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프렌치 레스토랑 비앙 에트르
푸근하고 한적한 동네에서 세련된 외관의 레스토랑과 마주했을 때의 반가움이란. 고급 갤러리인가 싶어 문을 열었는데 맛있는 냄새가 코끝 미세신경을 자극할 때, 그 두근거림이란. 서울 삼청동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 ‘비앙 에트르(bien etre)’는 반전의 즐거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영혼이 깃든 음식으로 손님에게 건강과 평온을 선물하고 싶은 셰프가 있다.
비앙 에트르는 원래 청담동에 있던 비스트로(bistro)다. 1990년대 초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요리 명문 학교인 르코르동블루를 졸업하고, 세계적인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에게 사사한 박민재 셰프가 청담동에 식당 문을 열며 ‘평온한’, ‘건강한’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비앙 에트르’로 이름 붙였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음식을 먹으며 안정과 평화를 찾으라는 의미니, 말 그대로 ‘힐링 푸드’의 원조인 셈. 레스토랑이 송원아트센터로 옮겨오면서 그는 오너 셰프 자리를 내놓고 총괄 셰프를 맡게 됐다. 청담동 시절 단골들은 그의 손맛을 느끼려고 일부러 찾는 경우도 많다. 국내 프렌치 요리 1세대인 박 셰프는 눈으로 보고, 혀로 느끼며, 다음 날 자고 일어나도 속이 편한 요리를 추구한다. 특히 가니에르에게 전수받은 정교한 플래이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도예가 김영환의 그릇에 간결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담아내는 기술은 감탄을 자아낸다.
프렌치 요리를 온전히 즐기려면 2시간 정도 느긋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박 셰프는 조언했다. 아뮤즈 부시부터 달달한 디저트까지 제대로 힐링을 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비앙 에트르는 진정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자에게 허락되는 공간이다.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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