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군항제·제주왕벚꽃축제

[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벚꽃을 빼고 봄을 논할 수 있을까. 봄이 오면 길가 어디서든 수줍게 핀 벚꽃들을 바라보며 사진 한 장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벚꽃은 피어 있는 모습 못지않게 떨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꽃잎이 유독 얇고 하나하나 흩날리듯 떨어져, 흡사 꽃비를 맞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3월 말부터 전국적으로 벚꽃으로 이름난 곳에서는 벚꽃 구경과 놀이가 벌어진다. 그중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한 곳이 진해군항제와 제주 한림공원에서 펼쳐지는 제주왕벚꽃축제다.

진해군항제는 경남 창원시 진해 전역을 뒤덮는 36만 그루의 벚꽃나무가 뿜어내는 화려함이 만들어내는 우리나라의 대표 벚꽃축제다. 지난해에도 무려 320여만 명이 진해군항제를 방문했다. 올해로 57번째 생일을 맞은 진해군항제는 오는 3월 31일 중원로터리에서 열리는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4월 10일까지 열흘간 창원시 진해구 일원에서 열린다.
[SPECIAL]봄의 대명사 벚꽃의 향연
[진해군항제 모습]

주요 행사로는 이충무공 호국정신 계승행, 여좌천 별빛축제, 속천항 멀티미디어 해상 불꽃쇼 등 다양한 행사들이 차례대로 열리고 중원로터리와 경화역에서는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군항제 기간 내내 해군사관학교, 해군진해기지사령부, 해군교육사령부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군부대를 개방해 일반인들이 평소에 쉽게 볼 수 없는 부대 내 벚꽃 길을 구경할 수 있다. 부대 내에서 펼쳐지는 헌병 기동대 퍼레이드 및 군악연주회는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예정이다. 군항제 메인 무대인 중원로터리 인근 진해중앙시장 내에서 진행되는 ‘청춘 야맥 축제’, 군항제 기간에 진해루 앞 해상 일원에서 펼쳐지는 국제모터보트 그랑프리대회(3월 30~31일)와 전국 해양레저 스포츠제전(4월 5~7일)도 벚꽃 날리는 군항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봄꽃 향기가 가득한 제주 한림공원에서도 제22회 제주왕벚꽃축제가 4월 초 진행될 예정이다. 벚꽃 중에서도 꽃잎이 크고 아름다운 제주 자생종인 왕벚꽃을 보며 겨울의 추위와 매서운 바람을 잊고 봄의 정취에 마음껏 젖어 드는 것도 제주관광의 한 묘미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왕벚꽃 인증샷 이벤트, 봄꽃 비빔밥(튤립, 벚꽃, 유채)과 왕벚꽃 쿠키도 맛볼 수 있으니 왕벚꽃을 오감으로 즐겨보자.
[SPECIAL]봄의 대명사 벚꽃의 향연
[제주 한림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왕벚꽃]

벚꽃의 원산지는 다 일본?
흔히 벚꽃 하면 곧바로 일본을 떠오르기 십상이다. 우리나라의 일부 사람들은 벚꽃축제 자체를 친일의 잔재로 여기며 청산의 대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벚나무의 원산지가 일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일본에도 산벚나무를 비롯해 많은 종류의 벚나무가 자생하지만, 장미과의 낙엽활엽교목으로 벚나무 중에서도 대표적인 벚나무라 할 수 있는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우리나라다. 고통스러웠던 역사의 경험은 결코 잊혀선 안 될 일이나 우리나라의 원뿌리를 두고 있는 왕벚꽃나무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오해는 지양하는 게 좋지 않을까.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6호(2019년 03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