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투자 펀드 성적표는

아프리카 지역을 눈여겨보는 투자자라면 국내 출시된 아프리카 관련 펀드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리비아, 이집트,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지역을 ‘MENA’로 부르는데, 국내 설정된 MENA 펀드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아프리카 지역이 성장 잠재력 높은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이 지역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아주 극소수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관련 펀드를 내놓고 있지만 아프리카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보다 중동 지역이나 유럽 등지에 분산투자 하는 형태로 운용 중이다.

이들 펀드는 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또는 EMEA(Europe, the Middle East and Africa) 펀드로 분류된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동아프리카 펀드의 총 설정액은 350억 원 수준으로 현재 6개가 설정돼 있다. 하지만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펀드는 ‘JP모간중동&아프리카증권자투자신탁’(217억 원), ‘KB MENA증권자투자신탁’(89억 원), ‘프랭클린템플턴MENA증권자투자신탁(재간접형)’(26억 원), ‘신한BNPP더드림중동아프리카증권투자신탁1’(10억 원) 등 4개에 그친다. 또 유럽 지역으로 투자 영역을 넓힌 EMEA 펀드는 전체 설정액이 505억 원 정도다. ‘피델리티EMEA증권자투자신탁’(442억 원), ‘미래에셋동유럽중동아프리카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1’(33억 원), ‘NH-CA아프리카중동이머징유럽플러스증권투자신탁’(28억 원) 등 3개 펀드가 출시됐다.
[SPECIAL REPORT] 평균 수익률 5.58%…신흥국 펀드 웃돌다
이들 펀드는 다른 해외 주식형 펀드 대비 적은 규모이나 평균 성과는 견조한 편이다. 2013년 12월 12일까지 EMEA 펀드가 거둔 수익률은 무려 13.33%에 이른다. 아프리카 지역보다 유럽과 중동 지역의 주식 상승이 수익률 상승에 크게 기여한 데 따른 것이다. 장기 누적 성과도 1년 수익률 15.92%, 2년 수익률 35.69%, 5년 수익률 110.57%를 기록 중이다.

6개 중동아프리카(MENA) 펀드들이 올린 평균 수익률도 5.58%다. 일본 펀드(39.67%), 북미 펀드(29.30%), 유럽 펀드(15.69%) 등 선진국 펀드처럼 두드러진 성과는 아니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1.40%), 신흥 아시아 펀드(-0.83%), 중국 본토 펀드(-0.65%) 등 신흥국 펀드들과 비교하면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간별 수익률도 1년 수익률 8.74%, 2년 수익률 19.33%, 5년 수익률 56.70% 등으로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하지만 개별 펀드들로 나눠볼 때는 지역별 투자 비중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접근할 때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KB MENA증권자투자신탁A’가 1년간 47.01%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기록 중이다. ‘JP모간중동&아프리카증권자투자신탁A’(1.01%)와는 무려 40%포인트 넘게 벌어진다. 박진우 KB자산운용 해외주식운용본부 매니저는 “아프리카 지역보다는 쿠웨이트, 두바이 등 중동 지역 비중을 높여 수익률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케냐 등은 경상수지 적자,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로 외국인이 대거 이탈하면서 조정을 받아 단기적으로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MENA 펀드의 5년 누적수익률로 보면 대부분 35~56%의 수익률을 기록,
장기 성과로는 연평균 7~11% 수준이다. EMEA 펀드 중에서도 2013년 들어 15.88%의 수익률을 기록 중인 ‘피델리티EMEA증권자투자신탁’도 5년간 연평균 25%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은 단기적으로 정치적 불확실성과 펀더멘털(내재 가치)이 불안한 상태이나 장기적인 성장률 측면에서 브릭스(BRICs) 지역보다 고성장이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실제로 MENA 펀드의 5년 누적수익률로 보면 대부분 35~56%의 수익률을 기록, 장기 성과로는 연평균 7~11% 수준이다. EMEA 펀드 중에서도 2013년 들어 15.88%의 수익률을 기록 중인 ‘피델리티EMEA증권자투자신탁’도 5년간 연평균 25%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코리아자산운용 대표도 “2013년 피델리티 내에서도 EMEA 펀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면서 “아직까지 사람들의 관심이 많지 않은 지역이나 풍부한 천연자원과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노동력, 도시화와 소득 증가에 따른 내수시장의 성장 등을 고려해 볼 때 아프리카 지역은 향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전망이 밝은 지역”이라고 꼽았다.


아프리카 수혜주를 찾아라
슈프리마: 가나, 가봉, 나이지리아 전자주민증 사업 진출. 최근 가나와 가봉에 이어 나이지리아 전자주민증 사업을 수주하며 아프리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나이지리아 국가 ID관리위원회와 지문 라이브스캐너 1550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나이지리아 정부의 확대 계획에 따라 연내 3000~5000대 추가 공급을 기대한다.

삼성전자: 아프리카 시장 내 생활가전 점유율 확대 중이다. 나이지리아 에어컨 시장점유율 1위. 남아프리카공화국 세탁기 점유율 1위, 케냐 냉장고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서울반도체: 남아공 등에 발광다이오드(LED) 대리점 확보. 한국산 제품의 현지 바이어 인지도 상승 중이다. 특히 남아공의 경우 전력 수요 관리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고, 조명 기기류에 대한 수입관세가 없어 LED 조명 수출 전망이 밝다.

현대·기아차: 아프리카 주요 자동차 시장인 가나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 45% 수준이다. 남아공에서 아반떼가 2012년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아프리카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KT: 2007년 르완다 무선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수주했다. 르완다 정부와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기술 기반 초고속 무선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과 LTE 네트워크가 결합된 신형 위성기반통신융합서비스(OTS)를 르완다에 수출했다. 르완다 방송공사에서 준비하고 있는 아프리카 CNN 채널에 영어교육 채널 ‘키즈톡톡’을 제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국가스공사: 동아프리카 모잠비크 가스전 개발사업 확대 추진. 모잠비크는 약 35억 톤으로 추정되는 가스전 발견으로 신흥 자원부국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얼마 전 대규모 민관 합동 사절단을 파견해 모잠비크 가스전 개발과 정유, 발전소 등 각종 인프라 투자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안상미 한국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