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재욱 하나UBS자산운용 사장

진재욱 하나UBS자산운용 사장은 리먼브러더스, 슈로더, UBS증권 등을 두루 거친 마켓 리더다. 2010년부터 하나UBS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는 진재욱 사장은 최근 한국과 유럽 시장을 유심히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정통한 그가 한국과 유럽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UBS자산운용 진재욱 사장은 중학교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다. 버지니아대에서 국제외교학을 전공한 그는 리먼브러더스에 입사하며 금융 업계에 발을 들였다. 리먼브러더스에서 IB·채권 애널리스트로 경력을 쌓은 그는 이후 크레디트스위스와 슈로더에서 주식 세일즈로 명성을 얻었다.

1997년 UBS증권 서울지점 주식영업총괄 상무로 UBS에 합류한 뒤 아시아지역 본부장, 서울지점 공동대표, 대만지점 대표 등을 두루 거쳤다. 서울과 대만지점 시절 주식중개부문에서 탁월한 실적을 기록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UBS 투자은행(IB) 아시아 주식영업 글로벌 대표를 거쳐 2010년 1월 하나UBS자산운용 사장에 취임했다.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15층, 여의도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접견실에서 진 사장을 만나 최근 자산 시장의 동향과 하나UBS자산운용의 전략을 들었다.


2013년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2013년 주식시장은 어떻게 정리하시겠습니까.
“글로벌 시장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신흥 시장이 고전한 한 해였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만, 다른 신흥 시장보다는 비교적 선방했다고 보입니다. 현재도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의 유동성 영향으로 상황이 나쁘지 않고요. 시장 유동성이 아직 여유가 있어서 앞으로 얼마간은 한국 시장이 그리 나쁘지는 않을 듯합니다.”


2014년 초반까지는 지금의 상황이 이어질 거라는 말씀이신가요.
“대체로 그렇습니다. 한국은 다른 이머징마켓보다 수출 상황도 좋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큽니다. 따라서 상승할 여력이 있어 보입니다. 지금 상황을 봐도 지난 45일간의 외국인 순매수 영향으로 경기민감주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해외 자금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외국인들이 갑자기 순매도로 돌아갈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환매 압박이 있어 크게 오르기는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시나요.
“국내 주식은 아직 저평가된 상태로 지금보다 10%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봅니다. 주가지수 기준으로는 2013년 연말까지 2200, 2014년은 2300~2400선까지 올라갈 수도 있을 듯합니다. 1년에 그 정도 상승이면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채권에 몰려 있던 자금들이 현재 위험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인기가 그 증거죠.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대만 같은 나라에 기대를 걸어볼 만합니다.”


종목별로는 어떤 종목이 주효할까요.
“선진국 경기 회복의 영향을 받는 정보기술(IT), 자동차, 조선, 화학 등 경기민감주들이죠. 선진국의 경제 회복은 아주 센 강도가 아니어서 증시는 오르다가 쉬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개별 종목 장세가 올 수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을 끌고 간다고 봐야죠.”


최근 유럽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선진국 시장이 너무 오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소외된 유럽에 관심을 갖는 듯합니다. 유럽 증시, 하이일드 시장이 괜찮다고 봅니다. 특히 독일이나 프랑스 등 재정이 건전한 나라의 블루칩 기업들에는 오히려 기회였습니다. 우리가 최근 유럽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국내 주식은 아직 저평가된 상태로 지금보다 10%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을 들 수 있을까요.
“유럽 전체보다는 앞서 말씀드린 우량 기업에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자동차 제조업체인 BMW, 폭스바겐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유로화가 저평가됐기 때문에 이런 멀티내셔널 기업은 좋을 수밖에 없죠. 재정 위기로 그동안 유럽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낮았는데, 지금은 그런 리스크가 많이 완화됐습니다.”


