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연 당시 연출가 한태숙이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연극 <대학살의 신>이 2011년 12월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무대는 작아졌지만 네 명의 배우가 무대를 꽉 채워 관객의 집중도를 높였다.
인간의 본질과 내면에 대한 고찰 연극 ‘대학살의 신’ 外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싸움을 벌이다가 한 소년의 이 두 개가 부러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가해자 부모와 피해자 부모가 만나 대화를 하게 되면서 극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르푸르 분쟁에 관한 책을 저술 중인 피해자의 어머니 베로니끄는 아이들 싸움에 ‘중무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가해자 부모를 은근히 자극한다.

이에 질세라 변호사인 가해자 아버지 알렝은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는 심보로 들은 척 만 척하며 유치한 설전을 이어간다. 결국 이들의 신경전은 엉뚱하게 흘러 같은 편인 배우자에게 향하고 결국 육탄전까지 벌이게 된다. 이처럼 소소한 부부간의 논쟁을 통해 부르주아 계층의 허례허식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연극 <아트>로 잘 알려진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Yasmina Reza)의 작품으로 재미는 물론 대사를 곱씹어 보게 하는 블랙 코미디다. 이 작품은 영국 올리비에 어워드(최우수 코미디 상), 미국 토니상(최우수 작품상·연출상·여우주연상), 대한민국연극대상(대상·연출상·여우주연상) 등 국내외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수많은 상을 받으며 작품성 또한 인정받았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네 명의 배우가 끊임없이 치고받는 대화 속에 긴장감을 부여해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감성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가해자 부모 역의 박지일과 서주희가 초연에 이어 밀도 높은 연기를 선보이며, 연극은 물론 영화에서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대연과 이지적인 연기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연규가 피해자 부모 역으로 새롭게 합류해 작품의 신선함을 불어넣는다.

네 명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할 박지일, 서주희, 이대연, 이연규는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말싸움부터 육탄전까지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등장과 퇴장, 무대전환도 없는 90분간의 공연을 채워 나간다.

철저히 치고받는 대사만으로 다양한 갈등의 변주를 드러내며 소소한 부부간의 논쟁을 통해 부르주아 계층의 허례허식을 보여주는 연극 <대학살의 신>은 ‘인간 내면에 자라나는 파괴적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극 중에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작가인 베로니끄가 연구하는 다르푸르 비극에 관한 논쟁 속에서 아프리카 사회와 그들이 믿는‘대학살의 신’이 훑고 지나간 흔적처럼 우리들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예절들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본질과 내면에 대한 고찰 연극 ‘대학살의 신’ 外
공연 일시 2011년 12월 17일(토)~2012년 2월 12일(일)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3·7시, 일요일 2시(월요일 공연 없음)

공연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공연 문의 1544-1555
인간의 본질과 내면에 대한 고찰 연극 ‘대학살의 신’ 外
춤, 노래, 열정, 감동의 모든 것

뮤지컬 ‘페임’

뮤지컬계의 베스트셀러 <페임>(Fame)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무대와 화려한 캐스팅으로 돌아왔다. <페임>은 1980년 제작된 알란 파커 감독의 영화로 학생들이 거리의 택시 위에서 흥겹게 춤을 추는 장면과 주제곡으로 개봉 당시 많은 인기를 누렸던 바로 그 작품이다.

뮤지컬 <페임>은 에너지가 넘치는 춤과 다양한 장르의 감동적인 음악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공연예술학교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학생들이 연기, 발레, 바이올린, 관악기 연주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이 작품은 화려한 무대와 풍부한 에피소드가 드라마틱하게 어우러져 순식간에 관객을 매료시킨다. 이번 시즌의 뮤지컬 <페임>은 현대적 감각을 겸비한 편곡과 빠른 극 전개, 한국적 현실에 맞는 각색으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꿈과 열정, 사랑, 그리고 희망을 표현해냈다.

삶에서 가장 격정적인 한때를 우리는‘사춘기’라고 칭한다. 가장 열정적이고 반항적이며, 간절한 시기. 이처럼 ‘하이틴’을 다룬 콘텐츠는 이러한 사춘기 시절을 풀어낸 이야기로 그 시절의 소망과 꿈, 불안과 격정, 그리고 사랑이라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다양한 장치를 통해 솔직담백하게 표현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훗날 꿈을 쟁취한 나의 모습을 그리는 ‘청춘’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우리는 공감을 느끼곤 한다.

그 시절을 지나온 사람에게는 이러한 느낌이 아련한 추억과 함께 가슴속에 뜨거운 열정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를, 그리고 그 시절을 겪어낼 사람들에게는 응원과 공감대를 형성시켜 주는 계기를 제공한다.
인간의 본질과 내면에 대한 고찰 연극 ‘대학살의 신’ 外
뮤지컬판 <드림하이>, 하이틴 뮤지컬의 정석

노래, 춤, 연기, 연출 등 예술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뉴욕 46가에 위치한 P.A 공연예술학교는 엄격한 오디션을 통과한 소수의 인재들이 모인 곳이다. 그중 상위 1%가 되기 위해 최고를 꿈꾸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 줄 최강의 배우에는 손호영, 은혁, 티파니, 린아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타들이 총 출동했다.

다양한 그룹의 아이돌을 캐스팅한 이유는 이들이 뮤지컬 <페임>의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의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꿈 많은 학생들은 전통 고전음악과 클래식을 중시하는 교사들의 의도와 다르게, 틈만 나면 비트 있는 록 음악을 통해 학생들의 에너지를 쏟아낸다. 재능 있는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이 연습하는 노래 하나하나, 안무 스텝 하나하나에서 관객은 그들의 우여곡절과 시련, 일희일비를 따라간다.

삶에서 가장 격정적인 한때를 보내는 청춘들에게 주어지는 과제들과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갈등과 화해, 사랑과 우정을 통해 세대를 막론하고 모든 관객들은 공감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새해 신나는 뮤지컬 <페임>이 밝은 에너지를 선사한다.


공연 일시 2011년 11월 25일(금)~2012년 1월 29일(일)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3·7시,

일·공휴일 2·6시(월요일 공연 없음)

공연 장소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공연 문의 1588-5212


박진아 기자 pja@hankyung.com