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척추 건강을 위한 10분 휴식
소위 퇴행성 디스크라고 하는 것은 인체가 나이 들면서 모든 조직들이 마모되고 약해져서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서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서 보면 퇴행성의 경우는 하얗던 ‘디스크판’이 새까맣게 변색돼 나타난다. 이렇게 자기 자신도 모르게 자기의 몸은 나이를 먹고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렇다고 해서 모든 이들이 처음부터 통증을 느끼거나 활동 장애를 느끼진 않는다. 통증이나 활동 장애를 느끼는 것은 구조적 결함이 발생했다는 일종의 ‘인체 경보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디스크라는 질병은 추간판탈출증, 추간판내장증, 추간판팽륜증 등을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대부분의 디스크 질환은 인체가 나이 들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로부터 발생하기 시작한다. 인체의 중심 기둥인 척추는 경추(목뼈) 7개, 흉추(등뼈) 12개, 요추(허리뼈) 5개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구조를 보면 각 척추 뼈 사이에는 소위 ‘디스크판’이라고 불리는 연골조직이 뼈와 뼈의 부딪힘을 방지하고 압력을 흡수해 충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그 척추 뼈 가운데에 있는 공간인 척추관으로 척추신경이 지나가게 된다.

또한 그 주위를 강력한 인대(소위 힘줄이라 불리는 것들)와 근육으로 단단하게 감싸고 있다. 그러한 척추 조직이 교통사고나 낙상 등의 심한 충격을 받게 돼 순식간에 ‘디스크판’이 자리에서 빠져 나오거나 압착돼 주변 신경조직을 건드리면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소위 디스크 질환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큰 충격으로 인한 경우는 자신이 스스로 디스크 질환이 발생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전체 디스크 발생 환자들 중 충격이나 사고로 발생하는 경우는 소수이며 대부분의 경우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발생하는 퇴행성 디스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인 디스크 질환에서 통증이나 저림, 당김 증상 등이 나타나는데 그러한 것들은 척추 주위 조직에 문제가 생겼다는 일종의 신호인 셈이다. 디스크 질환자들의 경우를 보면 자기도 모르게 퇴행성이 진행돼 ‘디스크판’에 이상이 온 상태로 무리한 일을 하거나 가벼운 충격으로 인해 잠재돼 있던 디스크 질환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디스크 질환에서의 외적 환경 여건은 평상시 자세가 안 좋거나 피곤하거나 과로한 상태에서 부담되는 동작들을 할 때 많이 발생한다.

척추 움직여야 디스크에 산소 공급
모든 일에 열정을 쏟는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보통 디스크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40, 50대 남성 환자들은 대부분 일이 바쁘고 힘들 때 통증이 나타나거나 심해졌다고들 얘기한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는 근육들을 긴장시키게 되고 척추 아래위를 연결하고 있는 근육들이 강직돼 ‘디스크판’의 압력이 더 가중되거나 척추를 감싸고 있는 근육이나 인대가 힘이 없어져 조그마한 충격도 막아내지 못하게 된다. 이럴 때는 몸과 마음이 휴식을 취해야 강직된 근육의 긴장이 이완되고 적당한 근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한 휴식을 갖지 못하면 근육들이 더 긴장돼 결국 척추에까지 피로가 누적돼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특히 개인용 컴퓨터(PC)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는 사무직 종사자는 척추 건강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척추가 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척추는 너무 많이 써도 탈이 나지만, 너무 움직이지 않아도 고장이 난다. 척추 뼈 사이에 있는 연골인 디스크는 혈관이 없어 오로지 척추가 움직일 때만 영양분과 신선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고정된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척추도 움직이지 않아 영양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이러한 디스크는 비정상적으로 늙어 버리는 퇴행을 겪게 된다. 납작해지고 까맣게 변해 제 기능을 못하는 퇴행성 디스크는 사소한 충격에도 쉽게 손상되고, 심해지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갑자기 찾아오는 디스크 통증은 결국 오랜 기간 동안 척추에 무관심했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척추 상태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가장 정확한 방법은 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척추의 형태를 바르게 하는 추나요법과 침치료, 봉·약침치료, 그리고 염증을 가라 앉혀 통증을 제거하고 근육과 인대, 뼈를 튼튼하게 하는 약물요법으로 척추 질환을 치료한다. 퇴행성 변화가 심해서 척추 자체가 많이 약해져 있을 때는 뼈의 노화를 막고 칼슘을 보충해주는 약물요법을 중점적으로 실시한다. 약물요법으로는 핵귀요법, 양근요법, 보골요법 등으로 나누어지며 주로 청파전, 육공바로, 청웅바로 등의 약물을 사용하게 된다.

일은 바쁘고, 과로 때문에 요통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면 학생 시절의 시간표로 되돌아가보자. ‘50분 공부, 10분 휴식’의 패턴을 ‘50분 업무, 10분 걷기’ 등으로 스케줄을 살짝 바꿔보는 것이다. 또 매일 1시간 정도는 보행하는 습관을 들이고, 일하는 짬짬이 스스로 휴식시간을 가져보자. 척추의 건강뿐만 아니라 업무에 임하는 마음도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상운 자생한방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