이름을 브랜드로 삼는 것도 상품이나 서비스를 대표하는 특정인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대표성을 띠기 때문이다.

원승현은 오랜 시간 무관심 속에 외면 받으며 꿋꿋하게 유기농법을 고수한 아버지가 반복해서 사용하던 단어에 집중했다. 남들이 손가락질을 해도, 미쳤다고 욕을 해도, 콧방귀를 껴도 한결같이 '그래도 사람이 먹을 음식인데'를 되뇌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nevertheless)라는 기가 막힌 작명을 이뤄 냈다. 대추토마토 혹은 방울토마토라고 불리는 품종의 브랜드 이름도 ‘기토’라고 이름 지었다.

"한 2주는 기다리고 기다려야 받아요."
"기가 막혀요. 맛이 기가 찹니다. 아주 기똥차요."
"기가 막히게 잘 자랐네요. 기운이 좋은가 봐요."
"땅이 엄청 기름진가 봐요."
"이거 토마토가 아니라 기적이네, 기적."
"매일 먹는 토마토인데 기묘하게 다르네, 식감이."
"향이 기가 막히는구먼."
"너무 먹고 싶은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이렇게 그래도팜의 토마토를 먹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나열하면서 그는 '기'라는 음절이 반복되는 것을 발견했다. 결국 '기름진 토양에서 기발한 기술로 기차게 자란, 기막힌 향과 기똥찬 맛을 가진 기적의 토마토'란 뜻이 담긴 브랜드 '기토'를 만들어 냈다. 작물이 '스스로' 지어낸, 기특한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토마토가 포장돼 상자에 실리는 동안 필자는 당연히 가족을 위한 토마토 한 박스쯤 차에 실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기가 막히게 맛있는 기토는 당일 예약 분을 기가 막히게 딱 채워 수확한다. 최대한 잘 익힌 토마토만을 농장 밖으로 내보낸다는 원칙에 따라 필자는 따로 예약 주문을 기약하며 차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1 신중하게 토마토를 고르는 원승현. 2 2020년 원승현이 생산한 에어룸 토마토(heirloom, 자가 채종 방식으로 생산된 원승현표 토종 토마토). 3 신중하게 토마토를 고르는 원승현 농장과 잘 어울리는 원승현의 책 '토마토 밭에서 꿈을 짓다' 4 자라고 있는 토마토를 바라보는 원승현
1 신중하게 토마토를 고르는 원승현. 2 2020년 원승현이 생산한 에어룸 토마토(heirloom, 자가 채종 방식으로 생산된 원승현표 토종 토마토). 3 신중하게 토마토를 고르는 원승현 농장과 잘 어울리는 원승현의 책 '토마토 밭에서 꿈을 짓다' 4 자라고 있는 토마토를 바라보는 원승현
'그래도팜'과 원승현의 꿈
"토양의 지속 가능성과 생산 가능한 다양한 품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그는 이를 알릴 수 있는 교구들을 디자인해서 서울시가 운영하는 상생상회에서 석 달간 전시를 연 바 있고, 지난여름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와 협업해 다양한 토마토 품종을 두 달간 전시하며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많은 이들이 흙의 소중함과 다양한 품종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었고, 여기에 힘입어 현장의 느낌을 더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그래도팜 내부에 소비자들과의 만남을 위한 공간을 준비 중이다. 'TOMARROW(토마로우)'라 명명된 이 공간은 지속 가능성과 다양성이라는 현시대 농업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큰 문제에 초점을 맞춰 지속 가능성을 상징하는 내일의 의미를 담아 'tomorrow', 다양한 토마토를 상징하는 'tomato' 두 단어의 합성어로 이루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기토라는 브랜드로 여실하게 입증되고 있는 똑똑하고 현명한 소비자들의 증가 추세를 좋은 구실로 농산물로서 실질적으로 힘들다고 여겨 온 차별 브랜드를 완성하는 목표도 추진 중이다. 앞서 언급한 토마로우 같은 공간과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통해 소비자들이 유기농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게끔 하고 그것을 이해한 소비자들이 우수 고객으로 집단화돼 브랜드의 가치를 키우는 과정을 통해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그래도팜을 완성하는 것이 그의 당도한 꿈이다.

"농사만 혼자 열심히 짓는다고 해서 대한민국 농업 생태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제가 하는 소통들이 작게나마 씨앗이 되고 그 씨앗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농업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고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농업과 농업인이 존중 받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것이 꿈입니다."

대한장인 칼럼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번 취재는 유난히 즐거웠지만 글 작업이 어려운 칼럼으로 기억되리라. 향긋한 유기질 퇴비와 싱싱한 토마토, 그리고 무엇보다 원승현의 가족이 머금은 밝은 미소를 어떻게 담아낼까 고민하며 여러 번 글을 쓰고 지우고 고치고 다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마무리하는 불면의 밤이 행복한 이유는 정직한 농업에서 희망을 찾고 그 희망을 나눠 주려는 원승현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책이 나오면 딸아이와 그곳에 다시 찾아갈 생각이다. 원승현이 마음에 새긴 그의 아버지가 들려 준 소중한 말씀을 마지막으로 새긴다.

"농민은 땅을 살리고, 살아 있는 땅은 농작물을 이롭게 키우며, 이롭게 자란 농작물은 사람을 건강하게 살린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7호(2020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