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기 힐라시스호텔 대표

중국과 일본 관광객의 증가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호텔을 위주로 한 숙박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관광객이 증가한 거의 유일한 국가다. 경기도 성남 힐라시스호텔(healasis hotel)의 이희기 대표를 만나 숙박업계의 이야기를 들었다.
“모텔 가격은 크게 토지, 건물, 운영 프리미엄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각 요소들이 지역마다 달라서 비슷한 지역이라도 가격 차이가 크다.”
“모텔 가격은 크게 토지, 건물, 운영 프리미엄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각 요소들이 지역마다 달라서 비슷한 지역이라도 가격 차이가 크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게 수익형 부동산이다. 대표 상품이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다. 2011년 부동산 히트 상품으로 꼽혔던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인기는 2012년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1년 하반기 발표된 정부의 규제 완화로 이들 상품에 대한 인기는 더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소유주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취득세 등 세금 부담이 감소해 투자 수익률(ROI)을 제고할 수 있게 된 덕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에 투자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 인기에 힘입어 수익형 부동산의 공급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분양가가 많이 올랐다. 분양가가 오른 만큼 수익률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수익형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처럼 수익률이다. 현재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5%에 못 미친다. 도시형 생활주택도 7%면 만족하는 분위기다. 이에 비해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 숙박업소다. 경기도 성남에서 숙박업을 하는 이희기힐라시스 호텔 대표를 만나 숙박사업의 현주소에 대해 들었다.
[REALTY INTERVIEW] “숙박업은 현금흐름이 중요, 선순환 고리 놓치면 망하는 건 한순간 ”
숙박사업을 시작한 시기와 계기는.

“숙박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2년 전인 2010년부터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정보기술(IT) 회사에서 10년을 일했다. 회사 생활을 시작할 때 10년 정도 경험한 후 본격적인 내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IT회사에 있을 때 마케팅 주요 이슈 중 하나가 ‘공간 선점’이었다. 고객 통신실에 통신 인프라를 먼저 설치해야 경쟁사 방어가 용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공간 선점’에서 ‘공간 창출’이라는 관점으로 생각이 옮겨갔다. 여기에 콘텍스트(context)라는 개념을 도입하면 시공간의 새로운 의미를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렵 지인을 통해 숙박사업을 접할 기회가 생겼고, 생각하던 ‘공간 창출’을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산이 취미인데 마침 그때 아웃도어 전문업체에서 모집한 히말라야 등반대에 당첨이 됐다. 산을 워낙 좋아해 그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 지금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고 히말라야에 다녀왔고, 자연스럽게 숙박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운영 중인 사업장과 객실 수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두 곳은 직접 운영 중이고, 한 곳은 위탁을 주고 있다. 각각 36·30·36개의 객실을 가지고 있다. 객실 규모 면에서 보면 중간 정도의 사업장이라고 보면 된다.”

모텔에 대해서는 정보가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실제 모텔은 어느 정도 가격에서 거래되며, 어떤 곳을 유망 지역으로 꼽나.

“모텔 가격은 크게 토지, 건물, 운영 프리미엄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각 요소들이 지역마다 달라서 비슷한 지역이라도 가격 차이가 크다. 다만 운영 프리미엄의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서울, 수도권 근처의 모텔이라면 50억에서 100억 원 사이에 거래된다고 보면 된다. 집객이 잘 되는 곳이 최고 유망 지역이다. 구체적으로 공단 인근과 상업 밀집 지역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성남도 매력적인 곳 중 하나다. 서울에서 가깝고 교통시설이 잘돼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다. 서울의 부족한 숙박시설을 보충할 수 있는 여건이 될뿐더러 새로운 사업 모델로 진화할 수 있는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률은 4~7%라고 얘기한다. 이에 비해 모텔은 운영이 잘될 경우 수익률이 20%에 이를 수도 있다고 들었다. 실제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가.

“투자 수익률이 연 20%면 빚을 내서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실제로는 그에 못 미친다. 모텔사업은 성장곡선에서 바라봤을 때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과거 10년여 전, 성장기에 간혹 20%의 수익률이 나왔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10% 내외 정도라고 봐야 한다.”

주요 경비는 어떤 부분이며, 경영상 가장 큰 리스크는 어떤 것인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다. 그 다음으로는 운영비, 시설 유지비 순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리스크는 운영 리스크보다는 재정 리스크인 투자 회수 기간이다. 초기 투자된 시설들이 노후화돼 다시 리뉴얼해야 하는 기간을 3년 정도로 본다. 이 기간 동안 투자금을 포함해 이익을 창출해야 현금흐름이 원활하다. 만약 이 선구조를 놓치게 되면 망하는 건 한순간이다. 모텔을 시설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에 가지는 구조적 문제다.”

