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IGS(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 재정 부실의 여파가 해당 국가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및 헝가리, 프랑스 등 주변국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유로존의 경기 둔화와 디레버리징이 글로벌 경기를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되는 등 유로존 재정 부실 영향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2012년 상반기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PIIGS 국가들의 채권 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한다는 점에서 이에 따른 우려가 해소되기까지 세계 경기의 불안정한 흐름이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럽안정기구(ESM), 국제통화기금(IMF)을 동시에 활용해 유럽 재정위기 해결책에 나설 전망이나 근본적 문제 해결에는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더불어 미국과 중국도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미국의 양적완화(QE) 및 중국의 긴축 완화 시행 가능성 등 글로벌 경기의 변동성 확대 국면은 2012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같이 안갯속 장세가 전망되는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한 상품은 주식형 적립식 펀드다. 적립식 펀드는 장기투자 상품으로, 상대적으로 단기투자에서 오는 변동성 위험을 축소시켜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분할 매수를 통해 주가 조정 시 낮아진 기준가에 가입할 수 있어 향후 주가 상승 시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적립식으로 정기적으로 꾸준히 투자할 경우 주가 상승 시에는 매입 수량을 줄이고 하락 시에는 늘림으로써 전체 주식의 매입가를 평준화시키는 효과를 나타내는 코스트 애버리징(cost averaging) 효과로 투자 수익률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가치주 펀드는 조정장 및 하락장에서 하방 경직적이며 성장형 펀드 대비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보호 신청 등 2000년 이후 대표적인 주가 하락기에 적립식 펀드에 투자했을 경우 지수가 원금 수준을 회복했을 때 거치식 펀드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와 같이 주가가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 이후 주가 상승 시 적립식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펀드 투자 시점의 분산을 통한 매입 가격의 하향 조정 효과의 강점이 반영된 결과다.
분할매수 펀드 또한 변동성 장세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이다. 분할매수 펀드는 각 펀드마다 정해진 조건에 따라 주식 매수와 매도 시점을 선택해 펀드 내에서 주식 비중을 조정한다. 주식을 한꺼번에 사는 게 아니라 투자 시점을 나눠 조금씩 사들이고 일정 수익률에 도달하면 주식 비중을 줄이거나 채권형으로 전환된다. 적립식 펀드의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의 장점을 거치식 펀드에 도입한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스마트한 투자자들’의 증가로 국내 증시의 급락 시마다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는데, 분할매수 펀드는 펀드 내에서 ‘스마트’한 투자가 가능하다. 가치주 펀드는 조정장 및 하락장에서 하방경직적이며 성장형 펀드 대비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가치주 펀드란 경기나 증시 전망 등 시장의 흐름보다는 개별 종목의 가치를 보고 투자 수익 및 자산 대비 저평가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미래보다는 현재 가치 중심의 투자로 상대적으로 안정적 성향의 펀드라고 볼 수 있다.
가치주에는 일반적으로 실적이나 자산에 비해 기업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됨으로써 내재가치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나 향후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주식 및 배당 성향이 높은 주식이 해당된다.
최근 국내외 증시는 악재 요인들이 상당부분 반영됐기에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은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추세적 상승으로 전환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 주식시장의 장기 상승 추세는 유효한 것으로 전망되나 국내외 증시의 불확실성 확대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성향으로 운용되는 가치주 펀드에 대한 투자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의 구조화 상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ELS, 주가연계펀드(ELF), 주가지수연동예금(ELD) 등의 주가지수연계 상품은 일반적으로 하나 또는 둘의 주가지수나 주식으로 기초자산이 구성되며 이 기초자산의 변화에 따라 수익구조가 정해져 있다. DLS는 신용, 금리, 원자재, 환율 등의 변동과 연계돼 사전에 수익률 구조가 확정되는 상품으로 DLS의 기초자산은 대부분 주식시장의 상관관계가 낮아 분산투자의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특정 기업의 신용 연계 상품,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환율 변동과 연계된 상품, 금과 은의 가격 변동을 연계한 상품 등 다양한 투자 대상과 구조의 DLS가 출시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투자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구조화 상품은 지수나 종목 등 투자 대상 자산이 일정 수준의 조정을 보이더라도 이에 대한 방어력을 가지면서 정해진 조건 충족 시 목표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투자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원금 보장형, 원금부분 보장형, 원금 비보장형으로 선택이 가능하며 수익구조가 상품별로 다양하다는 특성이 있다.
해외 이머징마켓 채권형 펀드는 주식형 대비 안정성 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머징마켓 채권형 펀드는 적극적인 통화 및 채권 전략으로 지속적으로 양호한 펀드 성과를 실현하고 있으며 변동성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주식형보다 낮은 변동성, 국내 채권 대비 높은 금리, 이머징 통화 강세의 수혜 기대로 이머징마켓 채권형 펀드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용 _ 삼성화재 FP센터 FP팀장 miyong.lee@sams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