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 이정우 센터장 & 이상화 센터장


신한금융그룹은 2011년 말 신한은행의 PB센터와 신한금융투자의 WM(Wealth Management)을 묶어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서비스를 시작했다. PWM은 은행과 증권사 자산 전문가의 시너지를 통해 보다 나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서울파이낸스센터 25층, 신한PWM에서 이정우 신한은행 센터장과 이상화 신한금융투자 센터장이 2012년을 앞두고 합리적인 자산관리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ROAD TO INVESTMENT] “우량 BW, 유럽 채권 등에서 의외의 수익 가능할 듯”
최근 금융업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가 부자들을 위한 맞춤형 자산관리다. 지금까지 은행과 증권사를 거느린 금융그룹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고액자산가들의 만족을 끌어내기 위해 힘써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그 성과가 검증된 적이 거의 없다. 부동산이나 증권에서 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은행의 입장과 은행 등에서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증권사의 입장이 상충되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말 차별화된 PWM 조직을 출범시켰다. PWM은 한 차원 높은 그룹 차원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룹사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한금융그룹이 새롭게 만든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PWM 브랜드를 활용한 것이다.

신한PWM은 먼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각자 운영 모델에서 코로케이션(co-location·동일 장소) 기반의 실질적 협업 모델로 전환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이를 위해 약 200여 명으로 구성된 범 그룹 차원의 전문화된 자산관리 통합 솔루션을 창출, 제공하는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그룹 투자상품 서비스센터)를 신설했다.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는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20일,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25층에 개점했다.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에는 이정우 센터장을 위시해 신한은행에서 19명, 신한금융투자에서는 이상화 센터장을 비롯해 8명이 상주하며 고객의 자산관리를 돕고 있다. 센터 오픈 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두 센터장이 2012년 합리적인 투자를 위해 얼굴을 마주했다.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 이정우 센터장(왼쪽) & 이상화 센터장지난해 말 서울파이낸스센터 25층에 함께 둥지를 틀었다.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 이정우 센터장(왼쪽) & 이상화 센터장지난해 말 서울파이낸스센터 25층에 함께 둥지를 틀었다.
이정우 센터장(이하 이정우): 올해 자산 시장이 쉽지 않다는 건 이미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한이 PWM 조직을 발족시킨 건, 금융시장에서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고객들도 새로운 서비스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요.

이상화 센터장(이하 이상화): 증권사 입장에서는 은행과 함께 하면서 판로가 폭넓어진 게 가장 큰 장점이죠. 흔히 PB(Private Banking) 서비스는 오랫동안 해온 은행이 증권보다 한발 앞선 게 사실입니다. 그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게 된 거죠.

이정우: 이 센터장님이 말씀하셨듯이 금융권의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는 게 저희의 큰 장점입니다. 단품을 선택하다 뷔페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장에서 특히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센터장님께서는 올해 증시를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화: 올해도 변동성이 심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상반기에는 유로존 등의 영향으로 장이 좋지 않을 전망입니다. 상대적으로 하반기가 좀 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은 수출 의존 국가입니다. 미국과 유럽 경제가 어려운데, 그렇다면 중국과 동남아 시장이 좋아져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거든요.

이정우: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주식시장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한국과 미국 증시는 큰 상승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큰 하락도 없을 것으로 보거든요. 이미 투자자들이 몇 번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학습이 됐으니까요. 이런 시장에서 특히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리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여러 투자처 중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량한 BW는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사이기도 하거든요. 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 보니까 만기가 1년이 남지 않은 BW 중 디스카운트된 게 많거든요.

이상화: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인가요.

이정우: 가격이 많이 내린 건설사 BW가 대표적입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부동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이 죽으면 개인 부채가 늘고, 금융기관 부실이 이어져 국가적으로 큰 위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11년에 그토록 많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문제는 언제 대책들이 약발을 받느냐죠. 좀 전에 올해 주식시장이 쉽지 않다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 선으로 봐야 할까요.