모텔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방금 말한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는 것인가.

“모든 사업이 다 그렇지만 순이익, ROI, 현금 유동성 등의 다양한 관점에서 항상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모텔도 어떻게 보면 장치산업과 비슷하다. 초기에 투자하고 감가상각이 되는 동안 투자금을 포함한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다시 투자를 통해 리모델링을 하고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익을 취하는 구조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고 원가가 상승할 때는 비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객실 수라는 매출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객실 수의 한계를 넘어서는 방법 중 하나가 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모텔도 프랜차이즈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지금 시스템으로는 힘들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이희기 대표는 ‘웰라이프 파트너’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최근 적잖은 돈을 들여 힐라시스 호텔을 리모델링했다.
이희기 대표는 ‘웰라이프 파트너’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최근 적잖은 돈을 들여 힐라시스 호텔을 리모델링했다.
최근 적잖은 돈을 들여 모텔을 복합문화 공간인 힐라시스호텔로 바꿨다.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모텔업종은 성장곡선 측면에서 보면 쇠퇴기다. 새로운 성장곡선의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보고 여기에 사업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숙박업소에 오면 꼭 잠만 자야 되는가. 숙박이라는 본래 기능적 목적에 감성적 만족을 더한 콘텍스트를 만들고 싶었다.

불확실성의 시대, 경기 침체 등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매년 증가한다고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일상에 지친 몸과 영혼을 치유할 수 있는 콘텍스트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힐라시스호텔를 만들게 됐다. ‘힐라시스( healasis)’는 ‘힐링 오아시스(healing oasis)’의 줄임말이다. 로고는 사람을 형상화해 웰리스(green·휴식)와 엔터테인먼트(orange·에너지)의 경험을 제공하는 힐라시스(blue·치유)를 의미한다. 디자인 단계부터 오감과 무의식적 감정까지 만족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뼈대만 남기고 모두 바꿨다고 보면 된다. 신축이 차라리 쉬웠을 거다.

잠깐 소개하자면 모든 객실에는 기본으로 산림욕기를 통해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되는 피톤치드가 공급된다. 객실은 크게 그린, 오렌지, 비즈(Biz) 존으로 구성돼 있으며 심플한 미학을 살리려고 했다. 공간별 섹터 단위로 각기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었다. 섹터 단위로 만든 이유 중 또 하나는 변하는 고객 가치를 빠르게 적용하기 위해서다. 전체보다는 섹터 단위가 리뉴얼이 쉽기 때문이다. ‘공간 창출’이라는 사업 아이디어를 처음 적용하는 것이라 다소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진화적 접근을 계속 하다 보면 진정한 혁신이 되리라 본다.”

리모델링 후 반응은 어떤가. 수익률에 변화가 있는가.

“고객들의 만족도 측면에서 반응은 대체로 좋은 것 같다. 다만 우리가 반응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일런스 댄스 룸(silence dance room)은 무선 헤드폰을 끼고 무대에서 신나게 춤추며 스트레스를 푸는 공간으로 디자인했는데 생소해서 그런지 생각만큼 반응이 크지 않았다. 수익률을 얘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용은 증가하는데 이익은 감소하는 사업 구조이기 때문이다. 3년 정도 지나봐야 정확한 수익률이 나올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복합레저기업을 만들 계획이라고 들었다. 어떤 복합레저기업을 구상하고 있는가.

“우리의 비전은 ‘고객의 행복한 삶을 위한 웰라이프 파트너(well-life partner)다. 기술과 자연과 인간을 연결시켜 주는 공간을 만드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IT만 컨버전스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공간도 충분히 가능하다. 복합레저기업이라고 굳이 정의할 필요도 없다. ‘공간 창출’의 콘텍스트가 어떤 형태로 구체화되느냐에 따라 복합레저가 될 수도 있고 다른 형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가 숙박사업이 됐다. 이 사업부문은 힐라시스호텔 브랜드로 확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다른 몇 가지 아이디어들이 있긴 한데 아직 숙성 중이다. 몇 년 내에 구체화시킬 계획이다.”
[REALTY INTERVIEW] “숙박업은 현금흐름이 중요, 선순환 고리 놓치면 망하는 건 한순간 ”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