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나를 충전하는 ‘베이스캠프’](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074375.1.jpg)
공간(space). 단순히 ‘장소’를 의미하는 동시에, 광활한 우주를 뜻하기도 한다. 포장용기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강문규(40) 대표의 집 안에는 그러한 우주를 닮은 공간이 있다. 가슴이 확 트이는, 3대(代)가 소통하는 공간이다.
“영화감독이 꿈이었던 큰아들은 SF영화를 좋아해요. 짬이 날 때마다 함께 영화를 보며 배우와 제작 얘기를 들려주죠. 어머님은 아이들과 함께 애니메이션 보기를 즐기세요.”
벽면 전체를 스크린으로 채운 집 안의 영화감상실. 그곳엔 안락한 의자 5개가 나란히 붙어 있다. 강 대표의 어머니, 아내, 두 아들, 그리고 그를 위한 자리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3대는 한 달에 두어 번은 그곳에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연애결혼으로 맺어진 아내와는 종종 오붓한 와인 데이트도 즐긴다.
“본래 영화 보고 음악 듣는 거 좋아해요. 기계 만지고 인테리어 하는 것도 즐기고요. 홈시어터가 보급되기 시작했던 2000년대 초반 신혼살림을 시작했던 아파트에 간소하게 TV와 연결해 영화 룸을 꾸미기도 했었죠. 그러다 10년 전 아버님이 계신 집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취미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당시 지하공간에는 위스키바가 있었지만, 장소도 협소하고 분위기도 제대로 나지 않았다. 그는 지하 창고 공간까지 터서 와인바를 겸한 음악감상실도 만들고, 홈시어터도 달았다. 3년 전에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185인치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
강 대표는 “황금귀가 아니라서 오디오보다 스크린에 더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대형 스크린과 프로젝터에는 각각 10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했다. 오디오의 일부는 전문 업체에서 신제품을 들여놓기도 했지만, 온·오프를 넘나들며 중고제품을 구입한 경우도 많다. LP판을 트는 턴테이블은 용산상가에서 250만 원에 샀고, CD플레이어와 앰프 등은 인터넷 쇼핑몰과 동호회를 통해 150만 원에서 500만 원에 거래하기도 했다. 그는 제품들의 가격을 말하는 것을 살짝 주저하며 “아내야 돈 쓰는 것을 싫어하지 않겠느냐”며 “그래도 여성들이 청각에 더 예민해서인지 아내가 확실히 소리가 좋아졌다고 얘기한다”며 웃었다.
스피커를 직접 만드는 데도 도전했다. “나팔 모양의 독일제 스피커가 너무 멋져 보였는데 4000만~5000만 원이나 하더군요. 그래서 직접 만들어보자 했는데, 중간에 다 부숴 버리고 싶은 마음이 수십 번 들었죠. 그래도 고치고 또 고쳤더니 이제는 그런 대로 들을 만해졌어요.”
2013년에 야심차게 시작한 스피커 제작 프로젝트는 완성까지 6개월이나 걸렸고, 그 이후로도 1년 넘게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중이다. 그러고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최근에는 공방에 또 다른 스피커 외관 제작을 의뢰했다. 강 대표가 이처럼 영화·음악감상실 꾸미기에 물심양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이곳이 그의 삶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전진캠프와도 같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6년 전에 아버님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셨어요. 준비 없이 서른 중반에 가업을 이어 대표이사가 됐죠. 대표는 욕먹는 자리잖아요. 무슨 일이든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고…. 가치관에 혼란을 느꼈습니다.”
강 대표는 그 후 1~2년은 술을 많이 마셨다고 했다. 그러다 홈시어터와 오디오로 집 안 꾸미기에 열중하면서 되려 회사일도 여유를 갖고 바라볼 수 있는 객관적 시각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오디오 공부를 하는 게 머리 아프긴 하지만, 더 복잡한 것을 잊게 해주더군요. 아내도 제가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좋아합니다. 바깥일의 중압감을 잠시 벗어버리고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은 참 소중합니다.”
선배 경험자에게 듣는, 음악감상실 만들기 TIP
![[Big story] 나를 충전하는 ‘베이스캠프’](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074377.1.jpg)
홈시네마와 오디오의 이상적 조합
“과거에는 ‘나만의 동굴’을 원했다면 요즘은 종합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대세입니다.” 기존에 나만의 ‘완전히 밀폐된 독립 공간’에서 이제는 가족과 함께하는 라이프 공간으로 흐름이 변하면서 거실이나 집무실 등에 대형 스크린이나 오디오를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억 원 내외로 가정과 사무실에 은은한 하모니와 영상이 흐르는 이상적 조합의 케이스를 AV평론가이자 HMG 홈시네마 디자인을 운영하는 황문규 대표가 추천했다.
2채널 스테레오 시스템 Case 1
![[Big story] 나를 충전하는 ‘베이스캠프’](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074378.1.jpg)
영국 KEF사의 블레이드2는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의 오디오 전문지 스테레오파일 선정 ‘2015 올해의 스피커’로 선정될 만큼 뛰어난 퍼포먼스와 미려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스테이지감이 뛰어나 비교적 작은 공간에서도 무대의 형성이 좋고, 농밀하면서도 고혹적인 울림이 매력적이다.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음색은 마크레빈슨의 신형 인티앰프 No.585로 차분하게 가라앉힐 수 있기에 굳이 분리형 앰프까지 올라가지 않고도 충분히 고음질을 즐길 수 있다. 요즘은 하드디스크에 저장해서 듣거나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게 대세인데 오렌더 N10H는 하이엔드 사용자에게 가장 쉽고 직관적으로 네트워크 뮤직을 들려주는 제품으로 꼽힌다. 손쉬운 애플리케이션과 DSD(Direct Stream Digital)를 포함해 현존하는 모든 음원을 재생하는 범용성, 그리고 고음질 재생 능력까지 하이엔드 유저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2채널 스테레오 시스템 Cas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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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시어터 Case 1
![[Big story] 나를 충전하는 ‘베이스캠프’](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074381.1.jpg)
홈시어터 Case 2
![[Big story] 나를 충전하는 ‘베이스캠프’](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074382.1.jpg)
배현정 기자│사진 이승재 기자, HMG 홈시네마 디자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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