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외부로부터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는 방어기전이 존재한다. 이를 ‘면역’이라고 부른다. 면역은 유해한 외부 물질뿐 아니라 몸 안에서 생성되는 비정상적인 세포나 독소들을 안전하게 제거하기도 한다. 하지만 면역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작용하면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하게 된다. 이를 ‘자가면역’이라고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대표적인 자가면역 질환이다. 면역에 관여하는 세포들과 염증 매개 물질들이 자신의 활막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켜 관절이 붓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문제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 변형이 생기고 폐나 혈관에도 염증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자가면역 반응은 한번 생기면 지속되므로 평생 치료해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의심되는 초기 증상은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해져 주먹이 잘 쥐어지지 않고 움직여지지 않는 ‘조조강직’이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것이다. 또 손가락, 발가락, 손목, 팔꿈치, 어깨 등의 여러 관절이 양측으로 붓고 아프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여러 관절이 동시에 붓는 특징도 있다. 특히 아픈 관절 주위가 많이 붓고 뜨끈뜨끈한 열감이 느껴진다면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관절 마디가 붓고 아프면서 열감이 있는 것은 활막의 염증 때문이다. 이 증상이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지속되면 관절이나 주위 조직이 손상되면서 관절의 변형이 올 수 있다. 또 지속적인 만성 염증으로 인한 전신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 약물치료로 관절염 조절하는 게 중요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이나 발의 관절 증상이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생기며 좌우 대칭으로 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통증이 6주 이상 지속될 때는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료를 시작하면 관절조직이 망가지고 변형되는 외형적 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혈액검사로 류마티스 관절염 관련 자가항체(류마티스인자, 항씨씨피인자)와 염증수치(적혈구침강속도, C반응단백)를 확인하고 엑스선(X- ray) 검사를 종합해 진단하게 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완치보다는 ‘관절염 조절’이 중요하다. 이 상태를 의학 용어로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라 부른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로는 항류마티스약제,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생물학적 제제 등이 있다. 항류마티스약제를 기본 치료로, 스테로이드와 소염진통제를 병용 투여할 수 있다. 또 항류마티스약제로 호전되지 않으면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초기에 면역억제제 치료로 관해를 잘 유지하면 상당 부분 약을 줄이거나 감량할 가능성이 크다. 때로는 약물을 중단하고 추적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환자가 치료를 시작할 때 두려움을 느끼고 약 복용을 거부한다. 약을 너무 오래 복용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장기간 복용으로 다른 장기 손상 등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최근 사용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는 오랜 세월을 거쳐 안정성을 인정받은 약제다. 의사도 진료 과정에서 주기적 혈액검사나 증상 관찰을 통해 부작용 여부를 관찰하기 때문에 발병 초기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가 효과적으로 진행되면 관절이 덜 붓고 통증도 가라앉는다. 이때 환자들은 본인 스스로 관절통이 좋아졌다고 판단해 약을 함부로 조절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관절염이 다시 나빠질 수 있다.
관절염 재발 방지 위해 생활습관 유지해야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 기능 이상으로 치료 후에도 질병이 완전히 억제되지 않아 관절염이 재발 또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해를 이루기 위해서는 주치의와 원활한 소통을 통해 지속적인 약물치료와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 금연 및 금주, 건전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 위축을 막고 관절 주변 조직을 강화시켜 관절을 보호하고 관절 운동 범위를 유지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효과적인 운동은 골 감소를 줄이고 통증 호전에 도움이 되며 심폐 기능을 향상시킨다. 하지만 운동과 휴식은 조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이 붓고 열이 난다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염증이 가라앉은 후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수중운동, 요가, 간단한 걷기 운동 정도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또 최근 비타민D가 조기 류마티스 관절염을 호전하는 데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비타민D가 골대사뿐 아니라 면역체계에 좋은 영향을 미치므로 일일 권장량인 600IU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2호(2018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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