이상화: 제가 1988년에 증권사에 들어왔는데요, 그때부터 2004년까지 16년 동안 주가지수는 500에서 1000포인트 사이 박스권에 머물렀습니다. 펀드 붐이 불면서 박스권을 벗어난 건데, 그동안 국내 기업의 체력이 많이 좋아졌어요. 그걸 감안하면 1700 정도를 바닥이라고 보고 투자하면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증권 외에 채권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국채의 연 수익률이 평균 9%대였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올해는 유로 채권에 관심을 갖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유럽의 상황에 따라 유로 채권에서 재미를 볼 기회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이정우: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지수를 1700~2400포인트 사이로 예측합니다. 이 정도면 지수 예측은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요.

이상화: 중요한 건 종목이죠. 어차피 올해는 대통령을 뽑는 해라, 대선 관련주를 눈여겨봐야겠죠. 삼성 관련주도 올해, 내년 계속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고요.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비약적으로 성장했는데, 올해는 아마 여러 제약이 나타날 것 같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중요한 건 경쟁력입니다. 개인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기업, 그 다음으로 시장지배력을 갖고 가격을 주도하는 기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정우: 저도 삼성 관련주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가 간, 기업 간 빈부격차가 심해졌습니다. 유럽 재정위기도 어떤 이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재정위기로 기업을 비롯해 싼 가격에 나온 좋은 물건이 많으니까요. 삼성처럼 현금자산이 많은 곳이 이런 때 다양한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이상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금융기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도 리스크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안전자산 비중은 10, 20% 늘리고, 위험자산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10~20% 정도로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도 적립식 투자가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국가별로는 특히 러시아가 관심의 대상입니다. 정치적인 리스크는 있지만 원자재 등이 풍부해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분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에 따라 러시아가 보유한 원유와 천연가스의 가치가 크게 부각될 가능성도 높고요.
“지금은 예금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진입 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금은 지키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이 가능한 투자 문화가 자리를 잡은 듯합니다.”
“지금은 예금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진입 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금은 지키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이 가능한 투자 문화가 자리를 잡은 듯합니다.”
이정우: 실물자산 중에서는 금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금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일부에서는 온스당 700달러까지 떨어질 거란 예측도 있지만, 가능성에 대한 예측일 뿐입니다. 기본적으로 금은 공급이 한정돼 있습니다. 수요가 뒷받침되면 충분히 가격이 오를 수 있죠. 실제로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산업용 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금은 은행에서 직접 매매도 가능하고, 금 펀드나 금을 편입한 실물자산 펀드 등에 가입할 수도 있습니다. 고객 중에는 적금 넣듯이 꾸준히 금을 매입하는 분도 계십니다.

이상화: 금과 함께 고객들이 꾸준히 찾는 상품이 주가연계증권(ELS)입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ELS 상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스피 지수가 1000포인트만 무너지지 않으면 월 1%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까지 나왔습니다. 올해에도 ELS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봅니다.

이정우: 개별 종목보다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요즘같이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매력적인 상품이죠.

이상화: 지수가 박스권일 때는 펀드도 개별 종목보다는 적립식으로 가입하는 게 유리합니다.

이정우: 은행 프라이빗 뱅커 중에는 장이 나쁘더라도 꾸준히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고액자산가들 중에는 원금을 그대로 두고 이자를 적립식 펀드에 넣은 분들도 있습니다. 일정 금액을 연금보험에 가입하고 거기서 나오는 연금으로 주식이나 금에 투자하거나, 적립식 펀드에 넣는 거죠. 투자자들이 시대성을 반영하는 거죠. 예금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거기에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원금 소실을 경험하면서 투자자들이 현명해진 거죠. 그러다 보니 원금은 지키면서 투자하는 형태가 일반화된 거죠.

이상화: 개인적으로 자문형 랩 시장이 조금 걱정입니다. 지난해 자문형 랩 열풍 때 들어갔다 물린 분들이 꽤 있거든요. 제 경험으로 보면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몰리는 곳에 투자하다 보면 꼭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자문형 랩이 그렇고, 최근에는 브라질 채권이 그렇고요.

이정우: 맞습니다. 초기에 히트 상품이라고 한 것 중에서 나중에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출발한 신한PWM이 그런 단점을 극복하고 고객들에게 수익을 안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이상화: 은행과 증권이 합쳐 상품을 개발하고 투자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데 저도 기대가 큽니다. 적잖은 시너지 효과를 낼 거라고 봅니다.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