한국이 저성장·저금리 상황에 직면하면서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UBS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투자에 상당히 강한 면을 보였는데요, 한국 시장에도 그게 먹힐까요.
“현재 대체투자 쪽으로 강화하는 중입니다. 지금까지는 한국의 금리가 높아서 시장의 요구가 적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금리가 4%였으니까요. 최근 들어 실질이자율이 2.5%로 떨어지면서 부동산, 인프라, 헤지펀드 등에 대한 요구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관 투자가들이 이미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수익을 내는 헤지펀드 비중을 늘리고 있고, 고액 자산가들도 그런 쪽으로 가는 추세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이 있을까요.
“부동산 상품으로는 미국 전역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트럼불 프로퍼티 펀드(Trumbull Property Fund)와 수익용 부동산 선순위 담보 대출에 투자하는 트럼불 프로퍼티 인컴 펀드(Trumbull Property Income Fund) 등이 있습니다. 자산 규모가 각각 17조 원, 2조2000억 원 등이며 30년 이상 연 8~9%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습니다.”
진재욱 사장은…

1967년생.
1990년 미국 버지니아대 국제외교학과 졸업.
1991~1994년 리먼브러더스 애널리스트.
1995~1997년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홍콩·한국증권 대표.
2002~2005년 UBS 서울지점 대표.
2005년 UBS 대만지점 대표.
2006~2009년 UBS IB 아시아 주식영업부문 총괄대표.
2010년~ 하나UBS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헤지펀드는 어떤 게 있습니까.
“스테이블 알파(Stable Alpha), 스테이블 그로스(Stable Growth) 등이 대표적인 헤지펀드들입니다. 스테이블 알파는 재간접 헤지펀드로 1995년 설정 이후 연평균 수익률이 6.3% 정도입니다. 같은 해 설정된 스테이블 그로스는 스테이블 알파보다 공격적인 투자자를 위한 상품으로 연 6.6%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도 이런 상품에 대한 요구가 점점 강해지는 듯합니다. 경제가 선진화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겠죠.
“한국도 선진국처럼 저금리 기조에 들어간 거죠.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일본도 고성장 시대에는 자국 증시에 투자를 많이 했지만,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금이 해외나 대체투자로 많이 옮겨갔습니다. 한국은 지금이 그 기로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산 시장에서도 그에 따른 변화를 이뤄질 것입니다.”


변화된 경제 상황에 적합한 상품이 헤지펀드라고 보시는 거군요.
“궁극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고위험·고수익이 아니라 저위험·안정적 수익을 내는, 채권을 대신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려고 합니다. UBS글로벌의 능력을 이용해 심혈을 기울여 현재 준비 중입니다.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은 이미 팔고 있습니다.”


기대수익률은 어느 정도입니까.
“구체적으로 펀드 오브 헤지펀드 형태인데요, 기대수익률은 8~10% 정도를 잡고 있습니다. 8%, 10% 등 수익률에 따라 위험을 달리하는 상품입니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능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품이죠.”


23년간 금융업에 몸담으시며 깨달은 본인만의 투자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투자에서 중요한 건 모르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주식을 산다면 그 회사가 어떤 회사고, 그 회사 제품을 몇 번은 써봐야 합니다. 또 하나 투자자들이 간과하는 게 목표수익률입니다. 주식이나 펀드를 살 때는 반드시 목표수익률을 정해야 합니다. 주가가 올랐는데도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다 나중에 주가가 빠지면 아까워서 못 파는 투자자들을 많이 봤습니다. 몇 번의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자기만의 소신과 과감한 결단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공부가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하겠네요.
“물론입니다. 예전 같은 ‘묻지 마 투자’는 절대 안 됩니다. 해외투자를 할 때는 공부가 더 필요합니다. 중국에 투자를 하더라도 그 전에 공부를 해야죠. 그런 다음 중국 시장에서 좋은 브랜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는 브랜드에 집중하는 겁니다. 기관 투자자들의 동향을 살피는 것도 중요합니다. 보험사나 국부펀드 등 기관 투자가들은 개인보다 많은 정보를 갖고 투자를 합니다. 개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집중할 때 기관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더 나은 투자 성과를 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