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기의 문학으로 평가받는 소설들이 잇따라 무대 위에 오른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웃는 남자>가 2018년 초연에 이어 업그레이드 된 넘버와 한층 섬세해진 구성, 배우들의 호연으로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웃는 남자>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1869)이 원작이다. 위고 스스로 "이 이상의 위대한 작품을 쓰지 못했다"고 평했던 이 작품은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이번 재연 무대에서는 초연 당시 바다와 선박을 참신하게 구현해내며 강렬한 첫인상을 선사했던 프롤로그의 선박 난파 장면은 실제 배를 제작해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또한, 극중극으로 진행된 그윈플렌과 톰짐잭의 싸움 장면에서는 메인 넘버 '웃는 남자'를 넣어 주제를 환기시키고 그윈플렌의 결심을 부각한다. 이외에도 같은 멜로디 구절을 이용해 극의 복선을 살리고, 계단을 이용한 기술을 새롭게 선보이는 검투 장면이나 크고 작은 대사의 변경, 연기 디테일을 살리는 수정으로 캐릭터간의 관계에 깊이를 더했다.

화려한 캐스팅도 화제다. 지울 수 없는 웃는 얼굴을 가진 채 유랑극단에서 광대 노릇을 하는 관능적인 젊은 청년 그윈플렌 역에는 애절한 보이스와 소울풀한 가창력을 겸비한 최정상 보컬리스트 이석훈과 슈퍼주니어 규현,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박강현과 다양한 방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엑소 수호가 출연한다.

극중 어린 그윈플렌과 데아를 거둬들이는 떠돌이 약장수이자 서사의 중추를 이끌어 나가는 우르수스 역에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믿고 듣는 가창력을 지닌 배우 민영기와 양준모가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여왕의 이복동생으로 부유하고 매혹적인 조시아나 여공작 역에는 뮤지컬 디바 신영숙, 김소향이 열연하며, 아이와도 같은 순백의 마음을 가진 천사 같은 존재로 앞을 보지 못하는 데아 역에 감미로운 목소리의 강혜인과 이수빈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오는 3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헤르만 헤세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데미안>도 오는 3월 7일부터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소설 ‘데미안’은 인간 내면의 양면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참된 자아를 찾는 청년의 모습을 그리면서, 출간 100주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전 세계 수많은 청년들의 필독서이자 애독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뮤지컬 <데미안>은 고정된 배역이 없는 독특한 2인극으로 남녀 배우가 한 명씩 싱클레어 또는 데미안을 맡는다. 한 명의 배우가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모두 연습하고 때로는 싱클레어로, 때로는 데미안으로 무대에 오른다. 한 배우가 가진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전부 무대에 끌어내어, 선과 악, 음과 양 등 다양한 특성이 끊임없이 격동하는 인간의 내면을 드러낸다.

또한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경험 속 인물들을 빌어 싱클레어와 대화하면서 극의 서사를 움직여 간다. 카인과 아벨의 대화, 나비의 의지, 에바 부인과의 대화, 싱클레어가 참여한 전투의 묘사 등 원작 소설의 독자가 상상해봤을지도 모를 장면을 무대로 구현하고, 소설 속 캐릭터를 재해석한다. 싱클레어는 데미안과의 경험 또는 데미안이 일깨우는 경험을 통해 고뇌하면서도 인간으로서 지니는 복잡한 내면을 바라보고 인정하게 된다.

쉽게 파악하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이야기인 만큼 이번 공연에서는 연극, 뮤지컬, 현대무용의 경계를 허무는 신체 표현도 활용하여 관객이 극을 보고 느끼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한층 넓힐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컨셉을 가진 넘버들과 독백과 노래를 넘나드는 독특한 구성을 취하는 넘버를 통해 인물의 내면을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개성 넘치는 실력파 배우들의 캐스팅도 화제다. 정인지, 유승현, 전성민, 김바다, 김현진, 김주연 등 여섯 명이 남녀 페어로 싱클레어와 데미안, 또는 데미안과 싱클레어를 맡아 무대에 오른다.

이 밖에도 뮤지컬<브라더스 까라마조프>가 오는 2 월 7 일부터 5 월 3 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아버지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네 형제들의 심리를 중심으로 인간 내면에 가득 차 있는 모순과 욕망, 그리고 그 속에 같이 하는 선의지를 강렬히 보여준다.

또한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 선과 악, 이 모두가 혼재하는 인간 본성을 고스란히 무대에서 표현할 예정이다. 제작진은 2018년 초연을 함께 한 배우들 뿐만 아니라 열정과 실력을 고루 갖춘 신인들을 대거 섭외하여 공연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었다.

평생을 탐욕스럽고 방탕하게 살아온 아버지 표도르 역에는 ‘세종, 1446’, ‘루드윅’의 김주호, ‘킹키부츠’, ‘반고흐와 해바라기 소년’의 심재현과 함께 뮤지컬 ‘이선동 클린센터’와 연극 ‘세상친구’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최영우가 캐스팅됐다. 각 공연마다 강렬한 연기로 무대를 뒤흔든 세배우는 자신들만의 색깔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아버지의 기질을 그대로 물려받았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순정을 가진 첫째 아들 드미트리 역은 ‘미아 파밀리아’,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조풍래를 비롯하여 ‘1976 할란카운티’, ‘정글라이프’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서승원과 ‘네버 더 시너’,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등 다수의 연극에서 섬세한 감정표현과 연기력으로 활약해 온 이형훈이 함께 한다.

논리와 지성을 갖춘 유학생이자 무신론자 둘째 아들 이반 역에는 최근 성료한 ‘전설의 리틀 농구단’에서 종우 역으로 함께 한 유승현과 안재영이 캐스팅됐다. 매 공연마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며 깊이 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두 배우는 신과 종교를 부정하며 인간과 신에게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인물을 연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