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100km 떨어진 작은 마을 보니토. 새벽이 동터오는 것도 잊고 여동생을 위해 자그마한 흰 구두를 만들던 아홉 살의 소년, 살바토레 페라가모와 함께 구두의 역사는 시작됐다.
[Brand Story] 디자인은 흉내 낼 수 있어도 그 편안함은 모방할 수 없다 Salvatore Ferragamo
이탈리아 자연에서 얻은 감성으로 아름다운 선과 색채에 눈을 뜬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최고의 구두를 만드는 일에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하고 1920년 미국 할리우드로 건너가 본격적인 수업을 쌓기 시작한다. 현대적인 기계와 작업에 반하게 됐지만, 동시에 대량 생산으로 인한 품질의 한계성을 보았다. 결국,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타바버라에 작은 구두 가게를 오픈한다. 미국영화사(American Film Company)가 의뢰한 초창기 서부시대의 부츠 제작을 시작으로 그는 구두를 제공하게 됐고, 이때부터 스타들을 위해 주문 제작 구두를 만들기 시작했다.

배우들에게 보다 더 편한 신발을 만들어주기 위해 그는 UCLA에서 인체해부학 수업을 이수했고, 사람이 똑바로 서 있을 때 신체의 무게중심이 머리끝에서 수직으로 내려와 발의 중심 즉, 발바닥에서 아치형으로 움푹 파인 부분에 그대로 쏠린다는 단서를 발견했다. 신발을 신었을 때 가운데가 비기 때문에 걸을 때마다 충격이 와서 발의 고통이 유발된다는 것. 그리하여 페라가모는 그 부위를 지탱할 수 있도록 구두 바닥에 장심을 박아 발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결국, 아름다운 디자인에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까지 덧붙여 뛰어난 착용감과 독특한 디자인을 갖춘 자유롭고 창조적인 구두를 만들었다.
[Brand Story] 디자인은 흉내 낼 수 있어도 그 편안함은 모방할 수 없다 Salvatore Ferragamo
역사가 기억하는 꿈을 꾸는 구두장이, 살바토레 페라가모

페라가모의 구두는 여느 구두들과는 달랐다. 페라가모의 구두는 전문적인 장인정신이 만들어낸 제품이었으며, 당시 미국에서는 매우 드문 것이었다. 페라가모 제품은 전부 수공품이었고, 다른 구두들과는 차별되는 독특한 것, 즉 미학적 가치와 편안한 착용감의 절묘한 조화가 만들어내는 고급스러운 창작물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구두는 단골 고객들의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시켰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이 허용되며 어떤 것도 너무 사치스럽지는 않다고 여기는 당시 할리우드 분위기에 잘 들어맞았다. 페라가모는 의심할 것도 없이 가장 유명한 이름이었으며, 그 이름 뒤에는 스타들의 구두 제작자라는 칭호가 따랐다. 이렇듯 페라가모에 대한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끊임없는 사랑은 페라가모 히스토리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주제로 등장했다.

언제나 직접 고객의 발을 재고, 라스트(구두 가죽의 몰드로 사용되는 나무로 된 발 모양 조각)에 디자인한 모델을 옮겼던 페라가모는 1927년, 이탈리아로 돌아와서 첫 번째로 플로렌스에 작업실을 열고 최첨단 유행의 맞춤 제작 구두 생산을 전업으로 하며 미국 시장에 공급할 제품을 계속해서 생산해냈다. 페라가모의 고객 명단은 점차 확대돼 초기 플로렌스에 국한되던 귀족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까지 늘어났으며, 재벌가 부인들과 정치계의 중요 인물들도 페라가모의 단골이 됐다.
[Brand Story] 디자인은 흉내 낼 수 있어도 그 편안함은 모방할 수 없다 Salvatore Ferragamo
80여 년간 지켜온 셀레브리티와의 오래된 인연, 슈즈 포 스타

페라가모는 현재까지도 세계적인 배우를 선정해 그들만의 슈즈를 만들어주는 슈즈 포 스타(shoes for star)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슈즈 포 스타에 선정된 배우는 슈메이커의 꼼꼼한 손길에 의해 사이즈를 측정한 후 원하는 디자인과 컬러를 확인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슈즈를 선사받게 된다. 당대 최고의 배우들에게만 주어지는 슈즈 포 스타는 배우의 예술혼과 장인이 빚어낸 특별한 만남으로 패션과 예술의 정점에서 피어나는 페라가모의 정신세계를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의 슈 라스트는 사인과 함께 현재 이탈리아 페라가모 본사인 팔라초 스피니 페로니에 전시, 보관 중이다.

슈즈 포 스타에 선정된 국내 배우로는 이미연, 김혜수, 김윤진, 전도연, 유지태가 있다. 유지태는 국내 남자 배우 최초로 슈즈 포 스타에 선정돼 이탈리아 플로렌스를 방문한 바 있다.

페라가모는 현재까지도 가족 경영 체제를 고수해 나가고 있는 몇 안 되는 명품 브랜드로 여전히 장인들의 손으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구두를 만들고 있다.



