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of the woman
세계무대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비즈니스우먼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떨까. 그 두 번째 주인공은 30대 젊은 비즈니스 우먼인 안젤라 장 중국 비벌리 그룹 대표다. 중국에서도 소문난 트렌드세터인 그의 감각적 마인드는 비즈니스 안팎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거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여성만의 섬세함으로, 일상에서는 다양한 문화와 트렌드를 접하고 즐기며 힐링하는 그의 ‘이중생활’을 들여다봤다.
안젤라 장(, zhang Jinghan)은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비벌리 그룹(Beverly Group)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로 30대의 젊은 중국인 비즈니스 우먼이다. 회사명 비벌리는 고급 주택 단지로 유명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비벌리힐스에서 따온 이름으로 아메리칸 스타일의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마인드에 우아한 클래식이 느껴지는 유럽 문화를 응축한 의미가 담겨 있다. 비벌리 그룹은 정통 에너지 산업을 기초로 설립했지만 지금은 투자 컨설팅, 국제 무역 등으로 사업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마케팅 매니지먼트 석사 학위와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그 후 국제 석탄무역기업 ‘블랙 골든 밸리(Black Golden Valley)’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에너지 관련 기업을 첫 직장으로 선택한 이유는 어렸을 적부터 자라온 고향이 지금은 중국 최대의 에너지 기지인 산시성(山西省)이기 때문. 주위의 가족과 그 지역 사람들이 대부분 에너지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던 터라 그도 자연스럽게 발을 들여 놓았다.
장 대표는 첫 직장에서 2여 년 동안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은 후 2008년 자신의 회사인 비벌리 그룹을 설립했다. 석탄 무역 및 연비 장치 관련 사업으로 시작한 비벌리 그룹은 2011년부터 다양한 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해왔고, 이후 점차 컨설팅 비즈니스로 사업을 확대해 현재는 평소 관심 많은 분야였던 와인 수입과 주얼리 사업까지 병행하고 있다.

대표는 현재 호주에 있는 점결탄(coaking coal) 광산 투자업무와 더불어 중국 톈진의 부동산 투자 계획에도 주력하고 있다.
장 대표는 한 기업의 CEO 이미지보다는 가냘픈 몸매와 여성스러운 외모, 다소곳한 태도에 소녀다운 감성이 느껴지는 천생 여자 스타일이다. 험난하고 공격적인 비즈니스 세계와 언뜻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장 대표의 얘기는 다르다.
“비즈니스에서 꼭 남성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느 사업에 매진하든 여성만이 지닌 장점, 즉 섬세한 성향이나 꼼꼼한 성격을 비즈니스에 접목시키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죠. 하지만 성향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소통과 직원에 대한 배려예요. 거기다 대표로서 책임감과 서로에 대한 신뢰와 신용이 있어야 하죠.”

베이징의 이태원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 거리 싼리툰(三里屯). 그곳에서 가까운 장 대표의 사무실로 향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 건 커다란 도자기 그릇에 담긴 금붕어. 중국에서는 금붕어가 행운과 행복을 가져온다고 해 소중히 여긴다.

사무실에서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그의 집은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동양적이다. 맨션 형태로 된 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니 바로 현관이다. 거실에 들어서자 중국 전통의 향냄새와 오리엔탈 무드의 가구들이 눈에 띈다.

한쪽 구석에는 마치 절의 법당처럼 몇 개의 불상과 향초가 놓여 있는데 아침마다 그곳에서 기도를 하며 향초를 켠다. 모든 중국인 사업가들의 공통된 일상 중 하나다.

소파 옆에는 우리나라 가야금과 흡사한 전통악기가 눈에 띄는데 바로 중국 가야금인 치터(Chinese Zither)다.
“작년부터 이 악기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어요. 사실 어렸을 때 조금 배운 기억이 있는데 그땐 너무 지루해서 포기하고 피아노를 선택했었죠.(웃음) 이런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게 심신에 안정을 취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차를 즐기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패션에 관심이 많은 그는 이미 옷 잘 입기로 소문이 나 보그 차이나 등 중국 내 패션 잡지에도 여러 번 등장한 적이 있다. 인터뷰 촬영을 하면서도 세 번 정도 의상을 갈아입었는데 악기를 연주할 때는 자칫 고루해 보일까 봐 프랑스 파리 출장 시 구입한 강렬한 레드 스팽글 장식의 블라우스로 갈아입기도 했다.
중국 정통 가야금과 묘하게 잘 어울리는 게 역시 감각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셀러를 배경으로 촬영할 때는 특별히 명품 드레스로 유명한 브랜드 ‘마르케사’의 우아한 크림 색상 이브닝드레스로 바꿔 입는 ‘감각’도 보여줬다.

“어느 사업에 매진하든 여성만이 지닌 장점, 즉 섬세한 성향이나 꼼꼼한 성격을 비즈니스에 접목시키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죠. ”
베이징= 장은정 라이프스타일
저널리스트 사진 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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