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코스피 지수가 2013년 1분기에 바닥을 치고 하반기에 최고점을 돌파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유럽, 중국, 미국 등의 경제 상황이 하반기에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2013년 한국 주식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주요 10개 증권사의 ‘2013년 한국 증시 전망’을 집계한 결과 모든 증권사들이 2013년 코스피 지수 최고점을 2200포인트 이상으로 예측했다. 한국투자증권이 2400포인트를 제시해 가장 높았다. 신한금융투자(2360포인트), 삼성증권(2300포인트), 현대증권(2300포인트)이 제시한 최고점도 2300포인트 이상이었다. 최저점은 1750~1900포인트 사이에서 형성됐다.

코스피 지수는 2013년 1분기에 바닥을 형성하고 하반기에 최고점을 돌파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경기의 하강 속도 둔화와 중국 경기 개선, 미국 주택 시장 회복 등 연말로 갈수록 주요국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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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경기 회복 기대

최근 중국 경기는 회복되고 있다. 제조업 경기의 회복세가 완연하다. 중국의 2012년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0월보다 0.4포인트 상승해 50.6을 기록했다. 수출주문지수도 201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넘었다.

원자재재고지수는 47.9로 나타나 8월(45.1)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제조업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재고가 소진되는 모습이다. 2013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반등하고 하반기에는 중국 성장이 궤도에 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과거 정권 교체 첫해의 상황을 감안하면 고정 자산 투자가 하반기에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경기는 회복세가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 재정절벽(fiscal cliff)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직 몇몇 주요 지표들이 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11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49.5로 예상치(51.3) 및 10월 지수(51.7)보다 낮았다. 희망적인 것은 주택 경기 회복세다. 미국 내 10월 주택 착공 건수는 89만4000건으로 2008년 7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미국 중앙은행(Fed)은 2012년 12월 12일(현지 시간) “경기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고용 상황을 호전시킬 만큼 경제성장 모멘텀이 강하지 않다”며 “2013년 1월부터 매달 45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을 시작할 것” 이라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양적완화(QE)3.5’ 또는 ‘QE4’라고 평가하며 환호했다. QE3로 사들이는 월 400억 달러 주택담보대출채권(MBS)을 합치면 매달 총 850억 달러 규모의 돈을 시장에 푸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외국인은 2012년 12월 13일 하루 동안 유가증권 시장에서 총 5348억 원 순매수하며 코스피를 단숨에 2002포인트까지 끌어 올렸다.

유럽 위기는 해결까진 아니라도 전면에 부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4년 정도는 돼야 유럽 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이 2013년 초 강등돼 일시적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해결 실마리만으로도 한국 증시는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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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장률도 하반기부터 높아질 듯

한국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성장률도 증시를 예측하고 종목을 선정하는 데 중요한 척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3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3.6%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성장률도 하반기부터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2013년 하반기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성장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걱정거리는 한국 기업들의 2013년 실적이다. 증권사들의 2013년 기업 실적 전망이 상당히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2013년 실적을 예측한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의 이익 예상치 평균 합계는 현재 115조 원이다. 그러나 향후 20% 이상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경우 전반적인 기업이익 하향 조정 추세 속에서 꾸준히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에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성장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성장의 희소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익증가율이 높은 종목군이 가치주 대비 초과 수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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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는 삼성전자

2013년 시장을 이끌 종목은 뭐니 뭐니 해도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012년 12월 13일 153만30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의 2013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34조5762억 원, 전년 추정치(28조8557억 원)보다 19.8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도 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유승민 삼성증권 이사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 신흥국 중심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 격화 등을 감안할 때 일부 선도업체가 향유하는 고마진이 지속되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짧은 제품 사이클에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과 최고의 부품 원가 경쟁력, 우수한 공급 체인, 글로벌 유통력을 감안할 때 국내 정보기술(IT)업체들의 지속적인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국 내수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오리온,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실적이 늘고 있는 파라다이스와 GS, LG, CJ, LS 등 지주회사도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경기민감주 부활할까

관전 포인트는 화학, 건설, 철강, 조선 등 경기민감주의 부활 여부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이들 업종의 주식들은 최근 들어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가 집중되며 상승하는 중이다. 2012년 12월 13일 기준 유가증권 시장 건설업 지수는 한 달 전인 11월 13일 대비 10.89% 올랐고 화학(6.46%), 조선주들이 포함된 운송장비(11.21%), 철강·금속(5.93%)도 선전하고 있다. 12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도 LG화학(1212억 원), 현대건설(846억 원), 삼성중공업(664억 원), 호남석유(598억 원)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주 반전의 단초는 말 그대로 ‘경기의 반전’에서 비롯됐다”며 “2013년 상반기까지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의 순환적 반등이 경기민감주에 회복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민감업종의 2013년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화학, 금속 및 광물, 건설, 조선 업종(에프앤가이드 분류 기준)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2.06~4.36% 떨어졌다.


황정수 한국경제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