페라가모를 사랑한 셀레브리티
audrey hepb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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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lyn monroe
[Brand Story] 디자인은 흉내 낼 수 있어도 그 편안함은 모방할 수 없다 Salvatore Ferraga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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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a Lo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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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w Barry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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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가모를 상징하는 대표 아이템

바라 슈즈 VARA Shoes
[Brand Story] 디자인은 흉내 낼 수 있어도 그 편안함은 모방할 수 없다 Salvatore Ferragamo
낮은 굽에 그로그레인 리본(바라 슈즈 앞 코 부분에 달려있는 패브릭 리본)과 골드 메탈 장식의 바라는 1978년,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큰딸인 피암마 페라가모가 디자인했다. 바라의 시그니처인 그로그레인 리본이 처음부터 바라의 디테일로 낙점됐던 것은 아니었다. 지시를 잘못 알아들은 재단사 덕분에 현재, 바라는 그저 평범한 슈즈가 아닌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이 됐으며 바라 장식이란 이름의 그로그레인 리본과 골드 메탈 장식은 살바토레 페라가모 스타일을 상징하는 또 다른 역사가 됐다.



오드리 슈즈 AUDREY Shoes
[Brand Story] 디자인은 흉내 낼 수 있어도 그 편안함은 모방할 수 없다 Salvatore Ferragamo
페라가모가 가장 사랑한 고객 중의 한 명인 오드리 헵번. 1954년, 〈로마의 휴일〉로 막 오스카상을 탔던 이 젊은 여배우는 이탈리아의 구두 장인인 페라가모에게 자신을 위한 구두 제작을 의뢰하기 위해 플로렌스로 날아왔다. 조개 모양의 구두창을 한 심플한 발레리나 슬리퍼는 발레를 했던 그녀의 경력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소피아 백 SOFIA Bag
[Brand Story] 디자인은 흉내 낼 수 있어도 그 편안함은 모방할 수 없다 Salvatore Ferragamo
클래식한 살바토레 페라가모 핸드백의 전형에 현대적인 요소를 더한 미니멀한 디자인의 소피아. 전통적인 여행용 러기지 제작 기법에서 영감을 받은 간치노 메탈 장식은 잠금 장치뿐 아니라 가방의 양쪽 모서리 끝을 잡아 올려 단순한 디자인에 재미를 불어 넣는 장식적인 기능도 있다. 클래식함과 트렌디함을 갖춘 백으로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는 소피아 백은 스몰, 미디움, 라지 사이즈와 매년 패브릭, 파이톤, 송치 등의 다양한 소재와 패치워크, 레오파드, 체크 등의 다양한 패턴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다.



특별한 고객을 위한 한정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TRAMEZZA MTO Service

페라가모의 남성 슈즈에는 트라메자(Tramezza), 오리지널, 스튜디오, 투볼라리 등 여러 가지 라인이 있지만 그중 트라메자 라인은 남성 슈즈 최고급 라인으로 다른 라인에는 없는 특수 첨가재 공정을 포함하고 있다. 트라메자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신발 가공 공법으로 페라가모가 슈즈를 만들 때 사용하던 오리지널 방식인 이탈리아어.

‘~사이에’라는 의미로 솔(sole)과 이너솔(innersole) 사이에 첨가재가 있다는 뜻이다.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코르크가 아닌, 페라가모는 오직 그 첨가재로써 쿠오이오(Cuoio: 오래된 송아지 가죽)만을 사용해 유연함을 더 강화시켜 주며 습한 날씨에도 발이 마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한 장의 가죽으로 만들어졌던 쿠오이오에 드문드문 구멍을 내어 신발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유연성을 더욱 증가시켰다.
[Brand Story] 디자인은 흉내 낼 수 있어도 그 편안함은 모방할 수 없다 Salvatore Ferragamo
[Brand Story] 디자인은 흉내 낼 수 있어도 그 편안함은 모방할 수 없다 Salvatore Ferragamo
특히, 종전 메탈로 된 장심에 얇은 나무 소재의 장심이 한 장 더 첨가됐고 다른 종류의 슈즈에 비해 2배 강한 내구성을 지닌다. 트라메자 라인의 슈즈가 가지고 있는 특징 외에 디자인, 소재, 컬러 등을 선택해 이탈리아 공방에서 장인들이 수공예로 제작한 나만을 위한,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슈즈를 주문 제작하는 것이 가능한게 트라메자 MTO(Made to Order)다.

페라가모 남성 슈즈의 우수한 품질과 예술적인 면, 브랜드 이미지와 기술을 더 널리 알리고 있는 트라메자 MTO는 2004년에 첫선을 보인 이래 고객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일반적인 MTO 슈즈 발송 기간은 오더 확정으로부터 8~10주 정도 소요되며 사이즈, 너비를 제외한 오더는 확정 일로부터 12~16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실제 트라메자 슈즈 제작 소요 시간은 2~3개월).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 문의 02-2140-9696 www.ferragam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