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의 변화를 읽을 수 있으면 미래를 볼 수 있다. 자산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인구수와 인구의 질이다. 인구수는 총인구, 연령대별 인구 등을 통해서 수요를 예측해볼 수 있고, 인구의 질은 구매력을 알려준다. 구매력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총 GDP 등의 지표를 통해 알 수 있다.

인구수와 인구의 질을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인구구조표다. 인구구조표는 주로 연령대별 인구수를 도표로 나타낸 그래프를 많이 활용한다. 초등학교 때 인구구조표로 후진국형과 선진국형을 판단하고 시험 문제를 풀기도 했다. 피라미드형 인구구조는 후진국형이고, 종형 인구구조는 선진국형 인구구조라고 배웠다. 학창 시절에는 선진국형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착각해서 인구구조도 선진국형이 좋은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자산관리와 재무 설계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지금은 필자가 얼마나 세뇌를 당했었는지 깨달았다.
[financial management] 인구구조 변화와 10년 후 먹을거리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는 1970년대와 1980년대의 피라미드 구조에서 1990년대의 종형을 거쳐 2000년대는 역피라미드형으로 바뀌고 있다. 피라미드 구조는 40대 인구보다 30대 인구가 더 많고, 30대보다는 20대가, 20대보다는 10대가, 10대보다는 9세 이하의 인구가 더 많은 구조다. 어느 연령대의 인구수가 많다는 것은 향후에 그 연령대가 소비할 양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반대로 어느 연령대의 인구가 이전 연령대에 비해 크게 줄어든다면 이 연령대에서 소비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오른쪽 그래프는 2040년 우리나라 인구구조표다. 이 그래프를 신중하게 봐야 한다. 2040년에 10대는 약 436만 명, 20대는 약 453만 명, 60대는 약 781만 명, 70대는 약 757만 명이 될 것이다. 10대와 20대는 미래의 노동인구, 소비인구(주택, 가전제품, 자동차, 여행, 외식, 레저 등), 부양인구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60대와 70대는 피부양 인구, 복지 대상 인구, 주택 공급 인구, 중고 자동차 공급 인구, 은둔주거형 인구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60대 이상의 인구가 30대 이하의 인구보다 더 많으면 그 국가의 미래는 여러 측면에서 암울할 수밖에 없다. 2040년에 우리나라 60세 이상의 인구는 약 2017만 명으로 추산되고, 30세 미만의 인구는 약 1251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런 인구 추계는 막연한 예측이 아니다. 어느 정도 확정된 결과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떻게 앞으로 태어날 사람의 수를 알 수 있느냐”라고.

물론 일리 있는 반문이다. 하지만 인구구조는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예상보다 인구구조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2010년과 2040년의 인구구조표를 살펴보자.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유럽의 독일과 일본 등 인구 고령화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인구구조가 역피라미드형이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도 이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빠른 고령화 속도, 축적되지 못한 사회적 자본, 낮은 저축률, 낙제 수준의 은퇴 준비, 최악의 자산 구조 등은 우리의 미래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financial management] 인구구조 변화와 10년 후 먹을거리
반면에 미국의 인구구조는 매우 견실한 편이다. 인구구조가 단독주택형으로 노동가능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주택, 자동차, 가전제품, 여행, 레저 등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중국은 현재 매우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2040년이 되면 심각한 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중국도 중·단기적으로는 생산과 소비에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당한 성장통을 겪게 될 것이다. 베트남,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인구구조가 매우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그래프를 통해서 알 수 있다.

필자는 지금 이러한 인구구조와 GDP 수준을 가진 나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 칼럼의 주된 목적 중 하나는 앞으로 노동·생산·소비인구가 증가하고 출산율이 2명대로 낮아지는 인구구조를 가진 나라에 투자하는 것이 왜 희망적인지 그 근거를 숫자로 제시하는 것이다.

오종윤 한국재무설계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